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내 그림에서 시를 보았다고 하지만 나는 오직 과학만 보았다"  

 

신인상주의 화가로 유명한 쇠라의 말이라고 한다 

쇠라의 말을 빌어 작가는 서문에서 르네상스 이후의 예술가들의 뮤즈는 물리학이었다고 말하며

관련이 없을것만 같은 미술과 물리학이라는 두 분야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본문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먼저 등장한 그림은 브뢰헬의 <새 덫이 있는 겨울 풍경> 이다 

그림은 이미 본적이 있는 그림이었지만 유난히도 어두운 겨울 분위기에 대한 전혀 다른 설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림이 그려진 16세기 유럽은 태양의 흑점 감소로 인해 소빙하기가 온 시기였고 그로인해 화산 폭발도 집중적으로 일어나 폭발의 잔해가 하늘을 흐리게 만들었던 것이라는 너무도 과학적인 설명이었다 

이 설명을 통해서야 다른 그림에 비해 유독 잿빛의 어두운 하늘이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책은 그림을 자세히 소개함과 동시에 그 안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여 

그림에 대한 또다른 이해와 감상을 제공한다 

베르메르의 그림들을 소개하면서  광학장치가 어떻게 화가들에게 도움을 주었는지를 이야기하고

모네의 그림들을 통해 파동과  빛의 투과와 반사에 대해, 

샤갈의 작품들을 통해서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현상과 망막과 시세포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수많은 미술 작품들에서 작가는 우리가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과학적 설명들을 들려주고 샤갈이 사용했던 색은 망막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색들이며 칸딘스키는 생물학에 기반을 둔 지식에 관심이 많았으며 컨스터블은 기상학과 뉴턴의 과학을 독학했다는 내용과 같은 

화가들이 자신의 그림을 좀 더 잘 표현하기위해 얼마나 공부하고 노력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려준다 이에 대해 작가는

"예술은 결코 직관과 천재성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부단한 노력과 반복된 실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보려고 하는 대담한 용기와 결단이 모였을 때 비로소 한편의 예술 작품이 탄생한다" - 177

고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미창이 단 몇개의 색으로 어떻게 그렇게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지,

샤갈의 그림들이 왜 우리에게 그토록 각인되는지, 

16세기 유럽의 풍경속 하늘은 왜 그렇게 잿빛이었는지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들이

어렵지 않은 과학적 설명들로 충분히 해소되었다 

특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피카소,달리 등 많은 입체파 및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숭례문 복원의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3차원 스캔, 

감정방법으로 쓰이는 분광법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120년간 풀리지 않던 뭉크의 절규속 얼룩에 대한 비밀을 풀어낸 화학적 분석

그리고 고흐의 그림들속 해바라기가 점점 갈색이 되어가는 과학적 이유들을 설명하고

수많은 예술작품들을 복원과 보존을 위해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가를 이야기하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표면적 그림의 이해가 아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측면을 깨닫고 이해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기에 다른 방향에서의 그림에 대한 이해를 위해 기회가 된다면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를 비롯 다른 시리즈들도 접해보고 싶다 

일반적으로 철학자들 사이에서 행복은 크게 두가지의 입장으로 나뉜다고 한다 

첫번째는 건강, 장수, 재정문제와 같은것에 점수를 매겨 객관적이고 측정가능하다고 말하는 입장

두번째는 개인적 만족감이나 충족감과 같은 주관적 차원에서의 이해되는 것이기에 설명할수는 있어도 측정할수는 없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후자의 입장으로 행복을 바라보았으며 

또한 인간의 삶의 궁극적 목표이자 각자의 고유하고 중요한 책무라고 이야기할 만큼 행복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고 한다 

그러한 아리스토 텔레스가 이야기했던 행복에 대한  조건들을 

크게 열가지로 정리하여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 이 책 '열번의 산책'이다 

내면의 능력을 발휘하기위한 잠재력, 내 삶의 모든 순간을 내거 정할 수 있는 의사결정, 나를 제대로 알기위한 자기인식과 같이 내 안의 내부적인 문제들 뿐만 아니라 함께하기위한 공동체와 의사소통의 문제 노력과 동반하는 성장의 문제로 바라본 사랑 

그리고 삶의 종착지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 관여된 많은 것들을 행복이라는 카테고리안에서 다루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아리스토 텔레스의 행복에 대한 이론을 잘 전하기위해 

그가 남긴 '에우데모스 윤리학', '수사학', '니코마코스 윤리학', '동물사' 등의 저서들을 수시로 인용하고 있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기원전 300년대의 철학자가 이야기했던 행복에 대한 철학적 이야기들이 

오랜 세월이 지난 현대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익하고 공감되는 이야기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아리스토 텔레스가 그 오래전에 행위하는 것은 물론, 행위하지 않음으로써도 부당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사실은 너무도 놀라웠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행동해야할때 행동하지 않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며 그것은 죄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또한 아리스토 텔레스가 행복의 조건중 하나이자 우리를 고유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삶의 다른 측면이라 이야기했던 '여가'는  기술발전으로 인한 수명 증가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시간을 잡아먹는 수많은 과제에서 해방된 현대의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 밖에도 자유의지는 삶의 개념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며 긍정적인 목표를 통해 자신에게 솔직한 삶의 살아갈 용기를 가질것과 설득과 주자아의 기술을 통해 의사소통의 기술을 전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지금 우리가 직장 혹은 집에서 적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술들이며 예술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유익한 기능들에 대한 설명 또한 우리가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행복에 대해 아리스토 텔레스가 들려주는 이 많은 이야기들의 마지막에 

삶과 절대 분리하여 이야기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배치했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행복한 삶의 살아가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임을 강조하면서도 수용과 묵인이 아닌 인정과 직면의 자세로 받아들여야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아리스토 텔레스가 남긴 문장을 통해 우리가 죽음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위안을 얻을것을 충고하며 행복에 대한 긴 여정의 이 책은 마무리된다 

 

우리가 자연세상에서 보는 영원한 탄생의 과정은 '영원한 존재를 창조하는 문제에 대한 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 305P

철학을 거꾸로 뒤집어 보았다는 이야기에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철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하게 해줄 것 같아 

아이들과 함께 볼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책의 그림이나 페이지의 한쪽면에 한두개씩 보이는 단어 설명들을 보니 

초등 고학년들이 읽기에 적당한 책이겠구나 짐작이 된다 

그리고 내용을 읽어나가다보니 

1장과 2장은 명언과 궤변이라는 주제로 다루어진 장이라 그나마 철학가들의 사상적 이야기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한 악법도 법이다라는 문장의 올바른 의미 즉 악법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어겼을때 발생할 무질서보다는 낫다는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고 

개인주의의 대표적 인물로 평가되는 양자의 '머리털 하나를 뽑아서 천하를 이롭게 한다 하더라도, 나는 결코 하지 않는다'는 문장의 의미를 작은 힘(개인인 나의 힘)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음에 대한 통찰이자 세상을 구하겠다는 이들이 저지르는 폐해에 대한 비판의식이 깔려 있는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후의 3장부터 6장까지는 철학적 사상에 대한 이야기보다 

여러 철학가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석가모니나 원효처럼 전설적인 탄생설화를 지닌 인물들의 탄생설화를 들려주거나 맹자나 이이처럼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인물들을 묶어 소개하기도 하지만 

모범생과 문제아로 철학자들을 분류하기도하고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제목으로 

출신 성분에 따라 6단계로 나누어 분류해 소개하기도 하고 복잡한 가정사라는 제목으로 케에르케고르의 출생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이 책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 생각됨에도 

굳이 이러한 방식의 분류가 필요했는지와 아직 철학가들의 사상적 바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할 아이들에게 그들이 그렇게 된 배경을 위주로 한 이런 내용이 꼭 필요할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또한 너무 많은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보니 각각의 인물에 대한 설명도 부족함이 많이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보기에 유태인이 드문 동네에서 유태인임으로 인해 힘들었던 프로이트를 복잡한 가정사라는 제목으로 분류하거나 참외밭에서 참외 줄기를 상하게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아들을 죽음직전까지 가게했던 증자의 일화를 들려주며 아버지의 선한 영향력이라는 제목으로 분류해 넣은 것 등은 분류의 기준에 있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부분들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볼 생각이었기에 철저히 엄마의 눈으로 바라본 ) 책을 읽고난 전체적 느낌을 비유하자면 이제 막 정사를 조금씩 배워보려 하는 아이들에게 학자들간에도 의견이 분분한 내용이거나 혹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야사를 위주로 가르치려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성인들을 대상으로 이런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었다면 

그들의 철학적 사상이 어떠한 배경에서 출발하였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