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의 cd에 하루를 담은 앨범 Jazz, Newage & World vol.2 

 

Jazz, Newage & World vol.1에 이어 두 번째 앨범이 발매되었다. 1집 발매 당시 품절이라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를 구가했던 앨범으로 4장의 cd에 하루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다.  이 앨범의 기획자이자 작곡가 겸 연주자인 독일의 다고베르트 뵘(Dagobert Bohm)의 프로듀싱으로 아침, 낮, 저녁, 밤(Morning, Noon, Evening, Night)의 분위기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CD1. Morning의 아침은 총 12개의 곡, 트랙의 총 소요시간은 61:35, CD2. Noon의 낮은 14개의 곡, 트랙의 총 소요시간은 65:43, CD3. Evening의 저녁은 총 16개의 곡, 총 트랙 소요시간 59:13, 그리고 CD4. Night의 밤은 13개의 곡, 총 트랙 소요시간 54:56으로 구성되어 각 앨범당 약 1시간씩, 총 4시간 분량으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 준다. 

 

CD1과 CD2, CD4의 앨범에서는 단 1곡만이 보컬을 참여시킨 데 반해 CD3의 Evening에서는 본격적으로 보컬이 참여하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정통 오리지널 재즈보다는 뉴에이지 음악에 훨씬 근접해 있는 앨범으로 거실에 울려 퍼지는 어쿠스틱 사운드와 일렉트릭 사운드의 하모니가 감성과 감동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특히 CD3에 삽입된 음악들 중 마치 샤데이를 연상케 하는 Masquerade와 언제 들어도 명곡인 Ain't No Sunshine은 지난날을 추억하며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독일에서 꽤나 알려졌다는 기획자이자 작곡가 겸 연주자인 Dagobert Bohm (다고베르트 뵘)의 소개와 각 앨범과 뮤지션들에 대한 소개가 워낙 부족하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하고 낯선 앨범으로 오로지 아침, 낮, 저녁, 밤(Morning, Noon, Evening, Night)으로 구분되어 인쇄된 4개의 시디를 통해 이 앨범의 성격을 유추해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앨범에 대한 소개의 부족으로 줄곧 음악을 감상하며 아침에서 밤까지의 느낌을 공유해 보고자 했으나 제목을 제외하고 앨범의 음악을 무작위로 섞어 들어봤을 때 아침과 저녁, 그리고 낮과 밤을 대변하는 음악을 구분해 내리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렇게 내 짧은 음악적 견지로서는 아직 확실한 구분을 못 해냈다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이 앨범에 수록된 음악들은 모두 명상적이거나 부드럽고 잔잔하다. 일상의 무게를 느낄 때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앨범으로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는 나만의 작은 행복을 만끽해 보자. 

하루

마키아벨리 vs 마키아벨리

이 책의 주인공이자 가공인물인 서기관 마키아벨리와 실존인물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권력의 법칙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1948년 르네상스 문예운동의 본고장 이탈리아 피렌체에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이야기의 처음부터 시작되는 끔찍한 고문과 눈과 장기적출, 목과 팔다리를 절단하고 두 눈을 파내어 시체를 유기시키는 범죄로 말미암아 피렌체는 서서히 공포의 도시로 변해간다.  

역사적 배경과 실존인물들을 완벽히 재현해낸 팩션 역사 스릴러의 한 장르인 [마키아벨리의 눈물]은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와는 동명이인인 주인공을 서기관이라는 직함으로 등장시키고 있지만, 그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이 소설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중시켜준다. 이와같은 팩션 역사 소설이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다빈치 코드], [로마인 이야기] 등의 출현으로 급물살을 타고 독자에게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당대 최고의 인물인 마키아벨리를 인물을 대립각 구도 속의 한 축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와 [거울아, 거울아]에서 등장한 실제 마키와벨리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의도대로 마키아벨리가 주장한 군주론의 내용과 의식을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키아벨리에게서 여실히 찾아볼 수 있다. 독자가 상상하는 것을 뛰어넘는 반전이 그것인데 이 소설에서 주는 반전은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타 스릴러 추리 소설에서 보여주는 반전의 묘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마키아벨리의 눈물]은 반전을 역으로 추적해가는 과정에 있어 극적인 모티브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서기관 마키아벨리의 활약상 역시 독자들이 기대한 천재적인 감각의 부재와 거의 등장인물 모두의 아이디어와 기억으로 더듬어 간다는 점에서 흥미가 반감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모든 사건의 주체가 마키아벨리에 의해 조작된 사건임을 참작한다면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오는 독자들의 발 빠른 눈치를 염려하여 조연들의 묘사를 주인공과 동등 시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피렌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프랑스 추기경과 교황청의 반기를 든 사제와 정권의 핵심에 서 있는 피렌체 장관과의 권력 다툼, 마키아벨리의 친구들과 스승과의 관계 속에 서로 속고 속이는 인간의 군상을 표현하고자 한 저자의 글에서 실제 마키아벨리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관지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단적인 예로 서기관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적과 악수를 하고 앞잡이와 희생양을 이용하는 [권력의 법칙]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권력과 자신의 원한을 동일시 보아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군주론]을 적절히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의 의도이다. 피렌체 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마키아벨리를 자신의 주인공으로 택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과 노약자, 임산부가 일독하기에는 잔혹한 장면과 성적 자극에 대한 묘사로 다소 무리가 있는 책이지만 팩션 역사 스릴러인 [마키아벨리의 눈물]은 분명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기존 출간된 이와 같은 장르의 소설에 비해 극적인 요소가 뒤쳐짐에도 올여름 무더위에 권하고 싶은 요소는 두루 갖추었다고 본다. 마지막 마키아벨리는 독자들에게 생각치도 못한..., 

마키아벨리

어느 트렌드 세터의 홍대앞 카페 가이드 

 

집필 의도가 확실하고 이에 대한 내용이 충실해서 좋은 책이다. 애매모호한 제목과 또 현란한 문구와 과대포장으로 독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었던 여느 책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홍대 앞, 이제는 거리와 풍경이 점차 변화되어 낯선 모습으로 다가서 있지만 그래도 그 거리에서의 추억 하나씩은 지니고 있을 거란 생각과 언젠가 우연히 마주쳤을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마음, 그렇기에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옛 거리를 공유한 우리는 행운아였다고 감히 생각한다. 이제는 외국 색체가 어느덧 짙어졌지만, 청년층에게는 새로운 문화의 거리로, 장년층에는 추억이 살아 숨 쉬는 신, 구가 공존하는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쉬움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곳으로..., 

[홍대 앞 뒷골목]은 홍대 주변의 골목들에 저마다 특색을 자랑하며 빼곡히 들어선 카페, 밥집, 술집, 그리고 보너스로 클럽을 소개하는 전문 가이드 북이다. 단순히 그곳의 위치와 가격 등만 소개되어 있는 것이 아닌 이야기가 있는 에세이와도 같은 성격과 저자의 감성이 진하게 배어있는 소소한 담소가 매력이라면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한번 대충보고 덮어버릴 만도 한 이와 같은 안내서들도 많겠지만 [홍대 앞 뒷골목]을 읽고 보는 재미는 시시콜콜한 그녀의 쉼없는 재잘거림에 그 재미가 쏠쏠하다. 

홍대 앞에 갈 건데 어디 가면 좋을까? 그녀에게 물어오는 끊임없는 질문들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시절 홍대 앞에서 탱고를 배우고 주체할 수 없는 택시비 때문에 이사, 홍대 앞의 자유에 매력을 느껴 사랑하게 되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휴~ 다소 부르주아적인 모습이 엿보인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구나. 하지만, 자신만의 일에 몰두하고 개성을 찾아가는 일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그녀의 생각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홍대 앞 뒷골목에 소개되고 있는 곳은 5개의 길 속에 숨어 있다. 산울림 소극장에서 홍대입구역까지 가로지르는 드라마로도 잘 알려진 '커피 프린스길'과 어느새 이곳에도 하나둘씩 들어선 홍대입구역에서 서교초등학교 옆 길까지의 '서교초등학교 길', 홍대 정문에서 상상마당까지 가장 유명한 메인 거리인 '홍대 정문 길', 삼거리포차에서 극동방송을 지나 상수역까지 이어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교총을 피해가는 지름길인 '삼거리포차 길', 마지막으로 상상마당 건너편 큰길에서 합정역까지 넓은 주차장이 들어선 '주차장 길'까지 꼭꼭 숨어 있는 67곳의 카페, 밥집, 술집을 풀코스로 제공한다. 

온 세상의 맛을 그대로 옮겨 놓은 맛깔스런 음식과 종류도 다양한 커피와 향기가 있는 곳, 가장 관심 가는 소주 칵테일과 와인이 넘쳐 흐르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곳, 엄마의 밥상이 그리워지는 고등어구이와 돌솥밥의 누룽지가 입맛을 돋우는 곳, 개들만의 천국 바우하우스, 무엇보다 젊은 층이 눈독 드리는 클럽의 세계가 오롯이 담겨 있는 홍대 앞 뒷골목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거리가 아니듯 수없이 더해지고 나뉘고 곱해지고 빼져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트랜드 거리 홍대 앞의 진화는 많은 이들에게 슬픔과 기쁨과 때로는 고뇌와 환희의 거리로 기억될 것이다. 넓디넓은 오지랖을 지닌 저자를 통해 맛과 멋과 쥔장의 다양한 철학과 특이한 삶을 알아가는 재미가 매력이구나. 내일은 또 어떤 특색을 지닌 쥔장에 의해 술집과 밥집, 그리고 카페가 생겨날까. 술집이었으면..., 

끄트머리 : 마케팅을 전공하고 CJ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다년간 활약했던 그녀가 왜 쉼을 벗 삼아 지내는지 무척이나 궁금하구나. 이것도 자신만의 일에 몰두하고 개성을 찾아가는 일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그건가? 

홍대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