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내 마음을 누군가가 알아준 것 같은 묘한 감정에 울컥했다  

평범한 일상 마저도 지치고 힘겹게 느껴지는 나로서는 이 감정의 무거움이 잠시만이라도 조금 덜어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챈 듯 한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한 책은 나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가져다 주었다 

 

정신과 의사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은 각각의 이유와 상처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었다 

막연한 불안, 불안정 애착, 왜곡된 자동적 사고, 번아웃 등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결국 이에 대한 가장 큰 해결책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임을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진부한 이 처방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 위로가 되는 이유는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나의 잘못된 행동, 부정적 감정들의 원인을 깨닫게하고 그러한 행동이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임을 받아들이라 말하며 구체적인 조언과 더불어 나도 조금은 달라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게 하기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는 세상에 대한 인지왜곡이 있고  자동적 사고에 익숙해져 있으며 

슬픔의 렌즈가 장착되어 있음을 알았다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됨을 배울 수 있었고, 작가가 들려준 해저문 바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잊고 지냈던 평일 낮의 도서관 느낌을 다시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미루기를 멈추는 법, 목표가 아닌 가치를 되새기는 삶, 행복은 모호하고 일시적이며 슬픔은 자세하고 성명하게 오래 남는 것이니 슬픔은 그냥 두고 기다려야 하는 것, 명료하지 않은 삶속에서 인생의 모순을 받아들이기 등 삶에 대한 중요한 조언들을 들려주기도 하기에 읽는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마음에 와 닿았다 

 

작가는 한 챕터가 끝날때마다 

불안의 알람을 끄는 방법으로 복식호흡과 편안했던 곳 떠올리라거나 

우울한 이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것이 아니라 

그의 상황과 행동을 판단하지말고 그저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등의 덧붙이는 글을 실어두었는데 가장 도움되는 핵심적인 내용들이기에 읽다보니 상담을 마치고 받아든 의사의 처방전 같은 느낌이 들어 이 글들은 몇번씩 다시 읽게 되기도 했다 

 

책의 내용들이 모두 공감되고 나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글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이 책을 통해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아픔을 견뎌낼 수도, 행복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래서 책의 가장 마지막 문장을 되뇌이며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는, 그저그런 수많은 날들을 조금 더 행복하게 보내기위한 연습을 시작하려 한다 

 

 

"습관처럼 행복을 연습하다보면 습관처럼 행복하다"  - 278

2012년 스토아주의자처럼 사는 것이 행복증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온라인 실험이 있었다고 한다 

일주일간의 이 실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타났으며 기간이 길수록 더 나은 효과가 나타났다는데 

스토아주의철학이 삶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우리 삶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미치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는지에 대한 설명서같은 책이 바로 '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자 중에서도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루렐리우스, 세네카  이 세명의 철학자에게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세 철학자의 문헌은 삶의 방향을 찾으려는 이가 맞닥뜨리는 해묵은 문제에 답을 제시해 줄것이라 말하며 우리의 판단, 감정, 죽음등의 키워드들을 통해 우리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마주한 상황을 대처해가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답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는 세명의 철학자가 때로는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할때도 있다 

예를들면 좋지않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세네카는 겉보기에 나쁜일을 실제로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도록하는 관점의 변화를 이야기한 반면

에픽테토스는 자신이 그 문제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더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그러나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내용은 동일하다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외부적인 것이 아니기에 추구할 가치가 있는 목표와 우리가 가진 신념을 끊임없이 고찰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영혼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사실 너무도 제한적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너무도 쉽게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통해 받게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등 너무도 진부하지만 (진부하기에)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흘려버리는 중요한 사실들을 다시한번 짚어주는 내용들도 많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은  죽음이나 여러 부정적 감정과 같이 제어할 수 없는 것들에 맞서 싸우거나 포기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닌 이것들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배워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 행동은 제어할 수 있지만 행동의 결과까지 통제할 수 없기에 결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 과정의 최선에 목표를 두어야하고 부정적 감정또한 없앨수는 없지만 가속도가 붙지 않게 할 수 있으며 

내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에 내 마음이 공범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수는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난해하고 어려울 수 있는 이러한 내용을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이기에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소개된  참고도서 목록 중 국내 출간물이 그리 많지 않음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지만 참고도서 목록과 참고문헌을 통해 좀 더 깊이 해당 내용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않아주어 고마웠다 

 

 

103 

부디 삶이 계속되는 동안 즐겁게 누리세요 

 

121 

현자는 행운에 신바람을 내지도, 역경에 어깨를 늘어뜨리지도 않습니다 

늘 가능한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의 내면에서 모든 기쁨을 찾으려 노력하기때문이지요 - 세네카 

 

'인터폴'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쉽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역시 영화에서 보았던 이미지로만 남아있을 뿐 정작 '인터폴'이라는 단어의 익숙함에 비해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거의 없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은 그러한 나의 무지때문이었을 것이다 

 

인터폴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으며 현재 194개의 회원국을 보유중인 조직으로 

본부는 프랑스에 있으며  1970년대말 처음으로 유럽을 벗어나   태국 방콕에 아시아 태평양 연락사무소가 설립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작가이자 인터폴인 저자는 자신이 인터폴에 처음 지원하던 시기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자신이 인터폴에 몸담고 있으면서 수행해야했던 업무들에 대한 일화들을 들려주며 

인터폴이 되기위해 필요한 절차와 인터폴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나가고 있다 

 

인터폴의 업무에 대해 가장 먼저 들려준 이야기는 인터폴은 수사권한과 기소권한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한나라의 형사주권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수사가 아닌 범죄 첩보를 수집하고 회원국 집행기관의 인력들에 대한 사전교육 및 훈련제공 때로는 구체적 임무부여를 하며 범죄에 대한 증거가 한 나라에서 다른나라로 잘 전달되도록 돕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조금은 익숙한 수배와 관련된 업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인신구속 요청을 위한 적색수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수배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정보확인을위한 청색수배, 실종자를 찾기위한 황색수배를 비롯 녹색수배, 오렌지수배,보라수배가 존재하며 심지어 사체의 신원을 확인하기위한 흑색수배도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2년동안 여권 사증란 47쪽을 모두 채울만큼 많은 나라를 오가야하고 

사람만나는 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임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자기소개방법, 낯선 사람들과 좀 더 편하게 어울리는 방법등을 들려준다 

 

 

"살아 돌아와 새 아침을 맞았으나 아침이 보편적으로 상징하는 희망은 때맞추어 함께 도달하지 않았다 테러는 오랫동안 더 내가 사는 도시를 꼭 움쳐쥔 채 놓아주지 않았다"

 

이 문장에서 느껴지듯 미사여구와 은유적,문어적 표현들을 자주 쓰고 있어 자칫 가독성이 떨어질 수는 있겠으나 들려주는 내용들이 대중이 쉽게 경험해볼 수 없는, 낯선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자 인터폴에 대한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