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의 유령을 처음 접했을때 음산한 표지의 그림과 제목덕분에 빤한 추리소설쯤이 아닐까하는 착각을 잠시 했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어줍잖은 추측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마지막페이지를 덮은 지금은 마치 영화 한편을 본듯한 느낌에서 헤어나올수가 없는 책이다
책이면서도 어찌 이렇듯 영화를 보고난듯한 착각을하게 만드는 것일까
전문가가 아닌 나는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라고 콕 집어 말할수는 없을것 같다 다만
그러한 느낌을 갖게하는것이  이 책의 매력이자 힘이라는것은 느낄수 있었다
어린시절 책을 조금이라도 봤던 사람이라면 "보물섬"이라는 동화는 대부분 알것이다
이 책은 마치 어른들을위해 씌여진 보물섬과 같다고나 할까
뜻하지 않은 상황과 마주하게되고 한치앞을 내다볼수없는 위험한 세계를향해 길을 떠나고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는 주인공들의 spectacle한 모험이 가져다주는 재미와 그 끝이 어디를향해 가고 있는지 예측조차 할수없는 스토리의 전개가 이책의 결말을 보기전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작가가 이 책에서 펼쳐내는무척이나 다양한 언어들과 음악과 문학, 미술,영화를 넘나드는 예술분야뿐만 아니라 역사와 지리등을 비롯하여 장르를 가리지않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해박한 작가의 지식세계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어디서 그렇게 수많은 지식들을 습득하고 이 책안에 그렇게 적절하

게 버무려 놓았는지 너무나 놀라울 따름이다
그 모든 지식들은 아주 사실적이고 절묘하게 표현되어 이책을 읽는 동안 계속 내가 논픽션을 한편

읽고 있는것이 아닌지 되묻게 만들었었다
이런 전문적이고 해박한 지식은 제일 뒷장에 렘브란트를통해 얻을수 있는 재미난 상식이란 내용으

로 따로 정리가 되어있는데(그것도 아주 작은 글씨로 말이다) 이 내용만 무려 15페이지에 달하니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해도 이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대략 짐작을 할수있을것이다
그러고보면 이 책을 번역해야했던 하현길씨가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 쓰셨던 것처럼 "역자로서는

너무도 곤혹스러웠다"는 한 마디가 내게도 와닿는것이 무리는 아닐것 같다
어찌됐든 그러한 모든 수식[修飾]적인 것들을 뒤로하고라도 이 책이 더욱 재미나고 멋진 책으로

여겨지는것은 이 책을 통해 내가 받은 다양한 메세지들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크게 다가온 것은 내게 닥친 힘든 난관도 불확실하고 불안한 내일도 최선을 다하여 극

복하고자하는 노력앞에서는 결국 무릎꿇게 마련이며 물질앞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추악함은 그 정

도의 끝이 없다는것 두가지였다
작가의 의도였든 아니든 상관없이 내게는 이 책이 크게는 재미난 영화한편이자 작게는 내삶의 작

은 손전등 같은 책이 되었다
한동안 자기계발서와 가벼운 수필에만 빠져 지내던 내가 오늘은 가뭄의 단비처럼 가슴을 뻥 뚫리

게한 아주 재미나고 멋진 책 한권을 읽어 너무나 행복하다
평소에는 잘 들여다보지 않던 장르이기에 이 책을 받아들고 약간의 불안감도 없지 않았으나 그건

너무나 불필요한, 말그대로 기우일 뿐이었고
오히려 이 책을 덮고난 지금은 이렇게도 멋진 책을 어줍잖은 글로 표현하자니 그 느낌을 십분의

일도 살리지못해 안타까움만 가득한채 이 글을 끝내게되어 아쉽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일상에 지쳐 있는 분들이거나 모험과 탐험을 즐기는 분이라면 꼭한번 이 책을통해

현실인듯 하면서도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 모험에 푹 빠져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