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생각지도 못한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이 책을 보는 내내 무척이나 행복했다.
그동안 책우울증과 그로 인한 회의감에 빠져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나에게 하나의 
희망으로 다가왔다.
원래 독서에세이를 좋아한다.
책 속에 또 다른 책을 만나고 일상 속에 내 몸의 일부분처럼 구석구석 스며들어있는 
책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그런 것..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알거 같다.
그래서인가 나 또한 이 책을 자신있게 권하게 되었다.

결과를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를 두번보기는 너무나 힘든일이라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구석구석 한구절 한구절 다시 찾아보고 다시 눈에 넣어두고 누구에게
읽어주고 생각나게 만드는 그런 책인거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직까지 그 책이, 그 에피소드가 계속 생각난다.
내가 이미 읽었던 책에 관해서는 나는 그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하며 읽었었는지,
내가 어느 부분을 놓치고 있었는지,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아직 읽어보지 못했던 책들에 관해서는 따로 적어놓고 한권 한권 찾아보고
구입해야하는 리스트에 넣어두는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나 또한 삶과 어우러져 내가 밑줄 긋고 있는 책들의 내용은 무었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정말 괜찮다.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나 또한 언젠가는 이런 독서에세이를 쓸수 있기를 바란다.
그럴려면 더욱 많이 읽고 많이 경험해야지..

책이 참 이쁘다.
제목도 이쁘고 표지도 이쁘고..
나는 원래 작가들의 소설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읽지 않는 편이다.
금방 끝나버리는 이야기들의 아쉬움도 크고 작가들의 글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처럼 집어든 김인숙의 소설은 또다른 느낌이었다.
작은 테두리 안에서 크고 깊은 것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그녀의 소설은 박범신 작가의 말처럼 속절없이 눈가가 젖어오기도 하고 그 속에 그녀가
그리는 초월적 꿈도 보인다.
그녀의 소설은 사실 밝지 않다.
하지만 그에 반해 어둡다는 표현보다는 차분해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듯하다.
그녀의 소설은 나를 차분함 속으로 이끈다.
"안녕, 엘레나"는 그래서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것만 같다.
그것은 오랫동안 꺼내보지 않은 나의 깊은 마음을 열어보는 듯 하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그동안 읽지 않던 소설집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김인숙 작가의 또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이제껏 책을 읽으며 항상 "공감"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빠져 읽었는데 책의 배경 속
 "공감"이나 흔히 있을 듯한 이야기들 보다는 순간순간 느껴지는 또다른 "공감"이 참 흥미
롭게 다가왔던거 같다.
김인숙의 "안녕, 엘레나"는 참 재미있다.
한 공간속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오묘한 조화를 이뤄서 꼭 한편의 장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처음 이 책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제목일것이다.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도대체 어떠한 노인이길래 연애 소설을 읽는것일까?
그리고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과 이 책 표지에서 보여지는 온갖 새들과 동물들은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는 이내 기대를 잔뜩 가지고 들여다 본 내용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별로
연애소설과는 상관이 없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제껏 내가 읽은 책들 중에서는 정말 최고의 환경소설이었다.
어떠한 백마디 말보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충분했다.
문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서서히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몸부림치는 동물들과 생태계가 결국에는 역습을 하여 인간 마저 안전할
수없음을 시사했다.
마지막에 암살쾡이가 끝내 인간과의 전면대결과 동시에 죽음을 생각하며 문명과
대적하는 모습에서는 왠지모를 연민 마저 느끼게 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흥미로웠고 읽는 내내 가슴 아팠으며 생활의 편리함을 이루어낸 
문명의 발달의 이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수 있게 만들어주었던거 같다.

이 책은 mr.know 문학전집인데 표지부터 너무 흥미로워 좋은거 같다.
그리고 무척 가볍고 부담없이 들고 다니면서 읽을수 있어 좋았으며 그것 만큼 
내용 또한 한장한장 줄어드는 페이지수가 안타까웠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