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심리코칭!
매들린 러빈 지음 / 김소정 옮김
10대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필독서라고 하는 이 책.
아직 미국에 가 보지 못한 나로써는 영화나 미드에 등장하는 가정을 보며
자기 개성이 강해서 아이들과 나의 삶은 별개라고 외칠 것만 같았던 미국의 부모들.
우리네 생각보다는 조금 더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하며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서
조금은 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아동 심리 전문가인 매들린 러빈 박사가 들려주는 이 책의 내용을 읽고
미국의 부모들도 한국의 부모들도 모두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나 따위'는 없이 '너를 위해'서만 살아가는
우리네 부모들의 모습들.
주말도 없이 아이들의 일과를 쫓아 다니며 수행비서 역할을 해 내는 부모님들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존경도 배려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음에 와 닿았던 한 예시!
「학교에서 카드나 혹은 카네이션을 만들어 보내는 시기를 지나버린 다 큰 아이들은
스스로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선물은 커녕 카네이션이나 카드 따위를
더 이상 선물하지 않는다. 간혹 선물하더라도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 내민다.
엄마들이 받는 고통은 실제적이고 아주 크지만 사실 당연한 결과이다. 엄마로 살기 위해
자신의 삶과 흥미와 우정과 직업을 모두 버리고 아이 옆에 앉아 아이를 감시하거나
숙제를 도우며 밤을 지새우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부부가 함께 주말여행을 가거나
가족 여행을 가는 대신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과외를 하느라 모든 경비를 썼다.
세상은 아이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가족을 돌보고 지원할 의무가 있는 어른의 욕구는
열두 살짜리의 축구 시합보다, 열여섯 살짜리의 수학 시험보다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심어준 사람은 엄마인 당신이다.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는
가족의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는 아이인 자신에게 써야지
어른인 부모에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물론 내 아이를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또 말한다.
우리 아이가 특별했으면 하는 욕망은 부모인 자신이 특별해지고 싶다는
욕망의 결과물이자 부산물일 수 있다. 내 아이가 우등생이 되면
내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좋은 아이이기 때문에
나는 좋은 부모다 라는 생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의 답안지를 대신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뒤로 물러나
아이가 답안지를 써내려가는 것을 지켜보는 목격자로 살아야 함을 알려준다. 답안지를 채우느라
낑낑대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혹은 답답해서 내가 대신 답지를 채워준다면 내 품에서 벗어나
스스로 잘못과 실수를 바로잡아야 할 때 아이는 그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 것이다.
나는 지금 초등학교 3학년, 그리고 6살 남매의 엄마이자 전업주부이다.
한 때 나도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고 꽤나 전문적인 일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면서 '살림하는 아줌마'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나는 나름 열심히 육아를 한다고 생각했다.
학원을 전전하는 여느 아이들과 달리 내가 가르쳐보겠노라며 집에서 문제집을 풀게하고
책을 골라주고 아이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주말이면 아이들을 위해 체험학습을 시킨다며
여기저기 다녔다. 그리고는 하루를 마무리 할 때면 지칠대로 지쳐서 아이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짜증을 내며 또 하루를 마감한다.
속으로는 "난 너희들을 위해 희생하고 있노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내 생각을 그대로 읽어내듯 쓰여진 책을 보며 나는 생각에 잠긴다.
내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야 함을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항상 과제에 직면하면 나도 모르게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내가 해결해 주고야 말았던 나. 또한 내가 가진 생각과 고정관념을 어느샌가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나 자신도 깨닫는다.
그러면서 아이에게는 창의성을 요구하고 있는 모순적인 나!
아이들에게는 전지전능하게 모든 걸 해결해주는 엄마가 최고의 엄마가 아니라
함께 의논하고 함께 달리고 함께 쉴 수 있는 진정한 조력자로써 함께 하는 엄마가
진정한 엄마의 모습일것이다. 나도 이젠 진짜 엄마가 되어보려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