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노서원이 내놓은 102쪽의 이 작은 책자는 헨리 나우웬의 저서이다.
서언을 통하여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사역자를 조명하고 있다.
-예수님의 치유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예수님의 붙드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10쪽 참조
동시에 그는 묻는다.
그러면 사역자들의 영적인 자원은 무엇인가?
사역자들이 경이감과 기쁨과 감사와 찬양의 마음을 늘 유지하면서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며 상담하며 예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는
사역과 영성을, 섬김과 기도를 분리하려는 유혹을 전제로 하여 어떻게 섬김이
기도이며 기도가 섬김인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좋은 방법은
사역을 ‘기억’으로 사역자를 ‘예수님’을 생각하게 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
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따라서 헨리 나우웬의 이 책에서 ‘기억한다’는
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어쩌면 이 책 전체의 키워드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
아브라함 조슈에 헤셀(Abraham Joshua Heschel)은
“성경이 요구하는 많은 것들이 ‘기억한다’는 이 한 마디 말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닐스 달 (Nihls Dahl)은 초대 기독교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도들이 공동체를 세우는 일
외에 공동체에 대한 그들의 첫 번째 임무는 그들이 받은 그래서 이미 알고 있거나 마땅히
알아야 하는 것들을 신실하게 기억나게 해주는 일이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억’을 중요시 하는 의미를 전제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사역을 ‘기억’이라는 맥락에서 보는 것으로
사역자를 ‘생각나게 하는 사람’으로 보며
우리가 가진 영적인 자원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서론에서 인용하는 엘리 비젤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강제수용소에서 살아 귀환해 온 후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고향인 헝가리 시게의 주민들이 그들의 기억 속에서 유대인들을
지워 버렸다는 사실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죄악을 망각하는 것이 우리가 죄를 짓는 그 자체보다 더 큰 죄임을
암시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
‘잊혀진 것은 치유 받을 수도 없고 쉽게 치유 받을 수 없는 것은 더 큰 악의 원인이
되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15쪽 |
그 때문에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na)는 말했다.
|
“과거를 잊어버리는 자는 그것을 되풀이하고 만다” 15쪽 |
첫째, 예수님의 치유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인 사역자가 우리의 상처 입은 과거를
치유함으로써 어떻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 줄 수 있는가를 상처, 치유, 치유자의 세 영역
으로 나누어 본다.
고통, 바로 기억에 의한 고통, 치유를 필요로 하는 상처 입은 고통들을 어떻게 하면
좋은가? 대부분 좋지 않은 기억에 대해 잊어버리고자 하는 반응은 적절한가!
저자는 이에 대해
|
과거를 잊어버리는 일은 우리의 가장 친밀한 선생이 우리의 적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
라고 지적한다. 21쪽 나아가 우리의 마음을 바꾸고 회개하는 가운데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치유’
상처 입은 기억들은 치유가 가능하도록 먼저 망각의 구석에서 기억들을 끄집어
내고 그런 기억들을 우리 삶의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상기함으로 치유될 수 있다.
때문에 기억을 돕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억시켜 주어야 하는 사람들의 행동과
그 삶에 대한 역동적인 이해, 곧 고통스런 기억들을 거부하는 많은 정신적인 세력
들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해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23쪽
CPE(Clinical Pastoral Education예비 목회자들을 위한 병원이나 기관에서의
임상훈련 교유) 운동은 바로 이런 역동적 이해를 주장하면서 “살아 있는 인간
기록을 통한 신학“을 제안했다.
우리 인간이 겪는 상처가 하느님이 직접 겪는 고통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바로 치유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것은
우리의 작은 고통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이 겪으시는 엄청난 고통에 대한
이야기와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밝히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즉 예수님은 우리의 고통들을 모든 인류의 고통, 자신이 짊어지셔서 새롭게 바꾸신
고통과 연결하시므로 치유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고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를 고난 받는 종의 역사와 연결함으로써 우리의 인생 가운데서
하느님의 역사를 찾아내는 끊임없는 기회로 전환하게 된다.
아주 구체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을 도우려면 모든 병들과 슬퍼하며 정신적, 육체적
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 가난과 억압에서 고통 받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느님의 구원 사업의 한 부분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이며 이런 통찰과 경험을 통한
치유는 아주 정확하다는 것이다.
‘치유자’
사목자는 인간 역사 가운데 행하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일을 생각나게 하는 자로,
그리스도 안에서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도록 불림을 받았다고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는 이 질문이 행함으로서가
아니라 (doing)존재(being) 에 대한 질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과 혼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요구하는
첫 번째 계명이 참으로 첫째라는 사실을 진실로 믿는지를..... 33쪽
하느님을 향한 이런 무조건적이고 전적인 사랑이 우리의 이웃을 돌보도록 인도
한다는 것, 그리고 일단 우리의 삶이 그분과 연결되어 있으면 우리는 그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며, 그를 찬양할 것이며 그이 위대한 일들을 선포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반응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우리가 사역하는 사람들의 절실한 필요에 맞추기
위해서 훈련과 체계화가 필요하며 이런 반응은 생생하게 하느님을 경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관점을 보면
사역자를 예수님의 붙드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으로 이야기할 때는
-우리는 부재와 현존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속에서 서로를 붙드러 준다는 것
-붙들어 주는 사역은 창조적으로 부재할 것을 요구한다는 것
-창조적인 부재는 사역자들에게 기도속에서 하느님과 친밀감알 발전시키도록 하며
그 친밀감을 그들의 전체 사역의 근원으로 삼도록 도전한다는것이다.
세 번째 관점인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에서 강조점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은 우리의 의식적, 무의식적 기억 위에 세워져 있다.
-현재의 안락함이라는 거짓된 망상을 벗겨 내고 본래의 비전을 기억 나게 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끊임없이 묵상하는 일을 통해 이 비전이 우리의 살과 피가 된다
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저자는 목자로서 사역자는 과거의 기억을 치유하고
현재의 삶을 지탱해주며 선지자로서 미래를 안내해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선포하는 사역자가 될 것을 상기시킨다.
쉽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신앙안에서 다른 이들을 이끄는 사람들은 바로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가진 기억에서부터 치유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접하며
지워버리고 잊어버리려한 기억들을 만나야 하는 작업은 심리 사회적 접근방법
들에서도 같은 맥락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