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김소월의 시를 좋아한다

슬픔과 애절함이 가득 담긴 이야기들이

리듬감 있는 운율, 아름다운 말들과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한편의 그림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소월의 시는 읽으면 짧은 소설을 한편 읽은 듯 느껴지면서

누군가로부터 위로받은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김소월의 시가 노래의 가사로 쓰인 경우가 많은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

그런 소월의 시를 하루 한편씩 필사할 수 있는 시집이 [김소월을 새기다]이다.

이 책의 서문에는 필사의 장점과 고석규님의 포괄적인 시 해설이 간략하게 담겨 있고

필사를위해 제공된 필체가 독립운동가 김구, 안중근, 윤봉길, 한용운의 서체임을

독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

그리고 크게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총 74편의 시가 쓰여 있다.

꽤 많은 양의 시이다보니 독자들이 필사를 할때 지루하지 않도록

시와 어울리는 다양한 일러스트를 제공하여 시 한편, 한편이 시화처럼 느껴지게 해주기에

다 완성하고나면 나만의 특별한 시화집 한권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하루에 한 두 장씩 필사를 하면서

기분이나 시의 분위기에 따라 나도 다양한 펜으로 필사를 했다.

때로는 붓펜이나 색연필을 이용하기도하고

어떤 날은 시 한 편을 여러색의 펜으로 알록달록하게 써보기도 했다.

내게는 연하게 쓰여져 있는 걸 따라 쓰는 방식이 더 좋았지만

백지로 비워두거나 원고지 틀만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

정해진 서체가 아닌 자신만의 서체로 필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페이지도 있다.

​

그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시를 필사하고나면 시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어

어지럽던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 앉고 나를 괴롭히던 문제들도 그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져 있다.

서문에서 필사의 장점을 정서적 위안과 자아성찰의 열매를 얻는 것이라 했는데

경험해 보니 필사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

매일 힘들었던 하루를 끌어안고 잠자리에 드는 많은 이들에게

이런 필사 시집을 통해 하루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잠시라도 어루만져 주라고 권하고 싶다

​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후기입니다 ◈

철학이란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사고하는 학문이기에

철학은 우리의 삶 대부분에 속해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지금은 각각 독립된 학문이 된 수학, 사회학, 정치학, 법학등도 그 시작은 철학이었다.

이처럼 우리 삶속에서 생겨나는 모든 문제를 일상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옳다고 믿었던 것들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 철학이다.

그래서 우리는 철학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

철학수첩은 이러한 철학을 30일에 걸쳐 하루씩 배워나갈 수 있도록 꾸며진 책으로

시작하는 8일동안은 철학의 기본 정의와 철학이 생겨난 시점부터 중세, 르네상스, 근대, 20세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철학의 역사를 정리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이 8일간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정리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저자의 말처럼)

철학가들은 앞선 시대의 철학자들의 생각을 계승하는 가운데

그것을 새로운 사고 또는 다른 방향으로 변형시키고 비판하면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학의 흐름을 도표와 일러스트로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고

어구해설을 통해 철학가의 특징과 어려운 용어들을 설명하고 있어

내용의 이해가 쉬운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철학은 신화와 종교에서 답을 찬던 시점에서 벗어나

이성적 설명을 시도한 것에서 시작되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다가 정치 혼란기를 겪으면서

개인주의적인 내용으로 변모하기 시작했으며

르네상스에는 신중심의 사고를 탈피하여 인본주의 진리탐구가 시작되어 '나'라는 존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한다.

무엇보다 다른 철학서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이슬람 철학가 '이븐 시나'와 '이븐 루시드'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점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

이렇게 철학의 역사를 정리하고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철학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승인욕구와 명예욕으로인해 SNS에 매달리게되는 우리의 모습을 수용하게하면서도

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와 한꼐를 재인식해야 함을 설명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일)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면서

노동을 통해 가능성의 발휘, 동료와의 양호한 관계, 정당한 평가를 통한 승인욕구의

충족이 이루어져야 함을 설명한다.

살인을 타인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하면서 사형은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돈과 애인은 모두 행복을 낳기도 하지만 불행을 낳을 수도 있는 양면적 특성을 지녔음을,

안락사를 자기 결정권과 인간 존엄성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바라봐야하는가를 묻는다.

​

29일의 주제로 등장한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철학가들이 죽음을 어떻게 설명하고자 했는지를 이야기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죽음은 주관적 세계가 소멸되기에 죽음은 행도 불행도 아니라 생각해 왔는데

이 내용을 읽으며 죽음에 대해 내가 지닌 생각의 틀을 더 넓게 확장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삶의 힘겨움, 인간관계, 평등과 환경, 사랑, 인간 관계 등에 대해 철학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스스로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고 삶을 살아나가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어야 하기에

삶의 결정권을 자신이 지니고 주체성있게 살아가기위해 우리는 철학을 배워야하는 것이다.

그 시작을 이 책과 함께 한다면 큰 도움이 되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후기입니다 ◈

팬데믹 상황을 맞이하며 우리는 자신의 선택이 아닌 강제되어진 '고독'을 경험해야했다.

그 고독을 이겨내기위해 우리는 물리적이 아닌 상태로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는 방법과

혼자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는데 몰두했다

형법 개혁자들에 의해 수감자들의 대화를 금지하는 데 집중했던 시기인 1854년

서로간의 대화를 금하자 재소자들은

대화, 그림, 웃음, 벽을 두드리거나 휘파람을 불어서라도

'침묵 세계에서 벗어나려는 열렬하고 참신한 시도들'을 서슴지 않았다는 내용을 보며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

이처럼 '혼자인 시간'을 벗어나려는, 혹은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에 대한 깊은 인문학적 성찰을 이야기하는 책이 [낭만적 은둔의 역사]이다.

저자는 1791년 출간된 게오르그 치머만의 <고독에 관하여>를 깊이있게 들여다보며

'혼자 있기'가 긴 세월동안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

또 다른 수많은 이들의 '고독에 관한 성찰'을 두루 살피며

치머만이 고민했던 '혼자 있기에 대한 고찰'을 지금의 시선으로 새롭게 정의한다

​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장 먼저 1장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산책'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우리에게 가장 손쉬운 '혼자있기'의 방법이 바로

산책일 것이다. 내가 걷는 곳이 도심인지 들과 숲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늘, 나무, 사람 등 우리의 시선이 어느 하나에 몰입하는 순간

오롯이 홀로일 수 있는 고독의 순간이 된다.

​

우리에게는 그런 순간들을 필요로하는 목마름이 있는 것 같다.

​

2장과 4장에서는 그러한 우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과거의 시간은 '여가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은 '취미'라는 이름으로 다르게 소개하고 있지만

수집, 바느질, 카드게임, 낚시, 책읽기, 원예, 반려 동물과의 산책같은 것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방식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방법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 와중에 소개되는 과거에는 여성들이 소설을 읽는 것에 대해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여겨지기도하고

뚜렷한 목적없이 배회하는 이에게 벌금을 매기는 부랑자 단속법도 존재했다는 에피소드들은

과거와 지금의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

5장에서는 이러한 취미활동에서 더 나아가 사회의 인공적 질서를 거부하며 야생의 자연을 탐험하는

단독 오지 여행, 단독 항해 세계일주같은 취미와

여러 종교를 통한 명상과 마음챙김에 이르기까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

우리에게 '고독'이라는 단어는 언젠가부터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크게 와닿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정한 고독은 우리로 하여금 일상에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도록 깨어있게 함과 동시에 오롯이 홀로 일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을 선사한다.

​

​그래서 6장에서는 고독과 외로움의 경계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폴 틸리히의 글을 빌어 그 차이를 이야기한다.

마지막 7장에서는 디지털 시대에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고독의 의미를 들여다본다.

더이상 은둔 (디비단에서 벗어나는 행위) 자체를 병폐라고 보는 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경향은 외로움이라는 새로운 단어로 대체되었다.

이처럼 관점이 달라지고 집단에의 탈피에 대한 개인의 선택은 확대되었지만

작가의 말처럼 고독이 갖는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이라는

치머만의 고독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유요한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집단을 벗어나 고독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성숙시킬 '혼자'를 선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은 고독의 역사와 의미를 제대로 알려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