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후반에 태백산맥을 읽었다. 충격과 분노, 안타까움, 씁쓸함, 애정, 희망과 같은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었다. 늦게 나마 감사하게 생각하는 건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눈을 떳다고 할까. 이것은 작가의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의 공통된 고백이며, 작가를 보람차게 했던 말이기도 하단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한 작가의 글을 통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위대하고 가치있는 일인가. 이것은 내가 꿈꾸고 목표하는 바 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을 살고 있은 이 시대는 어떠한가. 화려하고 듣기에는 좋은 말들이 넘쳐 나지만, 정작 그말을 쏟아낸 사람들의 삶은 어떠한가. 시간이 지난 뒤에 그 들의 행동에서 얼마나 많은 실망을 우리가 인내해야 했던가 말이다.

 작가는 칸트와 헤겔의 말을 인용해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진실을 위해서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진실한 삶이란 생사를 건 싸움 끝에 가능하다.'  그가 강조하는 것들을 통해 다시금 마음을 잡는다. 

 나는 어떠한 작가가 되어야 하는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서 위대한 작품은 결코 우연에 의해 탄생하거나, 요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3부작 대하소설을 썼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감히 인식하지 못했었다. 그가 이 위대한 작품들을 쓰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 왔는지 불가 몇몇 밖에는 모른다. 적어도 이 책이 출판되기 전까지는.

 인내하고 외롭고 힘든 세월을 때론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누군가의 위협으로부터 견뎌내야 했다.

작가가 책을 쓰기 위해 20년간 술을 먹지 않고 다른 잡기를 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읽고 경이로운 마음까지 들게 되었다. 나는 어떠한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각오하고 있는가. 어쩌면 아직도 오만하고 기회주의적인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더 많은 열매와 영화를 누리려는 얄팍한 마음... 부끄럽기 그지 없다. 한편으론 두렵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내가 잉태한 이 작은 꿈을 그냥 사장시킬 수는 없다. 아니 비록 초심으로 돌아가서라도 하나씩 하나씩 쌓아 가야겠다.

 예비 작가를 꿈꾸는 우리에게 역시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글 잘 쓰는 요령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도 시인 구양수의 말을 빌어 삼다의 방법을 말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고. 거기에 작가의 경험한 바를 통해 수정과 보완을 덧붙여 다독,다상량,다작을 권면하고 있다. 나는 어떠한지 생각해 본다. 많이 읽고 있는지, 생각은 많이 하는지, 많이 쓰고 있는지, 모든 부분에 있어서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어떻게 해야한단말인가? 답은 자명하다.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날마다 조금씩 성장하기 위해서 멀리 내다보면서 말이다.

 책을 통해서 많은 자극을 받는다. 내가 조정래 선생님과 같이 될 수 없지만 그와 같은 마음의 자세와 노력은 훔치려 한다. 그의 삶을 모방하려 한다. 그러면 언젠가 지금의 나보다 더 성장해고 성숙해 있는 나를 발견해 갈 것이다. 그 날을 기대한다. 그 먼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달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