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머릿 속 골리앗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저는 무교인지라 성서에 나오는 골리앗은 그냥 이리저리 주워들은 대략의 내용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골리앗은 구약성서 <사무엘 상> 17장에 나오는 불레셋군(軍:펠리시테군)의 장군입니다. 강국 불레셋은 힘센 장사이며 백전노장인 그를 앞세워 이스라엘을 침공하였습니다. 이때 사울 왕국의 이스라엘측 양치기 소년인 다윗이 맨손으로 골리앗과의 1대 1의 단판싸움에 나서, 물맷돌을 던져 그의 이마에 적중시킴으로써 그를 쓰러뜨리고 승리합니다. 골리앗은 키가 약 2.9m나 되는 거인으로 전해지고요. 다윗과의 싸움은 옛날부터 회화·조각·동화 등의 소재로 많이 다루어져 종교를 떠나 다윗과 골리앗에 대한 이야기는 저처럼 얼핏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 같습니다.

책 표지의 골리앗은 우리가 알던 무시무시한 거인 전사라기 보다는 그냥 왠지 순하디 순한 옆집 아저씨의 포스를 풍기고 있네요.

이 책은 우리가 이미지화 시켰던 영웅 다윗이 쓰러트린 무시무시한 거인 전사 골리앗이 아닌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에서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이 등장하기 전까지 골리앗이 크다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달빛에 비친 조약돌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감수성이 풍부한 그의 모습만 알 수 있지요. 전투는 커녕 순찰보다는 행정업무를 하기를 더 기꺼워하고 의미없는 싸움을 싫어합니다. 이 순하디 순한 골리앗은 단지 덩치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이스라엘인들에게 위협을 주는 임무를 떠 안게 됩니다.

왕의 전언이 담긴 내용을 그대로 읽고 정신이 어벙벙해 진 골리앗은 급기야 기절까지 합니다.

이 부분에서 골리앗이 얼마나 마음 약하고 여린 사람이었는지 드러나네요.

골리앗은 마냥 순해빠지기만 한 게 아니라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걸 들어주는 사람은 없네요.

단지 골리앗이 덩치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이 역할을 무척이나 잘 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의 뻔뻔함에 화가 날 정도입니다.

아니라고 말해도 들어주지 않는 상관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커다란 덩치를 가졌지만 마음 여린 이 아저씨는 전장의 골짜기에 쓸쓸히 자리를 지키게 됩니다. 매일 같이 똑같은 마음에도 없는 내용을 읽어가면서요. 그때의 골리앗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아홉살 난 방패지기와 골리앗의 모습이 씁쓸함을 넘어서 슬프기까지 합니다.

앞에서 장군이라는 사람이 두 명만 희생시키면 전쟁을 승리할 수 있다는 장군과 왕의 대화를 먼저 읽었기 때문이죠.

결국 골리앗은 성경에서 처럼 소년 다윗에게 돌을 맞아 쓰러지고 그 모습을 본 방패지기 어린 소년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뛰어가는 거 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방패지기 어린 소년의 뜀박질이 도망이 아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모습으로 전 보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스라엘의 작은 영웅 다윗이 아닌 블라셋의 골리앗의 시점으로 바라본 이야기는 너무나 슬프네요.

톰 골드의 일러스트의 단조로운 색체와 표현법이 더욱더 이야기를 부각시킵니다.

당연하다고 느껴졌던 이야기나 사실들을 좀 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면 좀 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위 도서는 이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제목을 접하자마자 오랜 고전동화인 [왕자와 거지]가 생각 났습니다.

거지가 왕자가 되어버려 제목이 [가짜 왕자]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판타지 장르에다가 역사 판타지 소설이라는 사실에 더욱 흥미가 갔습니다. 영화화 발표까지 났다는 데 판타지 장르 영화는 거의 보는 저이기에 영화화 되기 전에 원작을 먼저 읽었습니다.

 

​"넌 내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해. 잘 해낸다면 자유를 스스로 얻게 될 것이다."

코너가 덧붙였다.

"그렇지 않으면 불쌍하게도 남은 인생을 계속 내 하인으로 지내게 될 것이다."

"나는 단 한 순간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굽실거리지는 않습니다."

나는 말했다.

-P.15

 

"조금만 더 참아, 세이지. 인내는 통치자의 미덕이다."

그것이야말로 왜 코너가 우리를 데려가고 있는지를 알게 만든 첫 번째 단서였다. 우리는 모두 끔찍한 위험에 내던져진 것이었다.

-P.27

 

"만약 경이 나를 이와 같은 사기에 이용하려고 한다면 나는 계속해서 싸울 것입니다. 경이 원하는 것은 왕자가 아니라 꼭두각시입니다. 경은 이 계획을 비밀리에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왜? 아마 스스로 왕위에 앉을 수 없을 것이기에 그 뒤편에서 섭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입니다. 로덴을 왕위에 앉히시지요. 로덴은 기꺼이 경이 이끄는 대로 행복하게 따를 것이며, 그가 다음에 해야 할 말들을 준비시키며 그를 키워낼 수 있습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코너가 말했다.

"목소리를 낮춰. 나는 통치할 의도가 전혀 없다. 물론 두 주가 끝난 다음 너희들 중 누구도 혼자서 왕위를이어받아 통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조언자로서 너희를 이끌기 위해 함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너희를 보호하고 비밀을 지키기 위함이다. 만일 혼자서 통치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너희 중 그 누군가가 내게 부여하는 역량에 맞추어 봉사하게 될 것이다."

코너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난 너를 달과 별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밝은 카르씨아의 태양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너는 왕위를 얻게 될 것이고, 일촉즉발 전쟁의 상황에서 너의 조국을 구해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세이지, 어찌 이 기회를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문쪽을 향해 일어서면서 말했다.

"카르씨아는 나의 조국이 아닙니다. 솔직히 나는 아베니아가 카르씨아를 정복했으면 합니다."

-P.82~83

 

"내가 널 잘못 본 것 같군. 난 네가 훨씬 멋진 싸움꾼이라 생각했거든."

"무엇을 위해 싸운단 말인가요? 에크베르트 왕실과 마찬가지로 어느 날 스스로를 죽게만들 특권을 위해? 만약 코너가 원하는 것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결코 왕자와 같이 느낄 수는 없어요. 그저 왕자의 역할을 맡아 할 수 있을 뿐이지. 내 삶의 나머지를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채우게 되는 것이라고요."

모트 역시 자신의 칼을 내렸다.

"그렇다면 너의 정체는 뭐냐? 넌 겉으로 강한 척하고 있어. 하지만 난 네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알아. 넌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척하지만 라테이머가 떨어졌을 때 너의 반응을 잊을 수가 없어. 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베니아의 가족들에게서 달아난 척하지만, 그들에 대해 네가 말할 때 너의 어조를 들었어. 난 네가 주장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을 증오한다고 생각지 않아. 넌 지금 이미 배우야, 세이지. 코나가 원하는 것은 다만 네가 너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카르씨아를 위해 연기하는 것이야."

모트는 내 자신이 아는 것보다 한층 더 진실에 가깝게 육박해 왔다.

나는 나의 두려움에 관해 혹은 라테이머에 대해, 특히나 내 가족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P.90

 

로덴이 물었다.

"네 계획은 뭐였는데?"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다음 한 주를 살아남는 것, 그게 내 모든 계획이었지."

-P.100

 

무표정한 얼굴로 나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경은 거짓말에 지치지도 않나요? 저는 지쳤습니다."

코너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세이지, 그것만 아니라면 나는 너를 선택할 것이다. 네가 결코 지치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이 한 가지가 있다. 네가 앞으로 남은 생애 동안 지켜야 할 것. 그것은 거짓말이다. 내가 선택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자신의 가슴 깊이 묻어두어야만 한다. 그는 진정으로 자신이 왕임을 믿어야 하며, ,자신의 이름도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야론이란 이름에만 대답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거짓말을 철석같이 믿어야 하며, 그 어머니가 나타나그를 불러도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녀의 아들을 잃은 것은 유감이라고, 아들은 없다고. 자기는 에크베르트와 에린의 아들이라고 말해야 한다. 내가 선택하는 사람은 결코 있지도 않았던 왕실의 교육에 관한 기억들을 회상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매일매일 삶의 나머지 기간 동안 ㅈ잘 해 나가야 한다. 그곳에 그를 있게 만든 그 거짓말을 결코 후회해서는 안 된다."

-P.295~296 

 

카이씨아 왕국 북쪽 끝에 자리 잡으 테벨디 부인의 고아원에서 살아가고 있는 말썽쟁이 고아 소년 세이지는 어느 날 도둑질을 하던 중 카이씨아 왕국의 20명의 대신들 중 한 사람인 코너 경을 만나 그의 강압에 끌려가게 됩니다. 코너 경에게는 세이지 말고도 또 다른 소년들인 로덴과 토비아스가 있었는데 이들을 데리고 비밀교육을 거쳐 4년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 왕족들이 다 죽은 현재 카이씨아 왕국의 왕위계승 1순위인 야론 왕자로 속이고 왕이 되게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명 뿐인 왕자가 되기 위해 이들 소년 3명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필연적으로 서로 경쟁하게 됩니다.   

까칠하고 적을 많이 만들지만 명석한 주인공 세이지와 똑똑하지만 얌체같은 노력파 토비아스, 우직하고 천상 검사, 기사인 로덴까지 과연 이들 중 왕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건 누구일까요. 한 명이 자리를 차지한다면 다른 두 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과연 코너 경의 가짜 왕자 작전은 먹혀 들어갈 수 있을까요. 끝은 어떻게 될까 궁금증을 가득 안고 읽게 됩니다.

 

[가짜 왕자]는 권력의 중심인 왕자, 그 끝은 카이씨아 왕국의 왕이 되기 위해 죽은 왕자를 대신할 가짜 왕자를 만들려는 코너 경의 계획과그 교육 과정에서 겪게 되는 과정을 담은 소설입니다. 물론 그 안에 '설마?', '혹시?', '정말?' 하는 반전도 숨겨져 있습니다.

분량이 만만치 않지만 결말을 보기 위해 멈추지 못하고 읽다보면 금방 끝나버린 기분입니다.

앞으로 이 건방지면서도 결코 자신을 굽히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융통성을 발휘할 줄도 아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세이지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카이씨아의 왕 3부작"의 첫 번째 책이라는 데 다른 두 번째, 세 번째 책도 얼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위 도서는 상상의 힘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참 좋은 당신과의 두 번째 만남을 가진지 얼마 안 지난 거 같은데 벌써 세 번째 만남입니다.

첫 번째도, 두 번쨰도 참 좋은 당신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어떨런지 기대되었습니다. 송정림 작가님이 들려주는 참 좋은 당신과의 만남에 푹 빠져 만남을 기대하는 1인 입니다.

따뜻한 만남의 이야기들과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들을 기대하면 책을 읽었습니다.

 

육체든 정신이든 아름답게 늙어가기는 참 힘든 일입니다.

정신에는 쓸데없는 욕심과 아집의 지방질이 자꾸 생겨나고, 육체에도 자꾸 지방질이 붙어 갑니다.

그래서 멋있게 늙어가고 싶습니다. 아버지처럼.

p.50 멋있게 늙고 싶다 中

 

​'말 없는 충고' 中에서 아버지와 언니의 일화를 읽으며 문득 저의 추억도 생각났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집 떠나 살면서 고3 예비고시를 앞두고 영화관에서 나오다 치과에서 나오던 아버지와 마주쳤다는 언니의 일화는 저의 일화와 비슷했습니다. 때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식기 전이었습니다. 한창 공부를 해야할 고딩시절,  k리그를 사랑해 달라는 태극전사 오빠(?)들의 염원을 가슴 깊히 세기며 야자를 땡땡이 치고 월드컵 경기장으로 k리그를 친구들과 구경갔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 자리를 찾으며 내려가고 있는데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낯익은 얼굴이 이었습니다. 평소 체육인(?)을 자처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도 친구분들과 k리그를 보러 오신거였죠. 야자를 땡땡이 치고 온거라 뜨끔했는데 아버지께서 웃으시며 친구들과 경기 잘 보고 맛있는 거 사먹으러고 용돈을 주셨습니다. 혼내는 대신 친구들 앞에서 어깨가 으쓱 해 질 정도로 다정하게 용돈을 주시던 아버지와의 일화는 두고두고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나는 사람을 혼내거나 충고하는 방법이 매질이나 체벌,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오히려 말없이 믿고 사랑 해주는 것입니다.

어머니에게서 나는 단 한 번도 혼나본 적이 없지만 돌아보면 늘 어머니에게 혼나왔던 것 같습니다.

지켜봐주고 믿어주는 마음은 회초리보다 더 따끔한 벌입니다.

P.76~77 내가 준 셈 치겠다 中

 

서점 앞을 지나가다가 대형 글판에 쓰인 글을 봤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나에게 온 인생의 무거운 짐, 그러나 가장 행복한 인생의 덤, 그것은 가족입니다.

P.103 그 사람이 내게 온다는 건 中

 

창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넌 그걸 잊어서는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야.넌 네 장미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관계라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한번 맺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내가 물을 주고, 내가 햇볕도 쏘여주고,

내가 비료도 주면서 끝까지 동행하는 것.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P.105~106 네 장미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中

 

마음에는 메아리가 있습니다.

그를 기쁘게 해주면 다시 그 기쁨이 돌아와서 내가 기쁘고, 그를 언짢게 하면 언짢음이 메아리가 돼서 돌아와 나 자신도 언짢게 됩니다. 내 즐거운 말 한마디, 내 반가운 표정 하나가 나에게 그대로 '반사'되어 돌아온다는 사실, 잘 기억하고 싶습니다.

P.193 내 이웃집 남편 中

 

​책을 읽는 내내 울고 웃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슬픈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휴지를 껴안고 책을 읽었습니다.

역시나 송정림 작가님이 들려주신 참 좋은 당신과의 만남은 실망 따위는 없습니다. 참 좋은 당신은 내가 될 수도 있고,  네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될 수도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가슴 따뜻하게 엮은 작가님과 출판사에게 참 감사했습니다.

올 한 해 사람으로 인해 많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마음이 사람에게 지쳐 춥고 힘들었는데 이 책과의 만남으로 인해 그래, 아직도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아~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있는 이 세상은 여전히 살만 하잖아, 하면서 위안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혹시 저처럼 사람에게 상처받고 지쳐 있는 분이 계신다면 꼭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위 도서는 나무생각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