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늘 엄마는이러이러해야한다고 엄마는 원래 그런 존재라고 

엄마라는 역할이 행해야할 수많은 의무들을 아주 당연한 것인양 이야기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누구나 엄마가되고 엄마가되면 자연스럽게

아이에대한 사랑도 넘쳐나고 아이들을 돌보는 기술도 저절로 습득될거라 생각했다

아이들에대한 희생과 인내역시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덕목이라 생각했음은 물론이다

아이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배고파 우는지 아파서 우는건지 구분이 된다고 사람들이 말하지 않던가

그러나 내가 직접 그 역할이 되어본 엄마의 자리는 달랐다

특히나 나의 여러가지 부족한 면들로인해  스스로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사람이

철저히 보살핌만을 필요로하는 작은 생명을 덜컥 책임지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전쟁과 같은 나날들을 보내기 시작했던것이다

아이로 인해 포기해야하는 많은것들이 너무나 억울하게 느껴졌고

당장 쓰러질것만같은 몸으로 아이를 돌보다보면  남편과 아이가 모두 미워지기까지했다

그럼에도  엄마는 그 모든것들을 당연히 그렇게 참고 인내하는것이라고 교육받아왔으니

머리로는 나역시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으로, 몸으로는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싶은 딜레마속에서 느끼게되는

감정적 고통과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남들은 다 잘 하고 있는데 왜 나에게만 이 역할이 이리도 힘든것인지에대한

자책까지도 덧붙였으니 그 고통이 오죽했겠는가

그런데 저자는 엄마들에게 큰소리로 외치고 있다

당신도 한 인간이라고  엄마라는 자리가 주어진다고 거저 되는 우스운 직업이 아니라고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실수할수도있는거라고 

세상에 꼭 그래야하고 당연히 그래야하는건 없다고 말이다

사람의 마음에대해 아이들에대해 수많은 공부를 한 자신 조차도 수많은 실수를 통해 두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자신의 실수담들까지 줄줄 늘어놓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면서 제목처럼 아이들보다 더 지치고 힘들어 아파하면서도  내색조차 못하거나 자신이 아픈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엄마들의 등을 토닥거려주며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리고 있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상처를 꽁꽁 싸매고 살아가던 나에게 누군가 다가와

"많이 힘들지? 힘든거 알아  그래도 잘하고 있는거야 앞으로는 더 잘 할수 있을거야"라며

손을 꼭 잡아주는 순간  그동안 참고 참았던 눈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그런 격한 감정이 바로 이런것이구나싶었다

위로가 끝나니 저자의 직업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는 현장에서 체험을통해 습득한 

아이들을 지혜롭게 기르기위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아낌없이 풀어주고 있다 

이를테면 빨간색을 보여줄지 파란색을 보여줄지 고민하는게 아니라 먼저 아이가 어떤 색을 보는지를 관찰하는것이 엄마이며 당신이 아니어도 아이를 가르치려드는 사람은 무수히많으니 완전히 아이의 편에서서 공감해 줄 엄마의 역할에만 충실해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것이다

저자의 공감대가 형성된 끝없는 위로를통해 다시금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할 기운을 내게하고 

위로 뒤에는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볼수 있는 힘까지 생기게 하고 있는것이다

특히나 요즘은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데 그런 아이들을 늘 보아오는 저자가

그 아이들보다 그 아이들뒤에있는 엄마들이 더 고통받고 아파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이 글을 썼다하니

더더욱 엄마를위해서도 아이를위해서도 참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눈물을 닦으며 이 책을 덮는순간 아이들보다 울엄마가 먼저 떠오른다

나도 힘들때면 엄마가 보고싶은 서른넘은 아이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