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펼쳐든 책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을 때가 있다.
권문수님의 "두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이 바로 그러한 책인거 같다.
요즘에야 테라피스트라는 말이 많이 쓰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생소한듯 느껴지는
테라피스트(=치료사)라는 직업이 이 책을 통해 더욱 관심이 생겼던것 같다.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이란 책은 사랑에 상처받고 그래서 다시 사랑하기 두려워
하고 그로 인해 마음에 병이 생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의 열병 쯤이야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일인데 그걸 가지고 왜 유난
을 떠냐고 할지도 모르고 시간이 다 해결해줄 일을 왜 굳이 치료를 해야하나 의아해하며 
쉽게 단정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역시, 사랑에 너무도 많이 아파해본 사람으로써 그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게 
쉽지 않더라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나를 이기지 못하면 테라피스트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경우와 상황들을 이야기 해놓았다.
정말 내가 느꼈던 감정 그대로 공감할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나는 몰랐지만 그럴수도 있
을거 같은 타인의 감정들도 접할수 있어 많은 부분 반성도 하고 많은 생각할수 있었던거 
같다.
이 책에 저자는 외국에서 생활하며 활동하고 있어 대부분 외국사람들의 이름에 조금은
낯설기도 했지만 사랑의 열병에 아파하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똑같다는 생각에
나만 아파했던건 아니구나 혼자 위안을 삼기도 했던거 같다.
외국에서는 이렇듯 이런 상담을 통한 치료가 일반화되어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지레 겁
부터 먹고 기피하고 멀리하여 마음의 병을 더욱 키우는것이 아닌가 많이 안타까웠던 부분
인거 같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누구나 쉽게 친구를 대하듯 상담의 도움을 받을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긴다면 조금은 더 빨리 마음의 병을 이겨낼수 있을텐데 말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랑에 상처를 받아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사람들이 보
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책이다.
나 또한 일찍 이 책이 나와서 접할수 있었더라면 조금은 덜 아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얼마전 드라마로도 제작된 "달콤한 나의 도시"란 책을 통해 알게된 정이현이란 작가가 신간을 냈다는 소식에
잔뜩 기대를 가지고 구입해 읽게된 "너는 모른다"란 이 책은 정말 제목만큼이나 미스터리한 요소가 다분했던,
그래서인지 상당한 양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금방 읽혔던 책이었다.
정이현 작가의 책은 "달콤한 나의 도시" 밖에 접하진 못했지만 꽤나 심리 묘사가 대단하다고 여겼었는데, 그것
에 관해서는 이 책에서 또한 여지없이 발휘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책은 한구의 시체가 발견되는 것과 한 가정에 유지란 어린아이가 실종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요즘 워낙 재혼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이고 이 책의 가정 또한 그러하다.
그로 인해 평범하지만,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를 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는 사람들.. 
각자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아버지 상호는 유지를 잃어버리고 나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어머니 옥영 또한, 유지가 실종되던 날 거
짓말을 할수 밖에 없었던 사연들..
그리고 유지의 이복오빠인 혜성과 이복언니 은성의 이야기..
읽고 있는 내내 답답하기도 하고 그럴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 책을 덮
는 순간까지도 그런 마음들을 떨쳐버릴수가 없었다.
결국은 결론에 도달하고 나서도 시원한 해답을 내려주지 않는 작가가 밉기도 했다.
사실 제목처럼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것도 알게된것이 없다.
그 시체가 누구의 것인지, 유지는 어떻게 되었던 것인지 아무것도 알수가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유추해 볼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좀 더 세심하게 생각해 볼수 있는 결말이었던거 같다.
이 책은 무척 흥미롭다.
그리고 정이현 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참으로 신선하다.

"우리는......
 아직 좀더 흔들려도 좋을 때잖아."

누구에게는 다가올 스무살 시절이 있고 또 누구에게는 지나간 스무살 시절이 있다.
물론, 나에게도 스무살 시절이 있었고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 시절
이야말로 내가 가장 예뻤던 때가 아닌가 싶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안타깝게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절대 안주
하지 않을거라고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지금 처해있는 상황에 나또한 어쩔수 없이
점점 물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그때 가졌던 열정, 감정들, 그리고 그때만 할수 있었던 많은 부분들을 지금
은 놓치고 있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 내심 안타까울 뿐이었다.
공선옥 작가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란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을 다시 일깨워주는
것 같았다.
비록 지금과는 시대적으로 다를수 밖에 없지만 많은 부분 함께 공감할수도 있었고
이 책으로 인해 당시 시대상도 엿볼수 있었던거 같다.

해금이와 승희가 살았던 그 시절은 모두가 어렵고 가난했다.
하도 가난해서 공부도 맘껏 할수 없었고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수 밖에 없는 시절이었으며 많은 부분 자유를 억압 당했던 바로 그런 암울했던 
시절이었다.
예전에 티비를 통해서 많이 보아오던, 하지만 직접 겪어보진 못해서 당시를 그저 눈으로 
좇을수 밖에 없지만 그 시절 젊은이들의 사랑과 열정, 그 감정들만은 고스란히 느낄수 있
었다.

내가 가장 예뻤던 그 때..
스무살 시절..
나도 해금이처럼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하고 그들처럼 열정 속에서 지내왔을까?
새삼 그 때가 그리워진다.
좀 더 흔들려도, 실패하고 좌절해도 다시 금방 일어설수 있는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