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워런 버핏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공식 전기. 

 

단기 시세차익을 위해 투자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기업의 가치와 성장을 고려해 우량기업의 주식에 투자하여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을 지향하는 '가치 투자', 우리는 워런 버핏의 이 같은 투자 형식을 빗대어 그를 '가치 투자의 귀재'라고 부른다. 가치투자 = 워런 버핏이라는 공식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로 더이상 논거의 핵이 될만한 가치조차 없어진 지 꽤 오래된 일이다. 주식시장의 가치주에 대한 그의 연설에 비난과 조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평생 지켜온 인내와 믿음으로 끝까지 관철하는 투자방식은 그를 세계 제1의 갑부로 만들어낸 원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랜덤하우스에서 펴낸 [스노볼]은 사실상 그의 자서전이다. 의례 자서전이라 하면 자신의 업적을 위해 과장되고 부풀려진 내용이 반영되어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워런 버핏의 평전은 자신만의 생각을 저자 '앨리스 슈뢰더'에게 피력한 것이 아니라, 워런과 관련된 인물들과의 인터뷰와 기록 등이 내제 되어 있어 충분히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단순한 경제서 내지는 투자 개념서가 아닌 [스노볼]은 소설과 같이 재미있다. 자라온 어린 시절, 아니 그 이상을 거슬러 올라 버핏가의 전기에서 시작하여 현재 워런 버핏의 업무와 일상사의 기록과 내용이 촘촘히 점철되고 있다.  

전설이 되어버린 워런의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롭다. 단순한 부자가 아닌 '오마하(지명)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은 개인 소유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의 85%(바보 같은, 의미없는 얘기지만 한화로 35조가 넘는 가치)를 빌 게이츠 자선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결정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며 현시대에 요구되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확산하는데 크게 이바지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관점으로 세계가 워런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재산이 세계 1위 재산가라는 점도 있겠지만, 그의 롱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그의 '가치 투자' 에 대한 평가를 의심하고 확인하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아니 그보다 그의 인내와 믿음에 대한 의심을 확인하기 위해서. 

 

워런 버핏의 고집스러운 투자 종목은 1999년 '선 밸리'에서 열린 연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벤처 붐이 일면서 우쭐되던 IT관련 CEO들에게 한 방 날린 것이 그 예로 기술주의 주가가 치솟을 때 검증되지 않은 수익성이나 성장성만으로 투자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침을 놨다. 워런은 여전히 이른바 굴뚝산업으로에 투자만을 고집했으며 2007년 한국 기업인 절삭공구 전문 업체 '대0텍'의 인수는 그의 투자에 대한 고집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가치 투자다. 

"그때(11살 때) 주식 투자를 처음 할 때까지는 인생을 낭비했다." 이 한마디는 워런 버핏이 열한 살 때 처음 주식에 투자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회고한 내용으로, 인생을 오로지 주식 투자에 올인하는 집착과 성공 신화를 일궈낸 집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억지스럽지만 어린 시절 주석 도금 동전 보관기를 들고 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속 6살 워런의 모습에서 현재의 워런과 궤를 같이하는 듯하다. 이미 전설적인 얘기가 되어버린 이야기가 이를 증명한다. 6살 때 코카콜라 6개 세트를 사들여 다시 낱개로 팔아 5센트의 이익을 남기는 등 남달리 숫자에 재능을 보였으며, 11살 때 '시티 서비스'의 주식을 38달러에 산다. 하지만, 사자마자 27달러로 떨어졌고 40달러에 이를 때까지 끈기로 기다렸다 되팔아서 13달러의 이득을 챙긴다. 어린 워런은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는데 바로 그 되판 주식이 200달러로 치솟은 것을 보며 인내와 믿음이야말로 투자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노볼]에는 인간 워런 버핏의 명암과 성공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자상한 할아버지와 같은 소박하게 미소 짓는 모습은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다. 횡간에서 그의 생활 방식을 관찰할 수 있는데 부를 이룬 스타일과는 다르게 중고차를 손수 몰고 다니고, 경호원도 두지 않았고, 패스트푸드점도 자주 이용하며 58년도에 사들인 한화 3,0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집에서 기거하고 있다. 단 한 가지 사업과 투자에만 몰두한 나머지 동반자가 떠나보냈다는 점이 그의 오점이라면 오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부시 재임 시절 상속세 폐지법안을 시도하려 했을 때 워런 버핏이 부시를 맹비난한 사건은 기회균등과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의미에서 그의 올바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젠 투자의 대상이 기업에서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한 말처럼 [스노볼]은 그를 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지, 또 성공적인 투자 비결만으로 부가 이루어진 것인지의 이유를 명쾌하게 표현된 것으로 사료되며, 이처럼 방대한 양과 충실한 내용에 걸맞은 [스노볼]은 부자 '워런 버핏'이 아닌 인간 '워런 버핏'의 내면을 관통하고 세월의 이끼를 머금은 관록의 힘을 펼쳐보인다. 

스노볼

마징가 Z를 재즈로 듣는다. 

 

인사동 어느 한적한 카페 가보면 4명의 뮤지션들이 생생한 라이브로 공연하는 곳이 있다. 보통 베이스와 색소폰, 드럼 등 여러 종류의 악기로 무장한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커피 한 잔의 깊은맛을 음미하고 있노라면 어느덧 상념에 빠지곤 한다. 그때의 분위기를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유가 내 생각엔 아마도 음악이라는 것이 함께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오로지 색소폰으로만 구성된 국내 유일의 재즈 연주 그룹이 있다. 바로 '홍순달 쿼텟(Quartet).' Soprano Saxophone 홍순달(Solist Jazz Big Band 멤버)과 Alto Saxophone 이인권(Latin &Funk Jazz Band "가드너 아일랜드" 멤버), Tenor Saxophone 이용석(Seoul Solist Big Band 멤버), 그리고 유일한 여자로서 홍일점인 Baritone Saxophone 신경숙(Seoul Solist Big Band 멤버)으로 구성된 소위 말하는 요즘 잘나가는 재즈 밴드가 되시겠다. 

DISC01.My One And Only Love
01. So What                      02. 섬집아기
03. 강원도 아리랑                04. 노오란 셔츠 입은 사나이
05. Bad                          06. My One And Only Love         
07. 아기염소                     08. 애모                      
09. 과수원 길                    10. 내 주되신 주를 참사랑하고
11. Smoke Get'S In Your Eyes     12. 마징가 Z 

 

음반 구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요와 구전, 가요, 애니메이션 주제곡 등 다양한 편곡에 의한 재즈의 변신이 이 앨범의 독특한 매력이다. 여타 여러 종류의 악기가 아닌, 단일 악기 오로지 '색소폰'으로만 연주가 되어서 음감도 아기자기하다. Soprano와 Alto, Tenor, 그리고 Baritone Saxophone의 조화와 스윙은 마치 악기들 간의 주고받는 대화처럼 느껴진다. 특히 섬집아기와 노오란 셔츠 입은 사나이, 애모, 그리고 마징가 Z의 연주는 매우 특색있고 감성적이며 때로는 향수를 자극하여 듣는이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한 음악이다. 

어찌 보면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곡을 재즈라는 장르로 리메이크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각 음악마다 전주, 간주, 엔딩을 잘 음미하며 들어보면 원곡의 감동을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맞게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교수로서 후배 양성에 힘을 기울이는 '홍순달'은 2006년 홍순달 쿼텟(Quartet)을 결성, EBS '공감' 에 출연하고 일본 다카츠키시 재즈스트리트 10주년 초청 공연, 전주소리축제 등 다양한 연주회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들어 재즈 음악을 자주 감상할 기회를 갖다보니 연주자나 편곡이 달라짐에 따라 들으면 들을수록 새롭고 또 새롭다. 또한, 같은 곡이라도 그날의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듣는 각도가 달라지며 때로는 슬픔과 때로는 감동, 그리고 기쁨과 웃음이 동반하기도 한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 이번 [My One and Only Love]을 통해 우리의 심한 감정 기복을 다독여볼 기회를 마련하자. 

홍순달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고전을 통해 수많은 위인과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일이고 사상가들의 가르침에서 교훈을 얻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양권에서 태어나 또 자라서 숨을 쉬고 있음에도 서양철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지에 가까웠던 동양철학의 이론을 나이가 들며 더 친숙하고 관심을 두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학창시절 교과서에 끊임없이 등장하고 시험에서 늘 우리를 괴롭혔던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열자 등 수많은 중국의 전통적인 철학사상과 경전 및 이론서들에서 오는 지독한 어려움이 지금도 마음에 각인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시그마북스에서 펴낸 [장자 21세기와 소통하다]는 장자의 사상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희로애락과 생사의 허망한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전 문학이라는 맥락을 통해 명쾌히 제시하고 있다. 관건은 장자의 달관한 경지를 과연 우리가 얼마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며 설령 실천을 한다 해도 장자의 자유분방한 학설과 초연함으로 인해 왕공과 대부들 사이에서 등용을 꺼렸다는 아이러니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도무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그 시대에도 이론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했다는 사실만큼은 정확히 확인된 셈이다.  

장자는 성이 '장', 이름은 '주'이고 송나라 몽현 사람으로 제나라의 '선왕', 초나라의 '위왕'과 동시대를 살아간 인물이다. 장자의 학문은 철학의 깊이와 해박함으로 전 영역을 꿰뚫고 있으며 근본은 노자에 두고 있다. 도가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그의 도가 철학은 노자 또는 도덕경, 장자, 열자 등과 같은 경전의 사상, 즉, '도'를 숭배하는 종교로서의 도교와 도가를 모두 포함하며 중국문화에 광범위한 범위를 두고 있다. 

 

이 책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내용이 바로 장자의 고유 색깔인 무욕과 담담함, 명예와 이욕을 지양하는 것으로 집착의 굴레를 벗어나는 이치를 깨우치고 있다. 이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편'과 궤를 같이하는 논거로 업적, 명예, 권력, 존경, 지위의 속박에서 벗어나 유유자적하고 거리낌 없이 생활하며 모든 것에는 상대성이 존재함을 설파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좋다 나쁘다나 옳고 그름 등은 우리가 정해놓은 마음속의 관념일 뿐 기준의 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흑백논리가 아닌 이 모두를 수용하거나 정해진 틀을 떨치고 자연의 이치와 섭리에 나를 맡겨 집착에서 헤쳐나온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골자다. 

대부분이 '우언(寓言)=우화'인 장자의 저술은 어부(漁父), 도척(盜跖) 등으로 노자의 이론을 통해 공자의 제자를 비판했으며 합리적인 논리를 갖춘 이론으로 유가와 묵가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했다. 문학, 철학, 병서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고전을 보고 있노라면 격변한 역사 속 인간의 모습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나의 주체성을 확고히 인식하고 급격한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마음을 바르게 하면 고요해지고, 고요해지면 밝아지며, 밝아지면 텅 비이게 되고, 텅 비어 무위에 들어가면 자신의 도와 일치되어 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된다. [장자, 경상초] p. 203 

진리와 정의, 양심과 사랑, 희로애락 등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잣대가 주관적인 생각일 뿐 꼭 옳은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모든 것을 떨쳐버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장자의 이론에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장자의 이 순수한 이론은 그가 몸소 실천했던 바이기도 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이는 달관의 경지에 이른 초인만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우리가 찰나에 닥친 집착이라는 굴레를 탈피하고자 할 때 장자의 이론에서 얻은 교훈을 되새겨본다면 더욱 수월하고 유연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