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클래식이란 

찾아듣기보다는 어쩌다 들리는 곡이 마음에 들면 관심있게 듣는 너무도 수동적인 음악이었다 

게다가 곡과 작곡가에 대한 정보 또한 너무도 기본적인 내용 이외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시대순서대로 비발디부터 바흐와 헨델, 차이코프스키와 드보르자크까지 

유명한 작곡가들의 곡들과 함께 그들에게 영향을 끼쳤던 곡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유명 작곡가들의 삶에 대한 내용까지 상세하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이 책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라는 코너를 통해  

클래식과 함께 했던 인생의 한자락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클래식이 자신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을 클래식의 세계에 입문하게 만들었던 누나의 유품속 베토벤의 LP판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도 인상적으로 다가왔기에 나역시 다시한번 베토벤의 운명을 들으며 그 곡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보기위한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수동적으로 클래식을 즐기던 내가  

어느덧 조금씩 적극적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과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의 포인트가 되는 정확한 순간의 시간을 알려주고 

QR코드를 제시하고 있어 이 부분을 직접 들으며 비교해보기도하고 

백마디 달변보다 효과적이라며 소개한 빈 필하모닉이 연주한 하이든 교향곡 45번 F#단조 <고별>을 보며 단원들의 퇴장과 남겨진 두 바이올리니스트가 들려주는 음악에 좀 더 귀기울이기도 했다 

작가는 곡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클래식에 대한 초보자들 혹은 나처럼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적극적인 청중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밖에도 크게 관심가지지 않았던 작곡가들의 삶에 대해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이름만 익숙할 뿐 내게는 너무도 낯설었던 윤이상이라는 작곡가의 새로운 매력을 알게된 시간이기도 했으며 카랴안 외에는 지휘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나에게 구자범과 다니엘 바렌보임 같은 훌륭한 지휘자들을 소개해준 책이기도 했다 

 

책에 소개된 작곡가들이 내게도 이름만은 너무도 익숙한 유명한 작곡가들이기에 클래식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칫 다른 책에서 익히 보았던 내용의 반복일 수도 있겠으나 나같은 클래식 문외한에게는 좀 더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안내서가 되어주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만의 독서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을 해결해주는 방법이 다양한 사람들과의 독서모임이 아닐까 

그러나 몇번의 독서모임을 통해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경험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이고 서로가 좋은 관계를 맺으며 

모임을 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들이 궁금했었는데 

정지숙 선생님의 나를 통째로 바꾸는 독서토론이라는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작가인 정지숙 선생님은 28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초등학교 아이들, 학부모, 선생님들과 독서토론을 직접 해보며 더 나은 방법의 독서토론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것이 '이야기식 독서토론'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이야기식 토론은  능숙한 진행자가 굳이 필요하지 않으며 동시에 참여자 전원이 진행자 역할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찬반식 토론이 아니기에 경쟁과 승패가 없어 토론후 관계의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의 의견이나 생각, 경험등을 경청하고 수용하여 삶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서로간의 래포(rapport)까지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짧은 텍스트, 삽화그림, 카툰, 광고, 영화 등의 다양한 소재를 통해서도 가능하며 

적용대상의 스펙트럼이 넓어 인지수준과 상관없이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야기식 토론은 다양한 유형의 질문을 만드는 1단계와 내용을 좀 더 깊이 파악하기위한 2단계 그리고 내 삶에 적용하기위한 3단계로 구성되는데  실제 토론과정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 내용들, 수업했던 책까지 자세하고 소개하고 있어 독서토론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단계별로 쉽게 해나갈 수 있는 독서토론 방법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내용중 언급되는 책제목 끝말잇기나 여러 형태의 책읽기 방법들, 그림보고 책 제목 추측하기등은 이야기 토론이 아니어도 아이들과 한번쯤 해보면 좋을 내용이어서 더 인상적인 내용으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토론 수업에 글쓰기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내게는 신선하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부분이었기에 더 꼼꼼하게 읽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에 소개된 독서 토론 방법은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더 깊이있는 독서를 원하지만 경험이 없어 독서모임이 조심스러운 분들에게도 자신감을 줄 수 있는 독서토론 방법인 것 같아 이를 활용한 모임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따듯한 봄날 읽기에 좋은 시집 한권을 만났다 

무엇보다 이 시집은 한 작가의 시만 담은 것이 아니라 다섯 시인의 작품을 담았고 또한 글씨체나 시와 함께 그려진 삽화에도 변화를 주고 있기에 한권의 시집에서 다양한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시집이다 

 

각 시인들의 시를 읽다보면 각기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여러편의 시가 나를 끌어 당긴다 

천양희 시인의 참 좋은 말, 신달자 시인의 그리움, 문정희 시인의 스무살과 이별이후, 강은교 시인의 너를 사랑한다, 나희덕 시인의 흔들리는 것들 등... 너무나 많은 시들이 내 마음에 머무른다 

 

 

<뒷면 표지>

 

때로는 그리움을, 때로는 삶의 고단함을, 아들과 남편을 향한 내 마음을,지나간 시간에 대한 마음을, 내가 미처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해 가슴에 담고만 있던 그 많은 이야기들을 나를 대신해 표현해주고 있었다 얼떨결에 떠나 버린 나의 이십대와, 아들과 나 사이에 흐르는 강물,안개속에서 제자리를 잃고 헤매는 듯한 나의 오늘 하루, 온몸으로 삶의 속도와 무게를 받아내는 생명들,속시원히 비도 눈도 되지 못한 진눈깨비 같은 모습 등 어느 표현 하나 간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이 많은 감정들이 뜨겁지 않고 따듯해서 좋았다 사랑도, 그리움도, 아픔도, 고단함도 지나가면  서서히 희미해지고  뜨거움은 식기 마련이다 그 적정한 온도가 나는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지금의 이 봄과 더 어울린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나의 마음을 이야기하듯 시 한편을 읽으며 내 가슴 속에 담긴 수많은 마음들을 비워나가다보니 내 안에 또 다른 것들이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이처럼 내 가슴속 이야기들을 비우고 새로운 것들로 채우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시가 가진 힘이 아닌가 싶다 

겨울을 털어내고 다가오는 봄을 담고 싶을 이 순간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시집이기에 한동안은 이 시집에 담겨있는 시들을 가슴에 품고 지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