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예찬. 정목일님의 자연에 대한 예찬은 끝이 없다.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자연의 형상들에 그는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자연은 우리의 벗이며 스승이며 어머니이기도 하기에 인간과 자연이 모두 조화롭게 살아가야만 한다.  

자연은 우리의 육신이 편히 쉬어갈 안식처이며 삼라만상의 오묘하고 외경하는 위대한 스승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이어가며 많은 교훈을 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자연과, 예술, 그리고 스승과 어머니를 또, 자연의 4계절을 만날 수 있는 책으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경이와 자연에 대한 명상, 어머니와 스승에 대한 그리움으로 위로와 안식을 주고자 한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된 [햇살 한 줌 향기 한 줌] 

제1장 '햇살 한 줌'에서는 흙과 물과 꽃과 별 등 아름다운 광경을 통해 순수, 진실, 사랑, 경이, 그리고 반성, 깨달음까지 그만의 추억들과 어우러져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참된 가치와 의미를 예찬하고 있다. 한낱 '남존여비'의 전 근대적인 사상이 남긴 구시대의 썩은 유물이라고도 하는 은장도, 하지만 은장도에는 우리 어머니들의 순수와 결백이 담긴 순수의 꽃임을 부르짖는다. 또한, 벼에서 찾는 겸손과 인내. "벼의 미소는 하늘과 기후가 내는 성숙, 완성, 깨달음의 오묘한 미소다." (11쪽) 이렇게 우리는 그동안 느끼지 못하던,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베풂이라는 교훈도 저자의 마음속을 동요하고 정화되어 우리 앞에 서는 순간 커다란 의미가 되어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한다.  

신라 금관에서 느껴지는 가을 은행나무와 사찰의 단청을 감상하며 의연한 고적미를 우리의 삶과 연관짓는 모습, 서해안 기름띠에 대한 인간의 방종과 방심에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고하는 모습에서 켜켜이 쌓인 저자의 자연사랑이 느껴지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2장 '마음에 새긴 그리운 명상' 저자가 국내외의 명소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고 있다. 영동 영국사의 천 년 은행나무를 보며 나무부처라고 말하는 저자. 가장 간단하고 자연스러운 무덤, 우리에게 삶의 이정표를 일러주는 고인돌에서조차 깨달음을 얻는 저자, 품바타령에 대한 단상을 통해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그의 순수한 눈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발과 구두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넉넉한 마음 또한 엿볼 수 있다. 

제3장 '꽃에게 말 걸기'에는 저자의 추억과 그리움을 얘기한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스승으로 모셨던 금아 피천득 선생, 작곡가 조두남 선생, 조각가 문신 선생의 장례식에서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스승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돌아가신 어머니와 맛의 향수가 녹아든 어머님의 김치에서 느껴지는 어머니의 손맛의 기억들로 책이 주는 향기를 더하고 있다. 

집에서 키우던 씨앗이 있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곰팡이만 피우고 있는 씨았을 생각하면 저자의 말대로 자연에서 자라고 있는 꽃들을 떠올리게 된다. 들판에 핀 꽃들, 바람, 구름, 새, 햇빛 속에 살아가는 꽃들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곳에서 자라나는 꽃들은 비교 대상 조차 되지 못함을..., 무엇이든 가두고 내것으로 만들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웃지 못할 헤프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하고 또 그러기에 산과 바다, 들로 다니며 자연에게서 끈임없는 위안과 안식을 얻어가고 있지만 정작 자연에게는 생태계 파괴라는 극약을 던져주곤 한다. 

작가의 30년 삶이 그대로 녹아 든 [햇살 한 줌 향기 한 줌] 반복되는 자연예찬과 서정적인 글들에서 우리는 안식과 위안이라는 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명상을 하게 된다. 

끄트머리 : 정목일님의 에세이 [햇살 한 줌 향기 한 줌]에는 수필과 수채화가 한데 어우러지어 마치 한 폭의 수필을 보는 느낌이다. 양태석님의 그림이 반을 차지할 정도이니 일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약간은 교장선생님이 훈화하시는 기분도 들었지만 그렇게 지루하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