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찾아서, 그리움을 찾아서, 추억을 찾아서 떠나는 우리들 마음속 그곳.
메마르고 지친 모든 이의 정신을 치유한다. 이는 KBS 1TV 영상포엠 두 번째 [내 마음의 여행 - 희망]이 남겨준 선물로 몇 년 전 TV를 통해 우연히 보았던 영상포엠이라는 프로그램은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버린 매력적인 여정과도 같았다. 영상과 음악과 시는 차분하고 절제된 내레이션과 하나둘씩 포개지며 눈과 귀와 마음을 시원하고 소박하게 열어 주었고, 잊었던 추억 속 풍경 안에서 또 하나의 나를 발견케 하는 묘미를 발견한다. 온통 콘크리트 회색빛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에겐 마약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푸르름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가 보다.
이번에 두 번째로 발간된 [내 마음의 여행]은 그동안의 여정을 통해 발견한 소중한 희망을 그리고 있다. 국내의 곳곳에 숨겨진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자아를 찾아가는 좋은 코스로 생각된다. 사람을 만나고 그리움과 희망, 그리고 추억을 만나는 뜻깊은 여행을 시와 음악과 함께 [내 마음의 여행]을 통해 떠날 수 있다.
수작으로 평가되는 영상 포엠은 2005년 11월 시작이래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호평을 받으며 아쉽게도 올 4월 175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허전함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영상 포엠 제작팀은 시리즈의 두 번째인 본 서를 출간하며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의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우리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될 수 있는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생을 꿈꾸는 그 붉은 뜨거움, 무욕의 삶이 흐르는 풍경, 낡은 서랍을 열었다. 기억과 꿈의 뒤척임, 꽃 꺾는 고개에선 그대 생각, 눈물 한 방울이라는 주제로 전북 고창과 보길도, 경기 양평, 경북 울진, 전남 여수 등의 풍경을 생생한 이미지를 통해 소개되어 있다. 책장을 펼치면 정용실님과 오유경님의 내레이션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You Needed Me의 음악과 Choldhood의 음악의 선율이 시와 함께 어우러져 추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빈틈없이 꽉 찬 도시를 떠나 찾아간 여행, 울진의 욕심 없는 풍경에서 잠시 내려놓았던 삶의 무게들..., 나는 다시 그것을 안고 도시로 향하지만, 그곳에서 찾은 내 마음속 여백은 오래도록 간직되리라. p. 114
수줍은 새색시 같은 마을 '고수면 은사리', 바다에 두 아들을 떠나보낸 노부부의 삶을 지탱해주는 전복 양식, 산길에서 만난 노인과 아들이 마을 주민의 전부인 양양의 꽃골, 그리고 화전민 마을에서 남편이 일찍 떠난 후, 억척스럽게 산중 생활 법칙을 익히며 살아온 며느리의 주름과 검게 그을린 얼굴로 가슴마저 아파지지만, 고부간의 환한 웃음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본다.
우리가 꿈꾸어 오던 마음속 여행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내 마음의 여행]에서 보여준 소박하고 고마운 인연들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제 책장을 덮으며 마지막 긴 여운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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