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다섯 자 소개도 아주 발랄한 느낌이에요. 잔머리 굴리는 것도 머리가 좋아야 하잖아요. 인정하시는 건가요? (웃음)”

“네? 절대 그런 의미 아니고요. 저희 팀에서 보면 다들 비웃을 거예요. (웃음) 머리가 나쁘니까 잔머리를 굴려야만 살아남는 거 아니겠어요? 잔머리 굴리기는 전쟁 같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장의 무기라고나 할까요. 물론 인터파크는 너~무 좋아서 이런 무기 따윈 필요 없지만요. 이런 멘트는 너무 식상 한가요? (웃음)”

“(웃음) 그렇죠. 인터파크에 입사한 지가 꽤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엔 여행도 담당하시지만 특히 종교 분야를 가장 오래 담당했죠?”

“네, 생각해보니 벌써 4년이 넘었네요. 종교를 담당한지는 2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자격서부터 시작했어요. 여행을 담당하게 된지는 이제 6개월 정도 됐고요.”

“6개월이면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새로운 분야를 맡으신 소감이 어때요?”

“일단 역시 제가 좋아하는 분야라서 그런지 책도 재미있고, 좋아요. 근데 판매율이 부진할 때는 엄청 속상하죠. 이건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고요. 여행서는 아무래도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까 요즘 더 타격이 큰 거 같아요. 실용 여행서의 경우엔 더욱 그렇고요. 우리나라가 워낙 인터넷 강국이잖아요. 책을 보면서 자료를 얻기보다는 인터넷 바다를 누비면서 더 빨리, 더 쉽게 맞춤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맞아요. 그러고 보니,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게다가 요즘은 환율까지 춤추고 있으니, 여행서 보면 가고는 싶은데 갈 수는 없고, 속만 더 상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여행서를 멀리하는 거 같아요. 근데 한 번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우리에게는 대리만족이라는 게 있잖아요? 여행서를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느끼면, 좋잖아요! (웃음)”

“역시 북 마스터다운 마인드에요. (웃음) 정작 본인은 그런 대리만족을 많이 느끼나요?”

“저요? (웃음) 전 사실 만화책이나 컴퓨터 관련 서적 같은 실용서를 즐겨 봐요. 책 읽는 스타일도 꾸준히 한 권을 보기 보다는 이 책 저 책, 여러 권을 한꺼번에 보는 걸 좋아하고요. 생각해보면 북 마스터라는 직업의 장점은 책이 늘 쌓여있어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거, 단점은 그렇게 쌓여있는 책들에 어느 순간 질려 버릴 수도 있다는 거예요. 거의 동전의 양면이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요. (웃음) 모든 일에는 다 장단점이 있잖아요.”

“그럼 만약에 책이랑 전혀 상관없는 다른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할 것 같아요?”

“글쎄요. 이것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웃음) 책이랑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한다면 아마 쇼핑몰 쪽에서 일하지 않을까요.”

“쇼핑몰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워낙 쇼핑을 좋아하거든요.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도 않고요. 그렇다고 만날 카드나 박박 긁고 다니진 않아요. (웃음) 아기자기 하게 귀여운 소품들도 좋아하고요. 제 책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웃음) 윈도 쇼핑을 주로 즐기곤 해요.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 모르겠어요. (웃음)”

“이게 바로 경연님이 말씀하신 아기자기 3종세트군요. 행복해하는 경연님 모습이 상상이 되네요. (웃음) 워낙 잘 웃는 건 알았지만 정말 웃음이 끊이지가 않는 것 같아요.”

“(웃음) 많은 말 보다, 이 한 마디를 전하고 싶네요. 모 노래가사처럼 요즘 제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랍니다. (웃음) 그래도 웃다 보면 그 웃음 때문에 또 웃게 되고, 결국엔 그냥 계속 웃게 돼요. 일부러 더 그러려고 하기도 하고요."


"그럼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보기엔 잘 웃어서 스트레스도 안 받을 것 같아요."

"제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니까요. (웃음) 스트레스는 주위 사람들 협박하고 괴롭히면서 풀어요. 덕분에 주변 사람들만 고생이죠. (웃음) 제가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그 분들도 평안 하실 텐데, 제가 좀 생각이 많아요. 그게 탈이죠.”

“생각이 많아지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잖아요. 요즘 경연님이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건 뭐에요?”

“다이어트요. 이건 모든 여성들의 숙제죠. 악순환의 연속이에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꾸 뭘 먹게 되고, 또 그럼 살이 찌고요. 근데 움직이는 건 또 너무 귀찮은 거예요. 만날 생각만 하고 있어요. 시작도 안하고 (웃음) 아, 다시 생각해보니 요즘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건 어떡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재고를 어떡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이런 업무적인 거요. 이거 너무 티 나나요? (웃음)”


“정말 웃음을 멈출 수가 없어요. 어쩜 이렇게 유쾌해요? (웃음) 시간이 어떻게 간지도 모르겠어요. 이제 인터뷰를 마쳐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추천 도서 6권 소개 부탁 드릴게요.”

"그러게요. 여섯 권만 고르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먼저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첫 번째 책은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인데요. 얼마 전에 저도 제주 올레를 다녀왔거든요? 근데 정말 좋더라고요. 여러분도 이 책 읽어보시면 분명 올레꾼(?)이 되고 싶으실 거예요. 두 번째 추천도서는 <Hola spain 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이라고, 가수 이상은씨의 책이에요. 이상은씨와 함께 떠나는 스페인 여행, 정말 매력적이죠? 이 책은 EBS 세계테마기행에도 나왔답니다. 세 번째 추천도서는 <비엔나 칸타빌레>요."


"그 책은 저도 얼마 전에 봤어요. 아무래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인기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베바 보시면서 클래식이 너무 좋아지지 않으셨어요? 그런 분들께 적극 추천할게요. 베토벤과 브람스와 함께 떠나는 음악 여행, 거기다 클래식 CD까지 부록으로 있어서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요. 그리고 네 번째 추천도서는 <꼴1> 인데요. 평소에 관상이라는 거 궁금하지 않으셨어요? 이 책 보면서 재미있는 관상 풀이도 하시고, 덤으로 유명인들 관상도 재미로 찾아보실 수 있어요. 이제 두 권 남았네요. 두 권은 종교서적 중에 골랐는데요. 워낙 유명한 책들이라 아마 다들 아실 거예요. <내려놓음>이랑 <잘 되는 나>요. 기독교인들에게는 거의 필독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까요. 벌써 수능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네요. 수능시험 때가 되면 겨울이라는 게 실감이 나요. 2008년 겨울에도 좋은 책 많이 읽으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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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에서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로 소문난 그녀지만, 정작 그녀의 속내는 모 유행가 노랫말처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  였다. 고작 한 번의 인터뷰로 그녀의 진짜 속내를 100% 알 수는 없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의 느낌은 그녀에게 어떠한 고통과 시련이 찾아와도 그녀는 그것에 굴하지 않고, 그럴수록 더더욱 호탕하게 웃고 있을 것만 같다. 답이 없는 문제란 있을 수 없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 그것 역시 그녀를 두고 생겨난 말인 것만 같았다.

전쟁같은 사회 속에서 때로는 잔머리의 귀재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내야 하지만 그녀의 웃음만은 앞으로도 기분 좋은 바이러스로 전염될 것이다. 그리고 그 웃음 바이러스는 그녀를 만나는 많은 이들에게까지 전파될 것이다.  오경연 북 마스터와의 인터뷰를 읽고 난 느낌을 댓글로 남겨주길 바란다. 추첨을 통해 오경연 북 마스터가 추천하는 책을 한 권씩 세 명에게 선물한다. 정글북의 인터뷰는 다음 주에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