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부드러움보다는 딱딱함을 가진 쪽에 가깝다. 업무 분매, 관리 등 다양한 분야와 역할이 공존하고 있어 유연성을 가진 조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유연성이 없는 조직은 단지 여러 분야가 어우러져 사업이 굴러가야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적체된 과거의 유물 같은 방법론, 그리고 사람들이 유연성을 막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 이렇게 말을 하면 너무 어렵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 않은 회사 생활이다. 간혹 기사를 보면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친구들은 회사에 적응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단단한 돌처럼 굳어진 체계에 적응이 어렵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가 '신입'에게는 잘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새롭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친구들과 이미 사회생활을 시작해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사람들의 의견은 상반되기 마련이다.

 

상황을 관리하고 업무를 분배하는 일을 하는 관리자, 그리고 각 역할을 맡아서 실무를 진행하는 실무자는 각자의 역할과 위치가 있다. 이러한 역할과 위치, 그리고 그들의 고충을 '우화'로 풀어낸 '하던대로나 잘하라고'는 매우 신선하다. 미어캣이 주인공이 되어 마치 사람사는 사회를 미어캣이 사는 사회로 재탄생시킨 느낌이 든다. 읽다보면 미어캣의 이야기에 빠져든 것인지, 공감가는 사람 사는 사회 이야기에 빠져든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미어캣은 경계를 잘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을 표현하는 사진들은 대부분 목을 길게 빼고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이 우화에서도 그들에게 '경계'는 빼놓을 수 없는 분야이자 역할이다. 각각의 가족 내지는 그룹을 맺으며 살아가는 그들은, 그들만의 체계를 만들고 관리를 한다. 하지만 회사가 여러 종류인 것처럼 미어캣의 집단도 다양하게 등장한다. 각각의 집단은 각자의 성향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었고, 그 안에서 최적의 관리와 운영의 방법을 주인공이 찾아나선다.

 

단순한 우화처럼 생각되지만 자신의 상황을 떠올리며 읽다보면 조직에서의 역할과 관리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된다. 딱딱하기만 한 사회에서의 생활을 미어캣을 통해 조금은 부드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그들의 귀여운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한다. 보통 두께의 책이지만 우화가 바탕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잘 읽히며, 이해가 빠르게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어캣이라는 동물을 좋아해서 이 책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에 대한 심도 싶은 파악은 필수적이다.

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운'이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평소에 하는 말을 생각해보면 이 '운'이라는 것은 아무나한테 오는 것이 아니다. 제일 쉬운 예를 들자면 복권에 당첨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요즘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적중 확률을 높이기도 한다지만, 사실 1등에 당첨되는 것은 '운'에 가깝다. 운이라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이라 생각되다 보니, 운이 있는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운'을 경영할 수 있다니! 운이 모두에게 주어진다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오지는 않으리란 것은 안다. 그렇다면 내게 주어지지 않은 '운'을 경영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이다. '운을 경영하라'는 일생에 한 번 당첨될지 안 될지 모르는 복권 당첨의 '운'을 말하지 않는다.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서 앞으로 가다보면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결국 빛나는 길이 열리는 '운'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을 내세워 보다 '운'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는 대개 앞선 연구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본인의 연구 주제와 맞물리는 부분도 있지만 때로는 반대 의견을 내는 상황도 일어난다. 말이 쉬워서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지, 사실 여러 환경들이 쉽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명한 철학자들의 연구에도 이러한 갈림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스승을 따라 스승의 연구에 동참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해서 자신만의 길을 갈 것인가 등의 갈림길이다. 그럴 때 스승의 의견을 따라 같은 길을 걷는 사람과 자신의 의견을 따라 가는 사람의 '운'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운'을 경영하는 첫 걸음이다.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갈림길에서부터 굉장한 고민과 망설임이 존재한다. 저자도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 선택이 끝나야 비로서 다음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고 말한다.

 

선택만으로 '운'을 경영하는 것이 끝이라면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구나 갈림길에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평소답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다. 삶을 치열하게 살거나 안일하게 살거나와 상관없이 이 문제의 본질은 자신의 내면이 말하는 '진정한 요구'를 받아들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받아들인 후에는 침전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경영하는 '운'이 아닌 주어진 '운'이 좋은 사람은 선택한 후에 바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어둡고 막힌 듯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래도 이 시간을 극복해 내야만 한다. 내면의 '요구'를 선택해서 바로 일확천금의 꿈을 이루면 좋겠지만 세상이 어디 그렇게 쉽단 말인가. 길거나 짧은 이 시간을 지나고 나면 비로서 나름의 안정기가 찾아온다.

 

처음에는 '운'을 경영한다는 말이 거짓말처럼 들렸다.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경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자신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더 확실하게 '운'을 경영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애니어그램을 바탕으로 각 유형별 사람들에게 어떻게 '운'을 경영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내가 해당하는 부분을 읽는 재미도 좋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운'을 경영할지에 대해 보는 재미도 못지 않다. 사람의 유형이 딱 한 가지로 정해질 수는 없으니 다른 사람의 '경영법'을 들여다보는 것은 꼭 필수적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항로는 스스로 선택해서 직접 나아가야 한다. 나아지지 않는 상황을 비관하기 보다는 나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 그것이 바로 '운'을 경영하는 것이다.

 

교사, 강사, 학생 등 교육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있다. 시대가 변하는 것을 수량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수량만큼 교육은 함께 변화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것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누구의 말이 진정한 교육인지 판단할 수 없어 의견이 분분하기만 하였다. 지금도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등장하면 그것이 과연 100% 옳은 교육 방법이고 효과가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한쪽에서는 교육은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외치면서도 획일적인 교육이 성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존재하고 있는 평가 방식이라는 선을 넘을 수 없고, 그 결과 도태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실 도태되고 안 되고의 문제는 평가 방식이라는 선을 넘거나 넘지 않거나 문제가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국내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결과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한 관심, 성인이 되어서도 그 관심은 유지되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넘어야 하는 선을 이를 악물고 버티고 넘으면 다시는 교육을 받고자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평생 교육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다. 이런 것조차 교육 방식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결과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교육 중에서도 평생 교육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접근할 수 없는 분야이다. 백세 시대에 더 나은 삶을 꿈꾸기 위해, 또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질을 높이거나, 다른 일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스스로의 목표가 있는 사람들만이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은 기존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로 하는 교육을 찾아보거나 자신 있는 분야에 대해서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보는 등 누군가를 필두로 따라가는 교육을 받거나 해오던 사람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시험’은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러한 교육 방식을 바꿔볼 수는 없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제약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다 넘어서려면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지금과는 다른 교육이 자리 잡을 것이고, 그 교육을 위해 조금이나마 변화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이 책은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교육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잘못된 교육 방식으로 교육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무렵, 세계 곳곳에서 치르고 있는 시험에 대해 소개한다. 심지어 한국어로 출제가 되는 시험이라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시험 내용은 책에 각 과목별로 실려 있으며, 한국어와 한국문학에 대한 문제는 더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를 대입 또는 중학생 아이들이 푼다고 생각하니 대학 수업도 아닌 대학원 수업 정도의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 누가 알려준 답을 말하는 것이 아닌 평가, 이러한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을 왜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주입식과 암기식 교육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암기식은 오래 가는 사람과 오래 가지 않는 사람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암기를 잘한다고 해서 인성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은 현재의 나를 위해서도, 그리고 미래에 살아갈 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단순한 교육이 아닌 정말 잘 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시험’을 통해 교육에 대해 새로운 생각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