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우주의 모습으로 첫 시선을 사로잡은 이 책은 우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던 내게 또 다른 우주의 매력을 알려주었다.
딱딱한 과학상식이 아닌 이야기 속의 과학(science in fiction)으로 학습의 과정보다는 스스로 열중해 빠져드는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신화 이카로스를 미래의 관점에서 재탄생시킨 이야기로,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우주의 광활함과 신비의 베일에 쌓인 블랙홀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가는 이러한 신비함을 위해 화려한 우주의 사진과 검은 블랙홀만 책속에 등장 시킨다.
나머지 등장인물과 상황은 독자의 머릿속에 재각각 그려지도록 의도하고 있다.
처음엔 막연한 사진의 연속이 과연 이 책의 매력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까 망설여졌는데..
한장 한장 읽어 나갈 수록 작가의 세심한 의도와 과학을 사랑하고 자연스럽게 알아가길 바라는 맘을 읽을 수 있었다.
블랙홀을 향해 날아간 이카로스...책 뒷편에 그리스신화 이카로스에 대한 내용이 재미나게 수록되어있다.
재주많은 발명가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로스...아빠와 똑같이 타고난 능력을 가진 이카로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모험심과 한계를 직접 몸으로 느껴보고 싶어 하다가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 슬픈이야기 입니다.
작가는 이런 모험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심이 강한 이카로스를 책 속 주인공으로 등장 시킵니다.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 프록시마별 탐사의 의무를 갖고 우주여행을 하는 탐사선 프록시마호...
프록시마별은 지구에서 무려 40조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주선 프록시마호가 제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한 사람의 일생 안에 도착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임무는 이카로스의 증조할아버지에서 시작하여 그의 후손에게 이어졌고, 또 그 후손의 후손, 후손의 후손의 후손, 후손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에게 차례로 대물림될 예정이었습니다.
대대로 우주선 안에서 살아온 이 가족은 총 다섯 세대가 지난 후에야 우주선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운명이었지요.
이카로스는 처음 임무를 맡았던 증조할아버지의 3대 후손으로 14살 소년입니다.
자신이 이 우주선 안에서 늙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된 이카로스...
이런 자신의 운명에 만족할 수 없었던 이카로스는 정체불명의 블랙홀이 나타난 어느날 자신이 설계한 런어바웃을 타고 우주선 밖으로 비행을 합니다.
블랙홀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아는 아버지는 자신을 뿌리치고 비행에 나간 아들을 애처로워 합니다.
이카로스는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그 안으로 한번 빨려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블랙홀 주변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잠시 블랙홀을 비행한 시간이 수천년이란 세월이 지나간것을 비로서 알게 된 이카로스..
자신을 애타게 찾던 아버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발달된 문명의 이기와 <프록시마 항성 간 고속도로>라는 자신의 선조들이 개척한 우주항로를 보게 됩니다.
이카로스의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과 모험심은 우주와 과학의 신비를 풀기위해서는 높이 살 만 하지만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한 채 소형 우주선을 타고 블랙홀을 향해 날아간 것은 자신의 선택을 통해서 지금 곁의 제일 소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안겨줍니다.
스토리의 구성도 탄탄했지만 무엇보다 책의 이해를 위해 세심하게 수록된 작가의 의도와 참고자료는 난해하고 어렵기만 하던 우주에 대해서 호기심과 동경을 불러일으켜 주었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에서 찍은 우주의 사진은 어린 아이들에게도 우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과학의 원리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아가고 싶게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제 아들 녀석이 아직 어려서 이 책을 보고 마냥 별이야 이쁘다 반짝반짝이라고 말하지만
나중에는 책 속 이야기를 통해서 블랙홀에 대해...그리고 막연하게 다가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도 흥미를 갖을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 또한 이 이론들을 자연스레 피부에 닿는 이불처럼 읽는 동안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이론은 머릿속 뇌리에 쏙쏙 박혀서 우주의 프록시마별처럼 지금도 빛나고 있습니다.
제 아들 녀석의 머릿속에도 프록시마별이 이 책을 통해서 생기겠죠.
별똥 유누별: 반짝반짝 빛나는 빛의 세계로...별을 만들어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