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탐내는 인재의 조건. 

 

요즘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도서의 종류는 크기는 작고 휴대가 간편하며 내용은 간략한 읽기 편하고 내용전달이 빠른 책으로 독자들은 이와 같은 도서를  선호한다고 한다. 실제 국내에 소개된 일본판 책들도 추세를 반영하듯 하나둘씩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비즈니스 세상에서 발간된 [업무의 기술]이 그와 같은 책으로 크기 면에선 일반 서적과 같은 크기로 제작되었지만, 구성과 내용 면에서 간략하고 주요 핵심만을 나열하여 읽기 편하고 이해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략적 사고를 키우는 업무의 기술]은 실제 업무와 관련된 자기 관리의 방법을 제시한 책으로 자기계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학부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조직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지만, 기본적인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막연함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 20년 전만 해도 이와 같은 자기계발서는 내용 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룰을 다룬 반면, [업무의 기술]을 위시해 요즘 발간되는 신간의 경우, 그간의 시대를 반영하는 더욱 세밀하고 놓치기 쉬운 자기 관리의 방법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의 냉혹함과 혹독한 경쟁은 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가정과 학교에 익숙해진 취업을 앞둔 이들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하며 설령 유경험자에게 조언을 구했더라도 스스로 자신이 겪어보지 않는 이상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닌 것이 이 비즈니스 세계이다. 그만큼 당황되고 어려운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이 조직사회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보았을 일들과 실제 공감 가는 사례들이 일례로 제시되고 이에 대한 행동 대처법과 전략적 사고를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조력자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신입사원에게는 더없이 필요한 책이기도 하지만 메너리즘과 무사안일에 안주해 있는 일반사원들에게도 약이 되는 책으로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도서라 하겠다. 

 

20년을 넘게 국내외에서 일하며 얻은 저자의 경험이 총 100가지의 업무기술로 표현되어 제시되고 있어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겐 더 값진 책이다. 국외에서의 활동 경험도 포함된 이 책은 국내의 경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더라. 이런 점을 생각해 본다면 저자의 언급대로 이 100가지의 업무기술은 모든 나라에서 통하는 기술이자 상식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무려 100가지나 되는 업무기술을 어떻게 모두 나열했을까. 초기에 언급한 대로 하나의 업무기술이 두 페이지로 한정되어 있지만, 여느 자기계발서보다 이해도와 질적인 면에서 충실하다고 본다. 더욱이 실제 업무와 관련된 쟁점이 될만한 사항들을 도출시킴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더욱 관심 있고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또한, 그렇게 진부한 내용과 원론에 그친 이론적 주장만이 담긴 도서가 아니라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18년 전 신입사원으로 처음 조직사회에 입문한 나를 돌이켜 생각해보니 해서는 안될 일들만 골라서, 그것도 아주 흡사한 경험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나열된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더라. 왜 업무를 받으면 그 지시한 내용에만 충실했는지 후회막급이다. 상사의 업무 지시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건만 발등에 찍힌 도끼만 보일 뿐 앞을 내다보지 못한 우매함을 직장 세월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 내가 상사가 되어보니 깨달았다는 사실에 부끄러움마저 느끼게 된다. 

얼마 전인가 중국과 일본의 저자가 발간한 자기계발서를 접했던 기억이 있다. 두 권의 책 모두 담론할 가치도 없었던 책들로 내용의 주제와 동떨어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례들과 시대에 뒤처지는 진부한 내용에 시간이 그렇게 아까웠던 적이 없더라. [전략적 사고를 키우는 업무의 기술] 역시 저자가 비록 일본인이기는 하나 저자의 약력에서 알 수 있듯이 말로만 이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아니라 현재 국제비즈니스.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와튼스쿨에서 강의도 맡고있는 이론과 실제를 겸비하고 있기에 내용상 간결하지만, 주제의 핵심에 충실함을 보이고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고 할 줄 모른다는 말을 남발하며 업무 처리의 방법을 몰라 당황하는 신입사원과 무엇을 위한 업무인지 파악을 못 하고 일을 미루며 업무 능력은 있으나 처리 방법이 미숙한 직장인, 그리고 자신의 계발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경력사원과 경영자들은 이 책을 통해 명쾌한 해답을 찾길 바라며...,  

업무기술

세 명의 거장이 연주하는 성숙한 재즈의 참 맛! 

 

재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앨범이다. 에디 히긴즈(Eddie Higgins), 70을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커리어가 말해주듯 내공이 깊은 피아니스트이다. 50년대부터 꾸준히 활동한 그는 특히 90년대 초 일본 비너스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한 앨범이 발매 첫주 만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이를 연으로 매해 일본에서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DISC 01.
01. In Love In Vain (6:16)
02. You Leave Me Breathless (5:59)
03. A Handful Of Stars (8:15)
04. Come Rain Or Come Shine (6:37) 
05. April In Torino (6:09)
06. Night Has A Thousand Eyes (8:11)
07. Flamingo (5:34)
08. Breezin' Along With The Breeze (5:56)
09. A Portrait Of Jenny (7:12)
10.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 (5:23)
11. All Too Soon (5:12) 

작년 10월 마포 아트센터에서의 내한 공연으로 한국에도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에디 히긴즈는 올해도 내한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2007년 공연 이후 파킨슨씨 병으로 많은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에 우려되기도 하나 이번 [A HANDFUL OF STARS]의 발매가 성공적인 치료 덕분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한 번만 들어도 스윙재즈의 매력에 헤어나오지 못할 그의 음악에는 아쉽게도 이미 작고한 기존 콤비를 대신해 테너 색소폰을 맡고 있는 스콧 해밀턴(Scott Hamilton)과 테너 색소폰과 클라리넷의 켄 페플로프스키(Ken Peplowski), 드럼의 죠 아시오네(Joe Ascione), 베이스의 제이 레온하트(Jay Leonhart)가 참여하여 앨범의 완성도는 물론 그들의 주고받는 스윙재즈의 대화에서 섬세함이 묻어난다. 

에디 히긴즈를 비롯해 5인조 밴드가 발표한 '어 핸드풀 오브 스타스(A Handful of Stars)'는 기존에 발표된 10개의 명곡 재즈 스탠더드 넘버와 노장 에디 히긴즈가 작곡한 'April In Torino'를 포함해 총 11곡의 재즈가 수록되어있다. 

1938년과 1940년에 영화 'Cocoanut Grove'와 'Hullabaloo'에 삽입된 곡인 프리드리치 홀랜더 작곡의 'You Leave Me Breathless'와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인 'A Handful Of Stars', 스팅의 곡으로도 유명한 'Come Rain or Come Shine', 존 콜트레인이 연주했던 'Night Has A Thousand Eyes', 등의 명곡들이 한층 분위기를 여유롭고 차분하게 이끌어준다. 

세 명의 거장, 재즈 피아니스트 에디 히긴스, 베테랑 테너 색소폰 연주자 스콧 해밀턴과 켄 페플로프스키가 협연한 성숙한 재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이 명반은 일본 음악전문지 '스윙 저널'이 선정한 골드디스크로 선정된 수작으로 재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마음을 흔드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이들의 스윙 스타일 재즈에는 현대의 모던함과 고전의 전통이 공존하는 우아함과 여유로움이 있다. 재즈에 입문하는 이들에겐 쉽게 다가오는 재즈로 기억될 앨범이며 에디 히긴즈의 팬은 그들의 노익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될 것이다. 에디의 파킨슨씨병이 완쾌되어 올 내한 공연이 꼭 성사되길 바라며...,    

HANDFUL

추성훈, 도전하는 영혼을 위하여.  

 

1998년 한국 국가대표 유도 선수가 되기 위해 부산시청 소속으로 경기에 임했던 재일교포 4세 추성훈(아키야마 요시히로. 秋山成勳). 내가 추성훈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티브이를 통해 잠깐 소개된 새까만 얼굴의 재일교포 유도 선수가 오직 올림픽을 위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는 일념하에 홀연 단신 부산시청 소속으로 입단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재일교포 4세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슈화될 수 있었던 사건이기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며 그 당시에는 대한민국과 일본 양국으로부터 차별을 받는 재일교포들의 애환을 조명했다기보다는 일본에 대한 외국인의 차별이 가져온 결과라는 것에만 집중 보도되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때 추성훈의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여러 사람에게 유도에 대한 강한 집념이 있는 선수라고 각인시키기 충분했기에 유독 그에 대한 관심이 컸으리라. 

[두 개의 혼]은 추성훈의 자전적인 스토리로 제3자의 관점에서 집필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과장과 포장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몰입 했지만, 그의 솔직함이 물씬 밴 깊은 성찰과 집념들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올해 7월 미국에 벌어질 UFC 대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로 지인에게 당한 사업에 대한 배신의 전말을 통해 그동안 국내 CF와 방송 등에서 보여준 그의 밝고 강인한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인 내면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마저 느껴본다. 

이 책의 그의 격투기 진출 이후, 최대 난관의 원인이 되었던 '사쿠라바'와의 대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평소에 바르던 보습제가 원인이 되어 승리한 경기가 반칙에 의한 실격, 무기한 출전 정지, 대전료 전액 몰수라는 선수 생활로서의 치명타를 입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를 정신적으로 괴롭혔던 것은 매체와 인터넷상의 비난과 비방이 더 큰 심리적 요인으로 그를 자극했다. 추성훈은 이 지면을 통해 자신의 억울한 심정의 호소와 성공과 불행의 모든 주체는 자신이라는 심정을 밝히기도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유도에 대한 그의 집념과 생활상 등은 재미와 흥미로 다가왔지만, 무엇보다 그의 정체성에 고민하고 고뇌하기 시작한 것이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취업도 또 그가 원하던 일본 국가대표 선수로의 발탁도 기대하기 어려운 사실에 직면한다. 올림픽 진출이라는 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국에서의 활동을 시작하며 대표선수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파벌과 학벌로 목표가 좌절되기도 한다. 

결국,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위해 일본으로의 귀화를 선택하는 추성훈. 과연 그에게 두 개의 혼이란 무슨 의미일까. 단지 올림픽 무대를 위해 일본 국가대표로 발탁, 연이어 우승을 거머쥐게 되지만 결국 일본에서도 올림픽 진출이라는 최대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또 한번 쓰디쓴 고배를 마시는 추성훈.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은 그 이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재기의 몸부림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히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지만, 그는 이종 격투기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는, 적어도 내 관점에선 신중하지 못한 목표의 수정이라고 밖에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 그것으로 올림픽을 목표로 감행한 귀화의 의미는 이미 퇴색되어버린 느낌을 받는다. 왜 그렇게 쉽게 목표를 져버렸을까. 베이징 올림픽 유도 해설을 한국에서 진행하면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그토록 목표로 하던 올림픽 경기의 실제 분위기 속에서 안타까움과 부러움으로 회고하고 있다. 

추성훈의 이야기 속에서 격투기와 유도의 부흥을 위해 서로간의 화합을 강조하는 대의를 보며 그는 진정 유도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종합전적 15전 12승 1패(2 무효경기)를 기록 중인 추성훈. 일본에서의 비방과 야유 그리고 악과 선으로 대결 구도를 몰아가는 매체로 말미암아 상처와 좌절의 시기도 겪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의지를 불태우는 진정한 스포츠인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추성훈을 통한 그의 한, 일 양국에 대한 생각, 재일교포로서 양국에 대한 자신의 견해, 그리고 격투기, 사랑, 추성훈 부모의 인터뷰 등 다양한 뒷이야기가 그에게 관심이 있고 격투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매력으로 다가설 것이다. 

추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