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보고 잠들기 전  한 페이지를 펼치면 그날 하루가 조금은 괜찮아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의 페이지 숫자와 상관없이 책을 휘리릭 넘기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보이면 그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잠자리에서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다 

철학가의 한마디와 그에 곁들어진 작가의 이야기가 한두 페이지 더 추가된다 

 

 

어느날은 마르틴 하이데거의 '나로부터 나와 나를 넘어 나에게로 온다'는 문장에 끌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보기도하고 어느날은 랄프왈도 에머슨의 행복이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내가 가장 확실하게 느끼는 행복은 무엇인지에 생각해 보기도 했다  

 

내용을 읽으며 작가의 이야기에 수긍하고 공감하다가도 어느 문장에서는 작가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의 생각이 진행되기도 했다  

플리니우스의 이야기는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나의 가능성에 선을 긋는 나약함을 반성하게했고 

다른 사람이 맞다고 하는 일에 검증도 없이 그저 맞다도 동의했던 많은 사람들 속에 나는 얼마나 자주 동의 했었던가를 되짚어 보았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지혜없는 용기는 무모하고  용기없는 지혜는 무력하다'는 문장을 보며 작가는 지혜없는 용기에 집중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오히려 용기없는 지혜의 무력함이라는 문장에 더 많은 생각이 오갔고  고통과 보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자크 루소의 글을 보면서는 작가가 말한 호기심이라는 방패가 과연 고통에 대한 방패가 되어 줄 수 있을지, 어느정도의 호기심이어야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책을 읽어 나가다보니  책을 읽는 시간보다 그 내용을 내것으로 만드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에(그로인해 수면 시간이 줄어들었다) 내게는 이 책이 잠들기 전 펼치기보다는 출퇴근 길에서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내용을 읽고 나머지 많은 시간을 나 홀로 그 이야기들을 곱씹어보며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 좀 더 나은 내가 되어가는 느낌과 오늘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는 뿌듯함을 함께 느끼게 해주었던 책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내가 아이들 곁에 없는 순간을 생각하는 시간들이 잦아지고 있다 

내가 지금도 삶이 힘겨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듯이 (내가 없는 시간 속에서)아이들이 그런 순간을 마주했을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무언가를 남겨주고 싶어 한동안 아이들과의 일상을 기록하고 내가 하고픈 말을 남기는 편지를 쓰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남겨진 글들 또한 많지 않았다 

 

그런데 중간에 포기하고만 나와 달리 아이에게 들려주고싶은 이야기들을 글로 잘 엮어 책으로 만들어낸 분이 있다 대학병원의 교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음에도 시간을 쪼개어 이런 글을 써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이분은 자신의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까 궁금해졌다 

 

인생의 웅덩이와 늪을 피해가기 바라는 마음으로 건네는 조언, 그러나 자신의 길은 스스로 만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는 글들에는 아버지로서의 걱정과 당부가 묻어난다 

타인을 배려하고, 사소한 기쁨을 만들며, 혼자사는 세상이 아님을 잊지 말것과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며 나쁜사람을 피할것과 남의 눈을 신경쓰지말고 자신의 삶을 살라 말한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자신의 과거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건네는 조언은 이 글을 읽는 누구에게나 충분히 적용될 법한 내용들이다 

 

물론 되도록 한번만 실패하라거나 한가지에만 집중하라, 쓸데없는 노력을 하지마라 등과 같은 

나의 생각과는 조금은 다른 조언들이 가끔 보이기도 한다 그런 내용을 접할때면 내 생각을 들려주며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오히려 더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빠는 말한다'로 모든 이야기마다 내용을 한줄 요약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책을 봐야하는 아이에게는 이 요약된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용 파악도 되고 

읽고 싶은 부분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보니 아이들의 학창 시절에서 글쓰기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수행평가에서 빠질 수 없는 것들이 글로 옮기는 부분이고 

새학기에는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쓰기도하고 독서감상문을 써야할때도 있고 

학교 행사에서도 가끔 시를 쓰거나 주장하는 글을 써야하는 일들이 생긴다 

이처럼 글을 써야하는 상황이 많음에도 글을 쓰는 것에 대하여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을 보며 

어떻게하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학교에서 근무하며 아이들의 글쓰기를 지도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과 글쓰기에 대해 막막해 하는 부분을 좀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 공포증 치유와 잘쓰고 싶은 열망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이어지는 본문 내용에서는 글쓰기의 5가지 의미 (표현, 공감, 극복, 해결, 생각)와 

못난 글의 3가지 특성(주제이탈, 근거제시부족, 읽기 어려움), 

좋은 글의 4가지 조건 (쉽게, 짧에, 재미있게, 구체성있게)을 이야기하며 

글쓰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을 짚어주고 있다 

 

언급된 조건의 글을 쓰기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 또한 소개되는데 칼럼, 책의 서문, 좋아하는 작가의 책 본문을 베껴써보는 것, 편한 장소를 찾기, 편하게 평가받기 등의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타인의 평가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 나는 그 중요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비롯하여 다른 글쓰기 코칭 책들에서도 평가받기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되었던 것을 보면 타인의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글쓰기 능력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부분이며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좋은 글의 조건과 글쓰기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뒤 이어지는 내용은 어떻게 읽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취미독서와 공부독서는 구분해야하며 공부를 위한 독서는 패스트리딩으로 읽을 것과 읽은 내용을 어떻게 정리해 두어야하는지, 빠르게 책을 보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려준다 특히 지루해도 피할 수 없는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내용은 그동안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내용이기에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글쓰기의 실제에서는 자기소개서, 반성문, 독서 감상문 쓰기에 대해 따로 설명하고 있는데 

책읽기 기록양식등 아이에게 가자아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아이는 이 책을 읽은 느낌을 '핵심 파악이 쉬운 잘 읽히는 책'이라고 표현했다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이 잘 반영된 글이기 때문인지 가독성이 정말 좋은 책이었다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권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