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우거진 길을 홀로 걸어가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내게 이 책은 나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책이었다 

파주 감악산, 내변산, 백화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금오도 비령길등 전국의 수많은 숲길을 대부분 홀로 거닐며 그 길위에서 마주했던 많은 것들을 담아낸 이 책은 마치 내가 그 길을 말없이 함께 거닐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게끔 해주었다 

 

 

작가는 자신이 걸었던 길위에서 그 길이 지닌 옛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지금의 풍경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때로는 그 길위에서 얻게된 수많은 깨달음을 풀어 놓기도 한다 

감악산 정상에서 왜 그토록 오르려 애썼는지 의문을 가지며 인간사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꼈고

선자령 풍차길에서는 서두를 필요 없이 그저 나아가면서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함을 느꼈다 한다 또한 지리산 둘레길 코스에서는 빨치산에 얽힌 우리의 아픈 역사 이야기와 더불어 

함께 걸었던 친구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삶속에서 동행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긴다 

지리산외에도 강화 나들길, 남한산성 둘레길 등 아픈 이야기를 품은 길들은 참 많았다  

그럼에도 그길은 여전히 남아 우리에게 아픈 역사를 잊지 말라고 당부함과 동시에 

그래도 잘 살아남았다고, 오늘을 살아가느라 지치고 아픈 우리 모두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가 걸어간 그 길을 글을 통해 함께 걸으며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해서, 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해서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순간 작가가 이야기한 '길을 걷는 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가는 여정'이라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많은 풍경 사진들이었다 

책속에 담긴 풍경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곳곳에 담겨진 사진들은 그 길의 정취를 잘 느낄 수 있게 해주어 직접 가보지 못하는 나의 아쉬움을 달래어 주었다

 

 

 

 

 

문 밖을 나서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요즘 이 책을 통해 큰 위로를 받은 것 같다 

인생노답이라는 제목이 너무나 와닿았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마치 정답이 존재하는 것처럼 정답의 삶을 살고자 애쓰고 힘들어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답을 찾고 싶었다 

 

저자는 자신 역시 모두가 원하는 모범답안 같은  삶을 추구하며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싶었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었기에 누구보다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던 시간.

그리고 그러한 노력끝에 실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들때의 좌절감을 이 책에 모두 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실패담과 그로인해 겪어야 했던 힘들었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모두 이 책 안에 담아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는 동안 나만 실패하고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언제나 실수투성이의 모자란 사람인 듯한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 나만 아니라는 것에 대해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어 공감되고 와닿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수시로 친한 친구와 함께 속깊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작가는 이 힘겨운 시간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만을 위해 이 책을 쓴것이 아니었다 

내 행복은 남이 아닌 내가 만드는 것이며, 내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즐거운 장면을 찾고 채우며 편집해가야한다는 것.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들, 내가 가진것에 집중하기, 내 곁에서 나를 안아주는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 사람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각자 아프고 힘들다는 점, 성공과 실패를 정의하는 것도 결국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는 등 

그 시간들을 통해 깨닫기 시작한 인생의 진짜 답은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의미있었던 내용은 마음을 짓누르는 내 마음속 괴물에 대한 이야기였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나에게는 어떤 괴물이 존재하는지를 깊이 생각했다 

작가가 언급한 '니가 괴물'외에도 나는 참 많은 괴물을 키우고 있었고 그것들을 이겨보려는 

어설픈 시도가 좌절되어 많이 울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작가는 이 책 전체에서 나의 노력이 좌절되더라도 실패는 아니라고, 느려도 내가 원하는 방향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면 되는거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응원 덕에 나역시 내 자신에게 상처 주는 일을 조금씩 줄여 나가며 

오늘 보다 더 행복한 내일을 맞이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작가는 마지막 글에서 독자들을 향해  "자신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향기로 자신의 삶을 꽃피우고, 그렇게 세상을 아름답게 하자"고 당부하고 있다 

나역시 좀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응원을 받고 

하나뿐인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꽃피우며 행복해 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봄의 기운이 가득한 시기에 마음껏 봄을 느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어줄만한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 야생화 에세이집 '마음에 꽃을 심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끌렸던 것은 책에 실린 색색의 꽃사진들이다 

때로는 지면을 가득 채우고 때로는 아쉬울만큼 작게 

자신만의 멋을 드러내고 있는 꽃들의 모습을 눈 앞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계절의 흐름에 맞추어 꽃들이 소개되고 있기에 꽃들을 보면서 계절의 흐름을 느끼는 즐거움도 더불어 느껴볼 수 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소개된 꽃은 원일초라고도 불리우는 복수초이다 

복수초는 눈이 녹기도전에 피는 꽃이라고들 하는데 그늘을 싫어하여 사람이 오면 꽃잎을 오므리고 

번들거리는 꽃잎은 햇빛을 반사한 복사열로 주변의 눈을 녹인다고 한다 

작가는 이러한 꽃들의 비밀들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알려주는데 

그에 앞서 독자들로 하여금 꽃들의 아름다움을 사진과 시 한편으로 먼저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봄소식을 알리는 매화, 무릉도원의 주인공 복사꽃, 추사가 사랑한 수선화, 비련의 명자꽃, 여름의 전령사 접시꽃, 밤의 여왕 빅토리아 연꽃 등 이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꽃들 뿐만 아니라 이름도 낯선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저마다의 특징을 담아 소개하고 있어 꽃들을 알아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무궁화 한그루는 100일동안 3천송이의 꽃을 피우고, 부레옥잠은 놀라운 수질 정화능력을 지녔으며 불두화와 수국은 무성화이고, 엉겅퀴는 피를 엉기게 하는 약효를 지닌 꽃이라는 과학적 정보와 명자꽃은 꽃빛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집안에 들이지 않았고 능소화는 양반꽃이라하여 여염집에는 함부로 심을수조차 없던 꽃이라는 이야기와 꽃에 얽힌 슬픈 전설을 만나볼 수 도 있다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가장 큰 메세지를 던졌던 것은 이 아름다운 자연의 순리를 지배하고자 하는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산딸나무가 겪어야만 했던 수난도, 흔하디 흔했던 매화마름이 멸종위기 2급의 수생식물이 되어버린 것도 쉼없이 새순을 틔워도 꽃피우기가 쉽지 않은 두릅의 아픔도 모두가 인간의 잘못이었다 그럼에도 꽃들은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고 우리에게 먹거리로, 약재로, 향기로, 고운 빛깔로 다양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작가는 그런 꽃들에게 잠시나마 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느냐 말하고 있다 

 

향기로, 색으로, 가짜꽃으로, 그래도 안되면 시간을 달리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생명력을 이어가려는 모습과 

날씨가 변덕을 부려도 묵묵히 견디며, 짧은 절정의 시간을 알면서도 무던히 꽃을 피워내는 꽃들에 대한 이야기끝에 

작가는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꽃심으로 살아갔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한다 

뜨거운 햇볕과 ？？은 날씨에도,화려하거나 향기가 짙지 않아도,자신만의 매력을 지닌 꽃을 피워내는 수많은 생명들을 보며 

우리 역시 자신만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