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인생의 항로가 바뀔지도 모른다
주의를 요하는 소설
-아마존저팬 독자서평-
처음 이 문구가 강렬히 눈에 박혔다.
소설이 인생의 항로가 바뀔 정도라니 너무 궁금했다.
자기계발서적위주로 읽는 나는,
소설은 안 읽었는데 저 문구에 마음을 빼앗겼달까...?!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최고의 소설이자 책이다.
작가의 간결하지만 군더더기없는 문체가 내용에 더 몰입하겠음한다.
재미있다.
이 책을 좀 더 일찍 20대 초반에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릴수록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희망하지 않는 인기없는 강좌를 선택하는 등
지극히 이과적인 성향의 하시바
"좀 더 이야기해줘야 할 것 같아."
나는 말했다. 정보량의 부족하다. 더 말해주지 않으면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p.150)
순수한 이과 연구자이자, 훌륭한 학자이며,
책의 무게로 바닥이 꺼져버려서 1층으로 이사를 할 정도로
방안의 책이 가득한, 그러나 그 책의 내용이 완벽히 머릿 속에 숙지되는 기시마선생
기시마 선생은 나보다 훨씬 정열적인 사람이다. 요전에도 농담처럼
"나는 지금 흥분해서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다"
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단, 얼굴과 태도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말도 농담으로 받아들인다.
내가 선생과 같은 구조의 인간이라서 잘 안다. (p.123)
하시바와 기시마선생이 대학4학년,
하시바의 졸업논문의 학생과 담당조수의 관계로 만나면서
하시바의 대학4학년, 석사, 박사기간동안 <about 5~6년 사이>의 연구과정이
이 소설의 주요 플롯<plot>이다.
작가가 이과계열 공학박사이어서 그런지
이과계열의 주인공 묘사가 탁월하다.
특히나 이과계열 친구이든, 이성친구를 생각해보면
주인공 하시바와 매칭이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웃음이 난다.
하지만 일련의 에피소드가 시간적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하시바의 학문의 세계의 깊이가
깊어짐에 따른 연구자로써 고뇌와 발견의 희열, 성장이 세밀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신기하게도 높이 오를수록 다른 봉우리가 보인다. 이것은 높은 위치에 선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아, 저 사람은 저 산을 오르는구나, 저 너머에도 산이 있구나 하고 알 수 있듯이
시야가 넓어진다. 이 넓은 시야야말로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p.324)
인생에는 여러 산이 있지만, 산을 넘는 기술을 익히는 것으로
같은 높이의 산이라면 차츰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더 높은 산이 차례로 나타나 이번은 실패인가 하고 걱정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오르지 않고 돌아내려올 수 있을까? 멀리 돌아가서 우회하는 것은
가능할 지도 모르지만 결국 똑같은 수고가 필요할 테고 어쩌면 멀리 돌아가는 것으로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될 뿐더러 높은 곳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르지 않을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326)
이런 높이는 산을 올라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아래에서
보면 하늘을 향해 다가가는 것일 뿐, 얼마나 높은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오르면 먼 곳을 볼 수 있다. 똑같은 시력을 가졌어도
'조망'이라는 차이에 의해 유리한 입장을 갖게 된다.
높을수록 멀리, 그리고 넓은 범위가 보인다. (p328)
열심히 몰입한 뒤에 나올 수 있는 하시바의 정신적으로 즐거운 시간
기시마 선생의 몰입과 발견과 평온과 희열감을
가슴을 찌르는 담백한 문장으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석사연구에 몰입하던 시절,
그 시절 하시바만큼 더 미친듯이 몰입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이 책의 책장을 덮는 마지막 순간에 들었다.
너무 좋아서 3번 읽은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며칠동안,<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의
잔잔하지만 묵직한 감동이 심장을 뛰게 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