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역할에 책임을 다하는 것보다 자기를 돌보고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
책의 서문에서 발견한 이 문장을 보면서
'엄마' 선배로서 많은 엄마들에게 나 역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이 사회의 일부는 여성에게
신을 대신해 보낸 것이 '엄마'라는 존재라며 신에 가까운 '모성'을 강요한다.
그러나 엄마의 역할을 해내는 우리는 '신'을 대신한 존재가 아니라
경험이 없어 서툴고,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간'일 뿐이다
그런 한 인간이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되는 수많은 감정의 경험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나 혼자 만들어둔 규칙을 가족들이 지키지 않았다고 화가 나는 경험,
내 감정을 이기지 못해 아이에게 화내고 뒤돌아서 죄책감에 시달린 경험,
아이의 속도에 맞게 기다려주지 못하고 채근했던 경험 등
이 책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나 역시 거쳐왔고 또 많은 엄마들이 거치고 있을 시간들이다.
저자는 그 시간을 이겨낸 '글쓰기'라는 방법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한 챕터가 끝날때마다 주어지는 질문들은
글쓰기의 주제이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다보면 나에 대해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나 역시 새벽시간이 여유로울 때 가끔 이 책의 질문 하나를 골라 글쓰는 시간을 가져 본다.
그 중 하나가 내가 평소 자주 느끼는 감정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내가 최근 자주 경험하는 감정은 '불안' 이다.
나는 치료를 받아야 할만큼 불안도가 높아져 있는 상태이다.
발생 확률이 극히 낮은 사건, 사고들이 내게 일어날까 불안하고 ,
나와 아이들의 미래가 불안하고, 당장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하다.
그런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은 정도에 따라 다르다.
가끔은 취미활동을 통해 환기를 시켜 벗어날 때가 있고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때는 내가 지금 불안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할 확률을 이성적으로 계산해보기도하고
내가 왜 이런 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해서 원인을 파악해보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방법들 중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은 잠을 자는 것이다.
우울증으로인해 쉽사리 잠들지 못했던 시기에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수면'의 놀라운 치유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저자의 질문에 나만의 이야기를 써나가면서도
저자의 경험에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이 책이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잃어가는 많은 엄마들이 자신을 다시 찾아갈 수 있도록하는 응원이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엄마역할의 교재처럼 느껴진다.
그 중 크게 공감했던 내용 하나를 언급하자면 무기력해진 자신을 억지로 일으켜세우려하지말라는 이야기였다.
"그럴 땐 그냥 내버려 둡니다. "
...
며칠간 소홀했던 집밥을 챙겨주고 '이제부터 잘해볼게' 다짐하며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
나 역시 한때는 무기력해진 나를 그냥 두지 못하고 괴롭혔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더 심각해진 무기력증과 우울이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시도하고 노력한 끝에 얻어낸 결론은 저자의 말처럼 '그냥 내버려 두는 것' 이었다.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으면 하지 않으면 된다.
내가 그렇게 착각했을 뿐 꼭 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도 없다.
스스로를 잠시 내버려두고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 다시 해야겠다는 마음, 의지 같은것들이 조금씩 싹을 틔우는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몸을 일으키면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으로 되돌아 오게됨을 터득했다.
이 책을 통해서라면 많은 엄마들이 스스로를 옥죄고 있던 불필요한 틀에서 벗어나
남들이 강요하는 틀에 맞춰진 육아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더 행복한 육아를 경험하고
아이를 키우며 달라져버린 '나'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