한번뿐인 인생,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는 해답을 찾기가 가장 어려운 숙제가 아닌가 싶다.

살아가면서 인간은 생노병사와 관련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현명하게 극복하고 이겨 나갈 수 있는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닌 까닭에 어려움에 봉착했을 경우 그것을 빨리 이겨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도 주변에서 또는 언론을 통해 볼 수 있다.

인생,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별 것인 그 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슬기롭게 보낼 수 있는 것일까?

지은이 안젤름 그륀 신부의 이름은 많이 접해 보았지만 그분의 책은 처음 읽어본다. “우리 시대의 살아있는 성자”라는 극찬을 하고 있는 이 분에 대하여 많은 궁금점이 있지만 책의 서두에는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도사이며 신학박사, 심령치료사, 그리고 영혼의 인도자, 세계적인 영성 작가로 소개하고 있다.

책은 모두 아홉 가지의 주제로 각 주제와 관련된 상황에서 발생된 문제점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결하고 받아 들여야 할지 자상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론적인 상담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일어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질의를 통해 누구나 가끔씩 생각해봄직한, 그리고 가끔씩은 고민했을법한 내용들이다.

아홉 가지 주제는 우리가 살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회에서의 역할, 부모와 자녀, 직업, 자기발견, 부부관계, 영성과 신앙, 건강, 좌절과 죄, 죽음 등 나를 둘러싸고 있는 전반적인 생의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상담 사례를 통해 말해준다.

인생을 잘 살았다는 것, 인생에 있어서 궁극의 도달점은 우리의 공허함을 신의 사랑으로 채울 수 있도록 빈손으로 나를 신에게 맡기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사랑과 생명의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셨던 세계, 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 먼저 열린 마음으로 이웃과 세상에 다가가야 함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기독교의 메시지 중에서 핵심적인 것은 죄에 대한 용서다. 그 메시지는 우리를 심판하지 않고도 무조건적인 사랑이 가득 담긴 신의 시선으로 우리의 그늘진 곳과 죄를 바라보게 하는 복음이다.- 본문중에서

 

MBC FM 4U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인 김경옥씨가 소개하는 소설 이야기이다.

작가는 어렸을때 부터 책 읽기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특히 소설을 좋아하였다고 하는데 방대한 양의 소설책을 섭렵한 것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독서력이 방송작가의 길로 가게 된 배경이 되었을 것 같다..

주변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있지만 김경옥 작가만큼의 독서량을 가지고 있는 지인은 드물다.

작가와 함께 걸어 본 소설 속에서 나는 인생의 행복과 증오, 질투, 기쁨, 연민 등 참으로 많은 감정들을 만나게 되었다. 

복잡 미묘한 인간의 감정과 사랑과 용서....속에 우리가 인생의 여정에서 배우고 깨우쳐야 할 교훈들이 담겨져 있다.

모두 스물 다섯편 중 예닐곱 편 정도 읽은 것 같고 나머지는 아직 접해 보지 못했다.

그중 “책 읽어 주는 남자”와 “가시나무 새”는 시간을 내어 꼭 읽어보고 싶다..

“책 읽어 주는 남자”는 영화의 리뷰를 통해서 대강의 줄거리를 알고 있었는데 나는 그 결말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먹먹한 슬픔이 있었다.

“가시나무 새”는 중학교 때 TV 미니시리즈를 통해서 본 기억이 있었다. 여주인공과 사제와의 사랑, 신이 자기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생각하는 여주인공의 절규가 인상적이었다.

아주 잘 만들어진 영상이 아닌 이상 책으로 다가갈 때 작가의 말하려는 의도와 행간의 감동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소설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안목과 깔끔한 문장 구성력이 돋보이는 좋은 책이었다.

향기로운 가을날, 작가와 함께 소설 속을 거닐어 보는 것도 가을을 보내는 의미 있는 방법일 것 같다.

 

제목부터가 우아하고, 인생의 철학이 듬뿍 담겨져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여성 마에스트라 김호기 선생님의 휴먼에세이라고 한다.

오케스트라 단원이었던 작가는 왼손가락 이상으로 더 이상 연주가 어려워지자 한국을 떠나 이태리에서 전문 바이올린 제작자가 되는 공부를 시작했다.

연주자였을때는 음악이 삶의 전부였고 생활의 전부였을 것이다.

아마도 평생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음악공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연주자로서의 길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을 극복하고 작가는 음악과 관련된 새로운 분야에 눈을 돌렸다.

어린 나이도 아닌 인생의 중반에서 그녀는 새로운 선택을 한 것이다.그리고 낯선 이탈리아에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며 스트라디바리 국제 현악기 제작학교를 졸업하여 마에스트라 자격을 획득했다.

세계 각국에서 현악기 제작학교에 입학한 여러 학생들과 그녀는 따뜻한 마음으로 소통을 하고 빡빡한 학교 수업을 수료했다.

후에 마에스트라가 된 그녀는 노라존슨의 음악에 감동을 받아 안면도 없는 노라존스에게 바이올린을 선물한다.

댓가를 바라거나 만남을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녀의 음악이 좋아서였다.

작가는 이 책에서 가족들의 이야기, 강아지, 그녀의 인생에서 굵은 족적을 남긴 시립교향악단의 지휘자 마크, 친구 경미 등 그녀가 김호기 일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고 배려해 준 따뜻한 사람들에 대해 정겨운 이야기들을 편안히 담아내고 있다.

연주자의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용기, 나에게 그 용기는 음악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세상에 영원한 관계란 없다.

  잠깐 땀을 식히고, 머리를 기대고 쉴 수 있을 뿐,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머물 수는 없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언제나 이별 앞에 담담하지 못하다. 나는 언제나 이별에 서툴다. - 본문 중에서

가을날, 가끔은 내가 가고 있는 삶의 길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노래하듯이 여유를 가지고 내 인생을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게 되기를 오늘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