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원해서 책보다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았네요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고는 애니메이션 전반에 걸쳐

개구쟁이인 길손이가 자연속에서 사슴이나 다람쥐등과 같은 동물들을 벗삼아

뛰어노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즐겁고 활기차게 그려져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고있던 우리 아이들도 길손이의 모습을보며 

큰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을 정도였답니다

책에서는 그런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느낌들이 그림 몇장으로 함축되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만

애니메이션과 책이 주는 전반적인 느낌을 정리하다보니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보통은 책이 영화화된 경우 내용의 전달이나 전개에있어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오히려 애니메이션을 본후 책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의 그림역시 애니메이션의 그림과 동일하여 아이들이 책을 보면서 책에서는 미처 표현되지못한

애니메이션에서의 대사내용들이나 장면들을 기억해내며 연기까지 하는 재미도 맛볼수 있었답니다

책을 보는 내내 주인공 길손이와 누나 감이가 나누는 대화속에서 "누나손을 닮은 단풍잎" "누나 댕기처럼 빨간색" 등등의 단어들은 예쁘고 정감있게 들리고 처음 스님들을 만나며 "머리에 씨앗만 뿌려져있는 아저씨" "나물국 색깔 옷" 등등의 표현들은 귀엽고 천진난만한 개구쟁이인 길손이의 모습을 너무나 잘 드러내 주고 있어 저마저도 웃음짓게 만드는가하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어야하는 부처님이 안쓰러워 자신이라도 부처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부처님 손바닥에 노란 국화 한송이를 얹어놓는 모습은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차올라오는 따듯한 무언가를 느끼게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길손이의 죽음 부분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아직 죽음에대해 깊이 알지도, 접해보지도 못한 우리 아이들은  그저 길손이가 좀 긴~~잠에 빠진것으로만 받아들여 아이들이 제가 느낀 슬픔의 감정보다는 훨씬 쉽게 엔딩 장면을 넘겼습니다

책의 마지막장에는 ’사찰에가면 무엇이 있을까요’와 ’재미있는 사찰이야기’ 가 부록으로 실려 있는데 우리가 잘 모를수도 있는 사찰 내부의 각 명칭이나 용도등을 설명해주거나 오세암의 유래에대하여 설명해주고 있어 엄마들이 아이들보다 먼저 이 부분을 보신다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설명해주시기가 한결 쉬울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충분히살려 즐겁고 유쾌함을 강하게 느낄수 있었고

또한 상황에맞는 음악이 함께 곁들여지다보니 아이들이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는듯 보였습니다

반면 책은 그러한 유쾌함 보다는 아름답고 예쁜 말들 그리고 가슴깊이 전해져오는 사랑등이나 인간애의 따듯함등이 더욱 진하게 느껴져 오세암의 원래의 느낌을 더 강하게 느낄수 있었습니다

한가지만 접했다면 몰랐을 느낌들을 두가지 매체로 함께 접하다보니 시너지 효과로 인해 몇배는 더 풍성하고 맛나게 책 한권을 즐긴 느낌이 듭니다

여담이지만 아이들 책인데도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나오는건 마찬가지네요

두권의 책을 받았는데

명견래시 와 검은말 이야기였다

명견래시는 우리의 진돗개 백구 이야기와 흡사한

옛주인을 잊지못해 찾아가는 과정의 모험을 그린이야기이고

검은말 이야기는 검은말 한마리가 겪게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두권모두 널리 알려져있지않은 내용의 책들이라

구성이 어떻게되어있는지 호기심이 생겨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목록을 상세하게 확인해보게되었다

확인결과 널리 알려져있는 이야기들과 잘 알려져있지 않는 내용들

알려져있으나 유아 초등생이 접하기에는 난이도가 조금은 있을법한 명작들이

적당한 비율로 들어있는듯하다

자칫 지루해질수있을수도 있는 내용들을

재미난 그림과 간결한 문체들로 책을 엮어

유아들까지 볼수있도록 신경 쓴 흔적들이 보인다

그리고 표지를 넘기면 제일 앞장에 독서 명언이 하나씩 들어가있어

아이들에게 독서와 관련된 명언들을 하나씩 알려줄수있고

마지막 장에는 작가와 작품에대한 간략한 설명과 더불어

다섯줄 남짓의 간략한 교훈을 읽고 생각하기라는 항목으로 담아두었다

책을 읽고난후 아이들과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가와 책이주는 교훈에대해서까지 이야기해볼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야기속 어려운 낱말 부분이었는데

아이들에게 어려울수 있는 단어 몇가지를 골라 그 단어의 뜻을 설명해둔 부분이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단어 하나까지도 궁금해하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경우 엄마들이 설명해주기 편해서 제일 유용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만 78권이라는 많은 분량의 책이  모두 동일한 형식의 그림으로 이루어져있어

그림으로 먼저 책을 접하는 아이들이라면

똑같은 그림들 때문에 너무쉽게 질려버릴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저연령층을위한 명작이라면 글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있었어야하지 않았을까

홈페이지에서 오디오 CD도 경험을 해보게되었는데

해설만 아니라면 만화영화를 소리로만 듣고 있는 느낌이들어

아이들은 재미있게 들을듯 싶었다

그림, 글 오디오CD등 전체적으로 평가해보면

책을 접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명작을 재미나고 쉽게 읽힐수있는 책으로 딱 알맞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그런데 지루하게 만들지않게 너무신경을 쓰다보니

내용이 심하게 축약되어 버리는 느낌이 드는 부분들도 간혹 있어

난이도가 낮은 명작들로만 구성하여

유아, 초등 저학년용이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주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