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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를 고생시키지 않을 인생 습관>

나는 자기계발서라면 결코 내 돈을 주고 사 본 적이 없다. 이 책도 분명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일거리’처럼 주어지지 않았더라면 구입은커녕 서점에 전시되어 있는 책을 보고 냉소하며 지나갔을 것이다. 자기계발서에서 하는 말은 언제나 같다. 노력하라, 인내하라, 숙고하라, 방향을 잘 잡아라, 마음을 잘 다스려라, 항상 준비하라. 일생을 통틀어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아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자기계발서에서는 이런 당연한 진리를 아무도 모르는 비밀 이야기해 주듯이 속삭인다. 여러 가지 성공사례들을 양념처럼 버무려서, 너도 이렇게 성공할 수 있다고.

그런데 사실은 자기계발서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사람은 의외로 별로 없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계발서에 적힌 대로 사는 줄로만 알았다. 아니, 지금 한국의 청년들은 자기계발서 없이도, 자기계발서의 ‘성공한 사람들’이 노력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그런 청년들과 동급이라고 여겼다.

분명 처음에는 비판적인 읽기를 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비난에 가까웠던 읽기였다. ‘이걸 누가 몰라? 몰라서 실천하지 않는 게 아니고, 실천하는 데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이 사람들은 이미 성공한 사람들인데, 내가 읽는 게 의미가 있나?’ 도중에 책 읽기를 그만두고자 생각했던 적도 많았다. 어차피 비슷한 내용들의,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 나열에 그칠 텐데 더 읽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던 와중에 캐나다 유학 박람회를 다녀올 일이 있었다. 유학 후 이민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박람회를 통해 입학할 학교를 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요량에서였다. 어느 정도 수준의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막상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열패감이 떠올랐다. 지난했던 나의 노력의 순간들이 눈발처럼 흩날려 바닥에 닿는 순간 녹듯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회의감과 자괴감, 좌절감이 내 사고를 온통 뒤덮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당장 ‘일거리’처럼 읽어야 할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성공한 사람들의 빛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열등감이 넘쳐 흘러서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찢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쉽사리 펼치지 못하고 목차만 뒤적였다.

마침 읽어야 할 꼭지가 <10, 내면의 심지를 붙들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였다.

어차피 인내하라, 마음을 다스려라, 이런 뻔한 얘기나 하겠지, 하는 냉소적인 생각이 여전히 가시진 않았지만,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책에서 나는 의외의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물론 이전과 같은 설교적 이야기들 일색인 것은 달라지지 않았었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하게도, 마음을 어지럽히던 열등감과 좌절감들이 사그라들었고 온전히 책 내용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이 책만이 가지는 흡인력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다른 자기계발서 비교군이 나에게 없기 때문에, 다른 것에 비해 이게 낫다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이 중국에서 200만 부가 팔릴 만큼 어떤 매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매력을 나는 나의 삶에 큰 좌절감이 찾아왔을 때 느끼게 되었던 것뿐이다.

이 <인생 습관>은 과장하지 않는다. 현상을 담담하게 설명하고 선명하게 길을 제시한다. 이렇게 살지 않으면 실패할거라는 협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어루만지듯이 대화하며 다가온다. 그렇기에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도 쉽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책이 되는 것 같다.

일일신 우일신日日新又日新, 매일 새롭고 또 새롭다는 뜻으로, 나의 길지 않은 인생을 관통하는 말이다. 매일 발전하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를 나타내는데 이 글귀를 마음에 새기며,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의 일상을 맞이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바쁜 일상에 지쳐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은 공교롭게도 우울감과 좌절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과 함께 온다. 하지만 이 <인생 습관>이라는 책이 나를 우울과 좌절의 깊은 구멍에서 건져주었다.

여전히 고루하고 진부한 성공사례들을 나열하며 성공하고자 하면 이렇게 행동하라고 속삭이는 책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친 마음을 달래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함께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일침만 가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실천적이고 따뜻한 힐링 서적이다. 일상을 노력하며 살아가라는 말로 채찍만 휘두르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놓지 말라,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라, 등과 같은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역시 다분히 정감있게 전달한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있겠지만, <내일의 나를 고생시키지 않을 인생 습관>은 누구나 습관처럼 힘들 때마다,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혹은 자기 자신을 단련시키고 싶을 때마다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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