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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진관..
제목이 참 정겹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풍경..

그곳은 그의 아버지 손때가 묻은 장소, 그가 아버지를 그리듯 지켜온 장소,
그의 친구들이 들르는 장소, 그리고 그의 마지막이 깃든 장소이다.
그렇게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시자 그 꿈 많던 청년 용준은 모든걸
접고 아버지를 간호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그 사진관을 지키고 서있다.
사랑이란 감정도 생기기 전에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들이 생기고 이제는 자신이 아버지가
된다. 그렇게 십칠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아마도 그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그저 옆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크게 위안이 되고
의지할수 있는 존재였을 것이다.

아버지..
김정현이라는 작가는 이전에도 <아버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리고 이번에 <고향 사진관>을 통해 또다시 우리에게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수 있도록 만들어주는거 같다.
사실 이책을 보면서 작가가 왜 이토록 용준이라는 친구를 아주 긍정적인 측면으로 이끌어내는가란
의문을 가졌었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남들처럼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것도 아니고 단지 소위 말하는 효자,
효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걸까? 그리고 실제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와있는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아버지란 존재를 이야기하기 위함이 아닌 단지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돌보는 용준에 관한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지 궁금했었다.
그러나 곧 그 의문은 풀렸던거 같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와있진 않았지만 그의 아버지는 항상 용준의 버팀목이었고
남들처럼 업종을 바꾸거나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의 가게를 가질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용준은
고향 사진관을 지켜온 것이다.
젊은시절 누구보다 똑똑했고 누구보다 꿈과 열정이 있었던 청년이 하루 아침에 모든걸 접을수 있다라
는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날,,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보여주시고 떠나시는 아버지를 보며 비록
오랜시간 한번도 일어나신적 없이 알고는 계신지 듣고는 계신지도 모를 아버지였지만 그 존재는
그에게 아버지 그 이상의 의미였을 것이다.
그리고 끝내 자신도 간암이라는 병에 걸려 어머니를 두고 부인을 두고 자식을 두고 가야하는 아버지가
되었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원하던 길을 가보지도 못하고 젊은 시절 가졌던 꿈 한번 펼치지 못하고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들을 두고 떠나야하는 그 순간 어찌 가슴이 아프지 않을수가 있을까?
그의 어머니가 그는 마음의 병이 깊었다며 한탄하시는 모습에 그리고 마지막에 "고생이 많았네"
"집이나 한번 둘러보게나"-263쪽 하며 멀리 떠나는 그에게 건네시는 어머니의 말씀에. 그리고
그의 영구차가 사진관을 지날때 그제서야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며 펄쩍펄쩍 뛰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그것을 생각하는 지금도 눈물이 난다.
단지, 감동적이다 슬프다라는 것이 아닌 좀 더 내 가족에 대해서 내 부모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
하고 지금 내 곁에 계셔주시는 부모님께 더욱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게 해주었던 고마운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