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오랜 내전의 시작. 

 

드디어 출간 예정이었던 [트랜스포머 : 로봇내전(War Within) 1, 2]가 발매되었다. 이번 작품은 영화의 이야기와는 별도로 그보다 4백만 년 전 트랜스포머들 간의 내전을 묘사한 작품이다. 

1980년대 일본 완구회사 다카라가 만든 변신로봇의 소재가 영화로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돌풍을 일으킨 '트랜스포머'가 그래픽 노블로 출간됐다. 이 변신 로봇은 이후 미국으로 수출되어 일본보다는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984년 미일합작 [트랜스포머 G1]을 시작으로 총 11편의 만화 영화로 제작되었고 만화책은 1987년 마블 코믹스에서 1권이 나온 이후 드림 웨이브, IDW로 회사가 2차례나 바뀌면서도 최근까지 출간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기 발매된 지구와 사이버트론을 배경으로 G1 시리즈의 성공을 거둔 드림웨이브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지구에서 대립각을 세우기 훨씬 전의 과거 역사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작품을 구상한다. 이가 바로 [로봇 내전War Within]. 하지만, 드림웨이브의 경영 악화로 IDW로 인수되며 [로봇 내전 1]과 [로봇 내전 2-암흑의 시대]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으나 제3부 인[분노의 시대]는 미완의 작품으로 남았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는다. 

 

[로봇 내전 1]의 로봇들은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위트와 유머는 떨어지지만, 인간적인 고뇌의 모습이 마치 사람과도 같이 느껴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디셉티콘들의 공격과 새로운 옵티머스 프라임의 탄생, 그리고 세계를 위해 싸우고 죽어야 하는 이유와 사이버트론을 구할 가치가 있는 것에 대한 프라임의 의문과 고뇌가 백미이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과의 전투씬이 볼만하지만 그보다도 과거와 미래로 이어지는 환상 속에서의 쫓고 쫓기는 모습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착각마저 느껴진다. 매트릭스를 둘러싼 메가트론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이번 로봇 내전에서 오토봇들은 한없이 나약해 보인다. 아마도 프라임과 메가트론의 파워로 말미암아 상대적으로 작게 묘사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GI 시리즈와 굳이 비교하자면 이번 새롭게 출간된 로봇 내전편이 훨씬 잘 짜여진 느낌이다. 영화로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내용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어느 정도 구성과 완성도면에서 수작으로 보고 싶다. 

트랜스포머가 지구에 모습을 나타내기 4백만 년 전. 고향 사이버트론에서 벌어진 오토봇과 디셉티콘 사이의 내전. 영화의 내용보다 훨씬 이전의 이야기라는 점에 매력이 있는 그래픽 노블이다. 현재까지 출간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모두 5권, 그중 [로봇 내전 1, 2]가 주는 흥미와 재미는 여타 그래픽 노블보다 소장가치나 스토리면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로봇내전

이슬람의 도전과 사라지는 강대국들. 

 

단순히 이슬람 안에 잠재된 세계적 지하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종교 자체가 정치적인 프로젝트이며, 사실상 제국주의적 프로젝트이다. 이것은 현대 기독교, 유대교, 힌두교, 그리고 불교가 추구하는 방식과 다르다. 더욱이 이 특정 종교는 역사적으로 볼 때 폭력이 거의 언제나 정당화되는 어느 정도 피에 굶주린 신앙이었다.... p. 132 

이슬람 제국주의에 대한 위협과 이에 따른 경계와 비판의 날이 곤두선 평이다. 정치평론가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 마크 스타인의 이슬람에 대한 비판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수많은 이론이 이 책의 거대 줄기이다. 9.11 테러가 주된 원인이 되어 이와 같은 평론이 논점의 중심선상에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으리란 예상을 해 보지만 저자의 이슬람에 대한 평가는 매우 자극적이며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장기전으로 몰고 가는 전 부시 정권에 대한 쓴소리와 적어도 몇십 년후 이슬람권의 전 세계로의 유입에 대한 경고를 정치평론가이자 문화비평가의 생각으로 주지시키고 있다. 좌익과 사회운동단체에 대한 신랄한 비판 역시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두드러진 점으로 그의 생각을 옹호하고 지지하고 받아들이긴 무리지만 다양한 관점을 다각적으로 수용한다는 견지에서 이 책을 접한다. 

전쟁에서 가장 큰 미국의 장점은 무엇일까? 단기전으로 본다면 국민의 돈과 탱크를 투입하는 것이 미국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장기전에선 의지력과 다수의 인구를 보유한 나라가 전쟁에서의 승산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는 이슬람의 장점으로 논하고 있다. 세계에서 점점 소외되어 가고 있는 홀로된 미국에 저자는 전쟁에 대한 의지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인구학과 통계학상 이슬람 세계의 높은 출산율을 고려할 때 장기화하면 장기화할수록 게임에 승산이 없음을 통계치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슬람에 대한 거의 히스테리적 과민 반응을 보이는 저자는 저출산율로 예를 들고 있는데, 선진화된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감소, 그와는 반대로 이슬람과 제3세계 국가의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통계로 서구문명의 죽음과 종말을 예고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저출산율로 말미암아 유입되는 대체인구, 즉 다문화 국가에 더욱 예민하기만 한 그는 이슬람과 제3국가의 인구 유입으로 이미 탈 기독교적 성격으로 변해가는 유럽에 강한 비판을 가하며 전 세계가 이슬람화되어간다는 사실에 암묵적인 경고를 가한다. 

자신을 사회 보수주의자라고 밝힌 저자는 이슬람 세계를 증오하는 마치 병적인 신드롬을 가진 인상으로 이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오는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문명과 종교를 이슈화시키고 이슬람권의 급부상을 예견한 제3의 물결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의 실증적인 버전이라고도 불리는 [벼랑 위에 선 미국], 환경단체의 인구감소정책에 대한 비난과 유럽 국가들과 이슬람에 대한 그의 거침없는 도발적인 언행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권력에 대한 위협은 중국의 혁신이나 인도 출신 공대 대학원 졸업생들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미국 자신의 문화적 나태에서 나온다.... p. 338 

다소 보수적이긴 하나 저자는 이 분야에 전문가답게 거의 통달한 수준이다. 그것도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국, 일본, 북한 등 유럽 국가와 아시아를 아울러 전 세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이론과 사상을 능변으로 비교 분석한다. 나 자신이 영어권 국가에서 살고 있어 이 책을 원서로 맞이했다면 그의 재치있는 입담과 비교적 어렵게만 느껴진 논쟁을 보다 여유롭게 관찰할 수 있었을 점에서 아쉬움과 여운이 남는다. 

진보와 보수는 언제나 칼과 방패로 상대방의 주장에 촉각을 곤두서고 있지만, 흑과 백으로 구분된 바둑알의 논리로만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기에 우리는 상호 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류와 정확 사이에서 오는 괴리를 메워갈 수 없다면 서로의 의견 속에서 해법과 대안을 찾는 것이 어찌 보면 현명한 일이다. 개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듯 책을 통한 개인의 이론적인 사상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결국 [나의 이슬람]과 같은 이론과 논리가 있다면 [벼랑 위에 선 미국]에서 보여준 또다른 시각도 공존한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벼랑미국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영어를 배우자. 

 

2009 골든 그로브 4개 부문 수상과 아카데미 최다 8개 부문을 수상한 슬럼독 밀리어네어. 이 영화는 말이 필요없는 재미와 감동을 준 영화였다. 제3세계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통할 만큼 선전을 보여준 영화이기에 또 1년이 넘게 인도에 거주하며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실제 살고 있는 아이들을 출연시킴으로써 세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얼마전 극중 아역 배우인 루비나 알리의 아버지가 딸을 팔아넘기려다 체포된 사실, 그의 양육권을 주장하며 친모와 계모 간의 다툼, 출연료를 둘러싼 가정의 불화 등의 소식은 팬들에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어쨌든 말도 많고 인기도 많았던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스크린 영어사의 스크린플레이(Screen Play)시리즈 중 39번째로 출간되어 영화와 영어 학습이라는 2가지 즐거움을 선사한다. 꾸준히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는 스크린플레이 시리즈는 영화의 대본과 MP3 CD의 제공으로 영어 학습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영어와 친숙해질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페이지마다 수록된 단어의 해설로 영어 학습에 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영화 한 편의 대사와 독백이 모두 포함된 대본과도 같은 책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영어를 직접 읽고 따라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화에서는 자막이 제공되어 다소 놓치기 쉬운 부분이 간혹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 도서는 대사와 독백, 네레이션, 그리고 생생한 영화의 현장음에서 영어가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온다. 금방이라도 영어 실력이 늘 것 같다는. 

세계 모든 곳에서 사용되는 영어는 이제 우리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감할 것이다. 80년대 국어 사랑의 일환으로 외래어와 외국어로 제작된 간판과 사업자명이 강제적으로 금지된 기억이 아직까지 또렷하게 남아 있지만, 그도 세월이 지나며 이젠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이들에게도 기본이 되어버린 것을 고려해 본다면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영어교육 또한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 자체 난이도 평가에서 별 5개 중 2개라면 그리 높지 않은 난이도이기에 영어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수준으로 본다. 아이가 그렇게 구매하고 싶다던 영어교재가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틀에 박힌 진부한 영어 교재와 학습으로 괴로움과 고통을, 그리고 늘지 않는 영어 실력에 강박관념이 있다면 영화와 영어의 즐거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이와 같은 교재로 한 번쯤 눈을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