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오해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제목이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읽게 된 이 책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에서는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장 큰 차이점으로  자존감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노력해도 안된다면 굳이 자존감을 높이기위해 애쓸것이 아니라 낮은 자존감을 가진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하루 한 시간 산책하고, 하루 세 끼를 제시간에 챙겨 먹고, 스스로 설거지를 하고, 밤에 늦지 않게 잠드는 아주 사소한 것도 성공경험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큰 성공의 디딤돌들이 될 것입니다 자존감은 최소한의 노력이 있어야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작은 노력부터 매일 아주 조금씩 해나가길 바랍니다  -23P

더불어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 거대한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놓여진 소소한 일들, 나의 일상을 잘 꾸려나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자존감 외에도 미래에 대한 고민, 관심욕구, 가족, 친구, 직장, 연애 등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되는 다양한 일상과 관계속에서 생겨날 수 있는 고민들을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가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바꿔나가야할지에 대해 전문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굳이 페이지 숫자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목차를 살피며 내가 가진 고민과 가장 비슷한 내용, 나의 관심을 끄는 내용부터 먼저 읽어 나갔다 

특히 도움이 되었던 '불안'에 관한 내용은 내가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불필요한 생각을 잘라내는 연습, 운동이나  필기와 같은 능동적 활동, 계획-실행-성취-피드백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전두엽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불안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게 도움을 주었던 것은 불안이 '사라질 수는 없지만 다스릴 수는 있다'는 문장이었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없애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불가능에 가까운 것에 도전하던 내게 이 문장은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방법의 문제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나 스스로도 무모한 도전이라 여기면서도 매달리던 불필요한 노력을 멈출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외에도 밝은 척 연기하는 모습뒤에 감쳐진 내면, 가족과의 관계에도 필요한 심리적거리,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슬퍼하기보다 잘 살았음을 기억할것, 상사의 지적이 그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해야하는 피드백일 수 있다는 사실 등 우리가 자칫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어 제대로 보지 못하던 객관적인 면을 일깨운다 

 

결국 다양한 심리적 문제나 고민 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과 그에 대한 나의 반응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 

과거의 '나' 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었든 그런 '나'와 달리 앞으로의 '나'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믿어주는 것.  그것이 내가 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 되어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후기입니다 ◈

한국 여배우의 오스카상 수상으로 요즘  한창 회자되고 있는 영화가 있다 

그 안에는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가 자신이 아는 할머니의 모습과 다르다는 이유로 

할머니가 싫다고 말하는 손자 데이빗이 있다 

데이빗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곳으로의 이주도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고, 

자신이 아는 것과는 다른 낯선 문화를 권하는 할머니 역시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이는 모든 혼란과 두려움을 안고 적응하고 성장해 나가야만 한다 

 

이 책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은   데이빗의 시각으로 바라본 또 다른 '미나리'가 아닐까 싶다 

(저자 또한 한국계 혼혈인이기에  자연스럽게 이 영화가 떠올랐다)

주인공 릴리 역시  갑작스런 엄마의 선택으로 (한국인인) 할머니의 집으로 이사를 하고  함께 살게된다 

동양인이 너무도 낯선 작은 마을에서 김치를 담그고 고사를 지내고 말(영어)조차 서툰  할머니는 

 '특이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신의 할머니를 한없이 사랑하면서도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도 싫어 

브라우니를 만들고 털실로 목도리를 뜨는  평범한 미국 할머니이길 바라는 릴리의 양가적인 감정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할머니가 계속 자신들의 곁에 남아주길 바라지만 동시에 더이상 할머니가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기를 바라는 마음.  투명인간처럼  사람들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아여(조용한 아시아 여자애)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적극적이고 용감해지고 싶지만 동시에 변해가는 모든 것들이 두렵기에 도망치고 싶은 마음.  누구에게도 제대로 털어놓지 못하는 이 수많은 마음들을 안고 릴리는 고민하고 힘겨워한다 

 

사춘기 시절을 통과하며  마주하게되는 자신의 불완전한 내면,  커다란 변화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감정들을 마주하며 느껴지는 불안, 혼혈인으로서 감당해내야하는 정체성 확립 과정의  고민들 

작가는 이 모든 것들을 호랑이 여인의 이야기로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호랑이 여인이 자신의 호랑이 모습을 버리고 싶어 했듯이  우리 모두에게는 버리고 싶은, 혹은 외면하고 싶은 나의 일부가 존재한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호랑로 대표되는 자신의 뿌리 중 일부이거나 

호랑이처럼 사납고 통제되지 않는 사춘기 시절의 모습일 수도 있고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또 다른 나의 내면의 형태 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할머니는 '우리는 하나 이상의 다양한 존재 일 수 있다'고, 

그것이 비록 슬프거나 아픈 것일지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숨기지 말고 들려주라고 말한다 

 

 

"아니 진짜 나다. 나는 변했다 " - 251

 

결국 릴리는 더이상 달아나지 않고 그 모든 것과 마주하고 변화하기를 선택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도 그냥 할 일 해. 세상 구해. 그렇게 하면서 더 강해지고 점점 자기가 누구인지 깨달아. "  - 270

 

자신이 겪는 두려움과 혼란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임을  깨닫고 성장을 향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 책은 사춘기 아이들을위한 '성장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한없이 사랑하는 할머니와 엄마, 샘과 릴리의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가족의 끈끈함과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인 듯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릴리와 할머니 그리고 호랑이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를  어떤 이야기로 받아들일지는 이 책을 읽는 각자의 몫이 되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