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자도 아니고 특별한 종교가 있지도 않은 한 직장인이 우연한 기회에 절에 들어가 100일간 지내게 되었다는 짧은 소개만으로도 호기심이 일었다 그 사연이 궁금했고 그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주말도 없이 일에 매달려 1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으나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이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업무적으로도 존재가치를 무시당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그 상처는 몸의 질병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살기위해서는 벗어나야했고 그 순간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곳이 '절'이라는 공간이었다
절에 들어가 지내는 시간 동안을 일자별로 기록해 둔 이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저자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지냈으며 몸과 마음이 어떻게 치유되어 갔는지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절에 매달려 만배에 도전해 성공했고 이후에는 경전 108회독에 도전 했으며 일지를 쓰고 필사를 하는 등의 다양한 수련 또한 이어졌다고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일체 유심조의 뜻을 깨닫게 되었고 자신에게 주어진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스스로를 돌보고 자신의 감정을 살피는 일에 익숙해져 갔고 당연하게 여기고 무심코 넘겼던 것들에 대한 감사와 여전히 흔들리지만 그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지금 할일에 집중,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수련과 명상을 하며 절에서 보낸 100일 동안의 시간이 삶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 시간이 의미 있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변화들을 통해 서툴고 어설픈 나, 나와는 많이 다른 상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내 삶 이 모두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조금은 더 유연해졌으며
현실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조금은 더 자주, 조금 더 많이 발견할 줄 알게 되었다고 하니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된 기회이자 선물같은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나 역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지만 주변 상황들에 의해 저자와 같은 경험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 시간을 공유하면서 내가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시도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고 나를 괴롭히는 과거와 불안케하는 미래를 벗어나 '지금, 여기,현재에 깨어있기'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하루는 어제보다 아주 조금은 더 나아져 있으리라는 기대에
오늘 하루가 조금 더 행복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