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다른 곳에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으로,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Lorenz, E. N.)가 사용한 용어다.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어떻게 들으면 맞는 이야기 같은데 실제로 그 영향력을 검증해볼 방법이 없다.

반면 스티븐 존슨이 말한 “벌새효과”는 “나비효과”보다는 훨씬 납득이 된다. 스티븐 존슨은 벌새의 형태를 보면 꽃에 있는 꿀을 먹기 위해 변화된 형태라고 유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꽃과 꿀이라는 요소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줬는지는 다 증명 할 수는 없지만 벌새의 변화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을 “벌새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한 분야의 혁신, 혹은 일련의 혁신이 완전히 다른 영역에 속한 듯한 변화를 결국에는 끌어낸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이 책에서는 “벌새효과”를 일으키는 요소로서 유리, 냉기, 소리, 청결, 시간, 빛을 말한다. 안드로메다를 발견하게 만든 것이 유리의 발명 때문이고, 독감예방 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된 것이 유리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 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라는 재료과학이 생물학의 변화와 천체우주과학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 유리가 없었으면 망원경이 있을 수가 없고, 현미경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상인이 추운 곳에 있는 얼음을 잘라다가 더운 지방에 판매한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웠다. 그의 계획은 결국 냉장고의 발명과 에어컨의 발명을 만들어 냈고. 이제는 사람들의 주거 환경까지 바꾸어 놓았다.

그 이외도 “청결”이라는 요소가 만들어낸 효과는 건강과 좋은 환경을 넘어서 컴퓨터의 발명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통찰력은 놀랍다.

이 책을 통해서 벌새효과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그리고 한 가지 혁신이 전혀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개념이 단지 과학 뿐 아니라 인문학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오늘 표현한 사랑이 뉴욕은 아니라도 내가 속한 지역만은 보다 따듯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사회적으로 작은 이슈가 되었던 광고가 있다. 모 침대회사의 침대 광고이다. 광고 카피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이 카피 이후에 초등학교 시험에서 다음중 가구가 아닌 것이라는 문제에 침대를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침대는 과학이다.” 라는 표현은 가구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많은 연구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리하라의 음식과학｣ 이 책을 보고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 ｢음식은 단지 요리가 아닙니다. 요리를 넘어서 과학입니다.｣

 

더운 날은 시원한 음식을 먹고, 시원한 날은 더운 음식을 먹고, 맛있어서 먹고, 배고파서 먹고... 음식과 땔래야 땔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찌는 듯한 더위에 수박화채로 열기를 식히며 ‘어디서 이런 보물(수박)이 생겼을까?’, ‘누가 먼저 먹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잘했다’고 생각해본 적이 많다.

 

그리고 무더위의 중심에서는 자연스레 보양식을 찾게 되고 가을이 되면 다양한 종류의 맛있는 과일을 찾게 된다. 음식도 절기별로 패턴이 있어서 당연스레 그 시기에 걸맞는 음식을 먹게 된다. 언제부터 그랬을까? 왜 그렇게 먹었을까?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 하긴 했지만 잘 생각하지 않았던 내용을 저자는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저자는 매월 절기의 풍경을 눈앞에 그려지는 듯이 묘사하며 당시에 먹었던 음식을 소개한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전통풍습과 음식의 유래,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음식의 성분 그리고 음식이 우리 몸속에서 하는 역할을 과학적이지만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선조들의 지혜를 현대 과학의 지식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음식이 현대로 이어져 오면서 변화되는 식문화와 음식에 대한 오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면서 음식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도 한다. 각 장의 마무리는 제철음식으로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어서 철마다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의 가지수를 늘려준다.

 

당연스레 먹었던 음식에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선조들의 지혜가 있었다. 그리고 과학이 숨어 있었다. 과학은 막연히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을 설명해 주는 도구가 된다. 좀더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함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 주는 책이다.

“독일은 앞으로 ‘큰 스웨덴’이 될 것인지 ‘작은 미국’이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 … 이런 화두는 지금의 우리나라에도 적절한 질문이다. p38”

우리나라도 순수하게 경제적 측면과 국익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고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큰 스웨덴 –많은 세금을 통해 복지를 증진하는 국가 형태, 수정된 자본주의다.- 의 형태를 지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정책을 결정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남북이 분단된 아픔은 민족의 분단, 이산가족, 국력의 쇠퇴등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그리고 경제 철학에서도 이러한 아픔과 문제는 발견된다. 북한은 공산주의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자본주의 이외의 것은 적대국을 옹호하는 불온한 철학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어느 나라보다 자본주의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사용되는 나라이다. 심지어 가장 대표적인 자본주의 나라인 미국보다 더욱 그렇다. 그래서 현재 국민 다수가 원하는 ‘큰 스웨덴’보다 ‘작은 미국’의 모습으로 가고 있다.

특별한 지표나 통계자료 없이 ‘큰 스웨덴’의 모습이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 이유는 정치권의 변화 때문이다.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여당과 야당 모두 최근에 내거는 공략이 ‘큰 스웨덴’을 지향하는 쪽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 만틈 국민들의 필요와 열망에 민감한 그룹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과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과의 괴리는 엄청 크지만) 그렇게 볼 때 국민의 다수가 ‘큰 스웨덴’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자본주의 이야기｣ 에 대한 책 이야기보다 경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만 가득 적어 놓은 것 같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자본주의 탄생과 유지 변화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이다. 그리고 그 요인들을 너무나 쉽고 간결하게 그리고 재미있기 기술 하고 있다.

경제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서 세계 경제사에 대한 간략한 이해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자본주의 형성에 기여한 다양한 사건과 에피소드, 그리고 인물들에 대해서 간단하지만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있다.저자 “김민주” 그가 쓴 다른 책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쉽고 정확하고 재미있게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