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성을 충분히 경험한 아이가 단단한 내면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한다"

책 표지에 적힌 이 문장안에서 '타율성'이라는 단어가 강렬하게 와 닿았다 

그동안 내가 보아왔던 수많은 전문가들은 아이의 '자율성'을 중요하게 이야기했지 

한번도 '타율성'을 이야기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독일 최고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미하엘 빈터호프는 이 책을 통해 

1990년대 초반의 아이를 대표하는 알렉사와 지금 현재의 아이들을 대표하는 루이스를 비교하며 

현재 아이들의 문제적 상황을 이야기하고 그 원인을 하나씩 설명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접한 내용을 보면 성인이 되었어도 여전히 부모가 돌봐줘야할 정도로 미숙한, 몸만 훌쩍 커버린 아이들은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듯 하다  여러가지 문제 사례들에서 보여지는 아이들의 모습과 헬리콥터 부모, 컬링 부모,타이거 부모 등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다양한 유형의 부모들의 모습 또한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문제 행동에 대한 부분에서도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으며 

동시에 전혀 문제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식하게 된 내용들도 많았다 

 

특히 아이들을 작은 어른으로 바라보고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한 내용은 그동안 내가 접해왔던 내용들과 상충되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부모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아이에게 전가하여 어른들의 문제를 같이 걱정하게 만들고 통찰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에게 결정을 요구하며 부모의 도움을 통해  수많은 연습이 필요한 다양한 부분들까지도 스스로 하게끔 종용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과도한 부담을 떠안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언급되는 사춘기카드, ADHD를 비롯한 다양한 장애진단을 통한 합리화의 문제는 

우리도 깊이 고민해봐야할 부분이 아닐까 

(독일 기준 ADHD등의 치료에 쓰이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메틸페니데이트 사용량이 1993년에는 34kg이던 것이 2012년에는 1.8톤으로 증가)

 

 

물론 이 책은 이러한 문제 지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공생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혼자만의 산책 을 비롯 가장 치명적인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위한 단계별 목표 설정 등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할까에 대한 답도 알려주고 있다

정리하자면 루이스로 대표되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개입은 필수 적이며  적절한 원칙이나 규율을 따르는 (표지에서도 언급된) 타율성을 경험해야만 재미와 기분에 따라 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좌절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 어른들이 해야할 일은 어른들의 자기 필요에 의한 욕구를 내려놓고 오롯이 아이 곁에 서서 아이를 아이로 보아 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노력하면 할 수록 이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그럼에도 노력해야 하기에 그 과정에서 이런 전문가의 조언이 꼭 필요한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2016년 알파고라는 이름의 AI가 이세돌 9단을 이기는 장면은 

우리가 영화나 소설속에서 보아왔던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을 정복한 AI들에 대한 공포감을 

현실로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너무도 다양한 형태의 AI들이 존재하고 그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기에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이 책 '좀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녀석들'을 읽고나면 그러한 걱정은 기우였음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이 책에서 AI가 위험한 이유는 너무 똑똑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충분히 똑똑하지 않기때문이라고 말하며 AI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면서도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AI를 통해 야기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점과 우리가 어떻게 AI와 협력해 나가야할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의미가 있는 책이다 

 

우선 작가는 이 책에서 설명할 AI에 대해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확한 규칙을 따르는 규칙기반 프로그램과 훈련을 통한 학습을 해나가는 AI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AI의 내부 규칙은 알아내기 어려움을 설명한다 

 

작가는 수많은 실제 사례와 자신의 실험과정등을 통해서 AI가 가진 한계점과 문제점을 알려주고 있다 AI는 복잡한(폭넓은) 과제 수행 불가, 장기기억 불가, 분류 불균형, 잘못된 보상 함수로 인한 편법 등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면 수많은 양들의 사진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 결과 텅빈 초원 사진을 보며 '양'이라 정의하거나 사람이 안고 있는 양은 양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등의 오류, 띄어쓰기를 달리한 문장을 번역하자 전혀 다른 문장으로 번역하는 경우, 피부암 진단과제에서는 눈금자를 찾고 잉어사진을 찾는 과제에서는 사람의 손가락을 찾는 등의 편법을 쓰는 경우, 인종 및 성차별등의 편향성을 학습 및 모방하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이 학습 데이터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설명하면서  데이터를 오염시켜 발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악용가능성 또한 지적하고 이를 예방하기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기이하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에 AI가 인간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긍정적 이유가 충분하기에 앞서 지적했던 조심해야할 이유들을 확인하고 예방하는 방법으로 잘 이용해 나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야 AI의 실제 능력은 아주 좁고 제한된 상황에서만 인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뿐 복합적이거나 작은 변수만 추가되어도 AI의 능력을 벗어난 범위의 과제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왜 AI의 능력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게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는 악용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속에서 제품판매 혹은 주목을 끌기위해 실제로는 수많은 AI의 작업을 인간이 대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AI를 어떠한 방향으로 활용할지는 인간의 몫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다양한 내용의 강연과 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김미경강사님의 신간을 만났다 

지난 2년간 강사님은 '유투버'가 되었고 자신의 채널안에서 많은 사람들과 영상을통해 그리고 댓글을 통해 서로 소통해 왔는데 이 책은 그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 한다 

 

그동안 강사님의 강연이나 책 내용이 그러했듯이 이 책 역시 읽고 있다보면  많은 깨달음과 위로를 얻게 된다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그 시선을 의식하는 내가 나를 상처 받는 자리에 데려다 놓은 것은 아닌지,

나도 모르게 내 삶의 방식을 누군가에게 강요하며 지내온 것은 아닌지, 어긋난 인연에 '왜'라고 묻지말고 그저 내려 놓고 다시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세상 모든 성취는 조금씩 꾸준히 노력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함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책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느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와 닿았던 것은 마음의 온도에 대한 내용이었다 

내 마음의 온도가 너무 낮기에  배움의 시작이 쉽지 않았고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의 나머지 절반을 채우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배워야함에도 마음의 온도가 낮아 그러한 용기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깨달았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던 것은 사소한 것의 중요성이었다 

매일 1%씩 습관바꾸기를 통해 이루어 낼 수 있는 변화에  대한 내용과  

평범해 보이는 나의 일상을 윤이 나게 닦으라는 이야기는 

변화에 대해 거창하게만 생각하며 선뜻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 어려워하던 내게 

작은 것 하나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내가 사소하게만 여겼던 나의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변화를 가져다 주는 내용이었다 

 

나처럼 강연 내용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라는 코너로 담겨 있어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다양한 서로의 느낌을 이야기 나누는 경험을 할 수 있음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각 챕터마다 QR코드를 담아 글만이 아닌 영상을 통해서도 같은 내용을 만날 수 있는데 이는 글이 아닌 강연으로 내용을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더 많은 타인들과의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