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잠페리니의 수용소 생활과 종전에 의한 귀향 그리고 그 후의 삶의 역사를 만나게 되었다. 

벅차 오르는 감정때문에 몇 번 이고 책을 덮어야 했다.

생존의 문제는 얼마나 치열한 문제인지

비뚤어진 시각을 지닌 사람들에 의해 자행되는 횡포는 비인간화의 극

을 달리게 하는데

시련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의

등불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는 그것이었다.

 

정작 시련의 시간이 끝난후에도 그림자로 남아 그의 생을 흔들어 놓았

던 상처의 흔적들을 눈물없이 읽을 수 있을까

그 잔혹한 상황들을 열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리라.

 

소수의 귀환자들 그들을 지탱시켜 준 것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보이지

않는 끈이었음을 생각할 때 사랑은 죽음을 뛰어넘는다는 말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아름다운 마음을 만날

수 있었고, 결국 용서의 길을 가게되는 주인공의 응답은 자신이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신께 맹세했던 그 약속을 다시 만났을 때에야

체험한 평화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주인공 루이스 잠페리니는 자유를 되찾은 후에 오히려 과거의 재현이라는

지옥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 경험에서 벗어나고자 '새'라고 불리

던 자에 대하여 복수를 계획하였는데 섭리는 그가 원치 않았던 곳에서

그를 찾아왔다.

 

한눈에 사로잡혀 결혼했던 아내에게서조차  이혼의 위기를 안은 채

이끌려 간 기도회 , 빌리그레함 목사의 기도회에서 그는 잊었던 약속을

신께 드렸던 그 약속을 되살리게 되었다.

 

바로 표류중인 구명정에서 상어떼와 사투하며 "하나님이 저를 구해주면

영원히 섬기겠습니다" 라는 약속을......

순간 그는 지옥같았던 수용소생활에서도 부서지지 않고 살아남은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로 그는 과거의 재현에서 벗어났으며 칼을 내던지고 자신의

삶을 전하는 전도의 삶으로 역전하게 된다.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는 듯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일에도

그는 한 마음이 되어 동반했다.  누구보다도 그들을 잘 이해했기 때문

이다.

 

그를 염려하던 가족들 누구보다도 그는 오랜 삶을 살았다.

자신이 머물렀던 수용소를 통과하는 올림픽의 성화봉송자로,

자신을 괴롭히던 간수들에게 화해의 악수를 내미는 용서의 삶으로

그는 인생이라는 긴 노정에서 진정한 승리를 체험했을 것이다.

 

전쟁이 가져오는 피해는 물적인 것뿐만 아니라 인간성의 황폐화라는

점에서도 사라져야 한다.

이 작품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된  우리 민족의 비극속에 이름없이 희생

되신 선열들의  명복을 빌며, 한국전에  파병되어 생명을 바친 많은

분들께도 깊은 감사와 안식을 비는 간절한 마음이다.

 

'새'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악명높은 자도 그 어머니에게는 염려스러운

아들이라는  또 다른 모습을 보면서 집단주의의 이기심을 벗어난다면

세상은 좀 더 평화스럽고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리가 제비꽃을 밟으면 제비꽃은 우리 발뒤꿈치에 좋은 향기를 남긴다.

  용서는 그 향기와 같다.-  

                                      마크 트웨인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중에서 옮김

 

지난 밤  무심히 열고 바라본 밤하늘에 달님이 얼굴을 꼭 반만 드러내고 있었다.

 지구별 어느 쪽에서는 폭탄테러로 생명의 빛이 스러져가고 있는데

 그 만큼 사라지는 빛속에서 저 달님도 빛을 잃었을까

 

 저마다 소중히 여기는 종교나 이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본질을 살기 보다

 적대적인 관계에서 파멸로 치닫는 이 비극에는 미움이 있을 뿐 , 용서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의 삶안에서

 내 자신과의 관계에서부터 시작하여

 용서할 것을 찾아 실천해보아야 겠다.

 

 부족함에 대하여

 실수에 대하여

 게으르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에 대하여

 

이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한데는 저명인사의 비중있는 소개와 더불어 세계적인 미디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감동어린 찬사가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그 찬사는  주인공인 [루이스 잠페리니]뿐 아니라 그의 놀라운 이야기를 책으로 내어놓게 한 힐렌브랜드라는 작가를 향한 경이로움을 부각시켰다.

 

 미국으로 이민온 이탈리아인을 부모님으로하여 1917년 뉴욕에서 태어난  주인공 루이스 잠페리니에게는 위로는 형과 아래로 누이동생이 있었다.   모범적인 형과는 대조적으로

어린시절 주인공 루이스 잠페리니는 실로 악동으로 불릴만큼 기이한 행적을 보였다.

한계에 도전하는 것을 신나하는 루이스는 길들일 수 없는 아이였다. (30쪽)

벌을 준 선생님의 자동차 타이어를 이쑤시개로 마구찔러 바람을 빼버리고, 이웃집의 커피주전자에서 튜브를 뜯어내 훔친 뒤, 후추나무 열매를 입에 마구 집어넣고 튜브를 통해 뱉어 뛰어다니는 동네 여자아이들을 맞혔다. (32쪽)  그런 한편 그는 대담하고 좌절을 생각할 수 없는 낙천주의적  특징이 드러났다고 하는데 이 점이 그의 생애에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했으리라고 생각되었다.

우여곡절끝에 육상선수가 된 루이스는 1936년 베를린 올핌픽 5,000미터 경기에서  간발의 차이로 8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경주에서 겪었던 심리적 과정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었는데  그가 차지한 승리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당시 상황은 이렇게 묘사되었다.

"그는 지쳤었고  멀리 앞서 가고 있는 핀란드 선수들의 모습이 점점 작아졌다.  따라잡기엔 너무 멀었다.  그는 몇 년 전 침대에 앉아 형 피트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순간의 고통을 참으면 평생의 영광이 온다는 말이었다.  루이스는 생각했다. 가자!

............ 훗날 루이스는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온몸은 불타는 듯 했고 마지막 힘을 짜내 결승선에 몸을 던졌다.  루이스는 마지막 바퀴의 45미터에서 분발한 덕에 자신의 최고 기록을 8초 이상 단축했다." (77-78쪽)

 

1권의 296쪽까지의 방대한 내용을 통해

 그의 어린시절과 육상선수생활, 올림픽출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전쟁들의 시작으로 그는 육군항공단의 일원이 되고 그가 어떻게 표류하게 되었으며 46일간을 버티면서 상어와 죽음과의 사투가 이어졌으며 끝내는 일본군의  포로가 되면서 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생동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때로는 너무나도 상세하거나  다소 장황한듯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손에서 내려놓기 힘들 정도로 감동과 흥미를 함께 안겨주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제2권을 보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