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인류사 박물관.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이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도 생긴다니 놀라운 일이다. 어린 시절 토요일 학교 끝마치고 돌아오면 늘 방영하던 30분짜리 '믿거나 말거나' 프로그램을 통해 접했던 충격적인 사건들에 대해 항상 친구들과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던 기억과 중학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하루에 한편씩 이야기해 주시던 믿거나 말거나에 얽힌 추억에 잠시 미소를 머금게 된다.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되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던 주제였는데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더 보충된 내용에 매우 관심이 가는 책이기도 하다. 

기네스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믿거나 말거나! Believe it or not!]의 시초에 관해 잠시 살펴보면 초창기 스포츠의 진기명기에 국한해 신문 카툰으로 연재되던 것이 100년에 걸쳐 진화를 이루며 각 분야로 확대되었고 저자 리플리는 [믿거나 말거나]를 위해 198개국을 넘나들며 지구를 18바퀴 돌 수 있는 거리를 여행했다. 

이 책 속의 사진에서 1932년 당시 한국에서 촬영한 사진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믿거나 말거나에 소개된 우리나라 이야기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소개되어 있으며 이 믿거나 말거나 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한국의 역사를 소개하고 전파했다. 

 

인류학과 고고학을 시작으로 불변의 법칙에 의한 필연인 우연, 건축, 동물, 죽음, 사고와 재난, 초능력 등 16개 분야에 걸쳐 다양하고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방송과 비교를 해 보니 이 책에 소개된 간단한 내용이 방송상에선 살이 덧붙여져 시각적으로 보여지고 있으며 방송 내내 진실인지 거짓인지의 결과 선택은 오로지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이 특유의 멘트 한마디로!  믿거나 말거나 말입니다. Believe it or not! 

세기가 지나도 회자하는 신기한 이야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같은 시대를 공유했던 우리에겐 익숙한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겐 아마 생소한 내용의 책이리라. 호기심 천국과 같은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게 하는 이 책은 획일화된 학습에만 찌들어 상상력과 호기심을 점차 잃어가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 

아는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지만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게만 느껴진다. 이 책에는 역사가 숨어 있고 인류사가 숨어 있다. 사진과 삽화를 통해 만나는 전 세계의 수천 가지 얼굴들을 믿거나 말거나 시즌 2로 만나보자. 지식은 한계가 있으나 상상력은 무한대다. 

믿거나

생각의 크기를 쑥쑥 자라게 하는 이야기.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책을 읽지 않는 아이에 비해 지식과 분별력 그리고 지혜를 더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지식은 책 등을 통해서 쉽게 얻을 수 있으나 지혜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 얻기란 매우 어렵기에 간접적인 독서를 통해서 일부 얻어지기도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50가지 이야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책으로 미국의 저술가이자 사회심리학자이며, 교과서 편찬자인 저자가 전 세계의 신화, 역사, 우화, 고전 등의 이야기 50가지를 찾아내 책으로 출간했다. 이 책은 부모들이 책의 제목만 보고 아이의 교육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드는 책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과 재미라는 두 가지 모두의 즐거움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 처음 접하는 책이 탈무드와 이솝우화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도 그와 맥락을 같이하는 책으로 책을 통해 교훈을 얻을 좋은 기회의 책이라고 본다. 다만, 이솝우화가 동물이나 기타의 것으로 인간의 어리석음과 약점을 빗대어 지어낸 이야기라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50가지 이야기]는 역사가 가미되었다는 것에 그 차이를 둘 수 있다.  

바미사이드는 돈이 많다는 이유로 자기에게 아부하고 빈말하는 사람들을 더 믿을 수 없게 되었나 봅니다. 그러나 그는 쉐커벡의 배려와 이해심에 감동하여 가난한 사람에게 부를 나누어 줍니다. 여러분 친구들과 대화를 하며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몰아세운 적은 없나요? ... p. 117 

50가지 이야기 단원마다 배경이 된 역사나 역사 속 인물, 중요한 단어에 대한 설명이 가미되어 있어 혹시 읽다가 생기는 의문을 바로 해결해 주는 세심함도 보여주고 있다. 또 한 가지 생각꾸러미라는 코너를 통해 이야기의 핵심과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넘어가는 작은 기회도 제공해준다. 딱 초등학생 수준이다. 특히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 저학년들에겐 부모가 한편씩 읽어줘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관을 정립해가는  아이들에게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50가지 이야기에는 모두 작은 주제가 숨겨져 있다. 즉, 지혜, 끈기, 절제, 리더십, 나눔, 자기계발, 용기, 희망, 사랑, 믿음, 배려 등 부모가 말로 알려주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생활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작은 주제들을 책을 통해 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교육의 핵심은 부모의 평소 습관과 생활이다. 언행이 일치하는 교육만이 아이와 부모의 교감을 이루며 아이는 부모의 습관과 생활의 자양분을 기초로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하는 법이다.  

책에서 주고자 하는 교훈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경험하고 느꼈던 어리석음 등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우화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준다면 실제 현실에서 접하는 일들이라 아이들에게 쉽게 호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책 속에는 항상 교훈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부모는 단순히 책에서 주는 교훈을 아이들이 인식했을 것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다시 한번 교훈을 되짚어 주어 헛된 독서가 되지 않도록 지도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의 기본이라 본다. 아이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책을 읽고 잠시라도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50가지 이야기]는 아이가 읽으면 우화가 보이고, 부모와 함께 읽으면 역사가 보인다.  

50가지

컬처, 아트, 트랜드, 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역시 서울 도심 속에서 명소를 찾기란 그리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집필의도가 새롭게 발견하는 사람 냄새 나는 감성적 서울, 무심코 걷던 길을 되짚어 하나하나 둘러보는 서울 여행 방법을 소개한다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지역적 특색과 역사에 따라 이 책에 소개된 여러 갈래의 길은 서로 다른 특색을 확연히 대비시켜 준다. 

서울에는 가볼 만한 곳이 상당히 많다. 길을 걷다 발견하는 역사의 한 단면과 이제는 사라져가는 손때가 묻은 역사의 뒤안길이 그것으로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정점에서 현대에 맞게 싹터가는 문화가 돌고 돌음을 반복적으로 지속한다는 것이다. 항상 문화에는 옛것과 현대의 것이 공존하며 그들만의 새로운 트렌드를 꽃피워가는 것도 문화 코드라는 점을 참작한다면 그리 비판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소개된 12개의 거리탐방은 각각 두 가지의 성격으로 나눠볼 수 있다. 아이들 손을 잡고 거닐 수 있는 거리와 오로지 데이트를 위한 거리, 역사가 숨 쉬는 거리와 새로운 문화 코드로 소비 패턴이 이어지는 거리, 소박하지만 추억과 커피 한잔이 있는 거리와 최고의 패션이 밀집된 거리, 이렇게 극과 극으로 대변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이다. 

빼놓을 수 없는 정동길, 경복궁옆 효자로, 삼청동 화개길·삼청동길에서는 아직도 유년시절의 추억이 깊게 배어 나오는 반면, 청담동 압구정로, 서래마을 서래로·몽마르뜨길, 이태원 1동 이태원 2길, 신사동 가로수길, 젊음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홍대 앞 다복길·미래길·송정래길, 신사동 멋샘길, 아트와 음악이 살아 숨 쉬는 서교동 솔내길·상수동 독막길, 젊음과 열정이 넘치는 문화 테마 파크 대학로 동숭길에서는 약간의 사치와 젊음으로 대변되는 길과 중간자적인 길을 표현하고 있다. 

 

12개의 길에는 각 '워킹'과 '아지트' 그리고 '인터뷰' 코너로 구성되어 있는데 '워킹'에서는 그 길에 대한 짧고 긴 역사와 거리의 풍경과 스타일이, '아지트'에서는 볼거리와 먹거리를 지니고 있는 상점들의 소개로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역시 상점의 자세한 소개가 돋보이는 반면 그 한계가 보이는 거리탐방이라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점도 있었고, 한편으론 지금의 상업적이고 귀족적인 문화 트렌드로 자리 메김하는 거리 모습의 현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10대에서 30대까지 에겐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현재 소비중심의 패턴이 앞으로 계속 지속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젊은 층의 그늘을 이러한 새로운 문화공간이라는 볕이 드는 곳으로의 유도가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막상 서울의 거리 탐방을 한다고 나서긴 하지만 단 한 곳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 사실로 주위에 어떤 명소가 있는지 알지 못함에 기인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12길마다 주변의 가볼 곳, 먹을 곳, 커피한 잔과 책 한 권이 어우러진 사색할 곳 등 저마다 특색있는 장소와 공간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선택적인 탐방로의 여행이 하루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자신만의 또 다른 여유로움을 제공해 줄 것이다.  

책 속의 탐방길 중 내게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세군데 있다. 정동길과 어린 시절 자주 가던 추억의 편린이 남아있는 경복궁 옆 효자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살아 숨 쉬는 삼청동 화개길·삼청동길은 아내와의 추억을 위해 걷고 싶고, 더불어 현대적인 요소에 익숙해진 딸아이가 이를 대하는 눈빛이 어떠할지 살짝 엿보고 싶은 재미를 느끼고 싶다. 인사동을 곧잘 따라다니던 딸아이가 과연 흔쾌히 따라 줄까. 그는 아마도 홍대 앞 거리를 더 가고 싶어 할지도..., 

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