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평화에 이르는 길

저 자 : 툽뗀 갸초

목 차
들어가는 말
1.인더스 강을 만나다
2.현실에 맞서서
3.탈바꿈
4.수계
에필로그
드리는 말

[티베트 승려가 된 히피 의사]라는 처음에는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제목에서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더 커져만 갔다. 어떻게 의사이면서 이전의 제도와 가치관등을 부정하고 인간성 회복과 자연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히피인 에이드리언 펠트만(저자)가 왜 승려가 되었을까, 그것도 불교의 근거지인 네팔에서. 일반이라면 커다란 결심이 아니고서야 하기 힘든 종교로의 귀의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을 통한 마음의 비움과 채워짐, 또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 깨달음을 통해 우리에게 주는 교훈들은 단순히 책을 통해 얻는 가벼운 고개의 끄덕임이 아닌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끄덕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호주에서 네명중 둘째로 태어나 히피이면서 의사가 되기까지, 또 히피들이 추구하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여행, 환각제, 친구들과 함께 인더스 강줄기를 따라 장장 1,000키로 미터를 항해하며 겪는 생과 삶의 경계를 체험하고 자연이 주는 평화를 통해 완전한 평화를 찾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 이후 그에게 다가오는 좌절감과 무기력감, 공동체 생활에서의 마약과 음악등에 대한 삶이 진정한 자유를 갈구하는 삶이 아님을 깨닫고 행복은 무엇이고 또 어떠한 삶을 살것인가의 철학적인 문제를 탐구하던중 카트만두에서 명상 강좌를 통해 불교로 입문을 하게된다. 티베트 불교 승려가 된 뒤 네팔에서의 무료 의료소 운영, 세계각국에서 불교와 명상을 가르치는 "불법(佛法)의 바다"라는 뜻의 법명 "톱뗀 갸초"가 바로 그 다.

히피로 살아 온 그에게 있어 과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업(業)과 윤회'의 우주관에 대한 의문, 하지만 "살아잇는 모든 존재에 대한 사랑과 자비를 기르라"는 가르침을 인정하는 그에게 보리수 나무 밑에서의 명상은 그에게 마침내 깨달음이라는 큰 가르침을 얻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어린시절 우리집 앞에는 '일붕선원'이라는 절이 세워졌는데 '고 서경보 스님이 주지승으로 계셨던 곳으로, 훗날 커서 알았지만 꽤나 유명하신 분이라고 한다. 국민학교 입학하기전 그 절에 계시던 젊은 스님이 생각난다. 우리 또래의 친구들에게 예의와 예절, 인성교육등의 이야기들과 동화, 그리고 노래들을 통한 가르침들로 우리들은 밤낮없이 절을 아무 꺼리낌없이 드나 들었고 그로인한 어릴적 인성에 그나마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 스님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고 있음은 아마도 그당시 어린나이에 큰 감명을 받은 이유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어린 스님에서 저자의 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그 어린 스님은 지금쯤 아마 매우 유명하신 스님이 되어서, 아니면 그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갖은 채로 어느 한 암자에서 아이들을 모아 또 가르침을 전하며 명상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평화는 폭력을 통해서는 절대 이루어 질 수 없으며, 마음의 이기심은 불행의 뿌리라는 것을 가슴깊이 되새겨 본다. 그가 겪은 이야기와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얻은 지혜들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으며 진정한 행복과 평화가 무엇인지도, 또 구렁텅이에 빠진 세계와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그렇게 받아들여 진다. 다소 어려운 책임을 미뤄 짐작한 나의 생각과는 반대로, 쉽게 그리고 조용히 명상하는 기분으로 읽어 내려 갔고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가 있었다.

분명한 것은 히피 의사였던 한 젊은이가 티베트 승려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이지만 단순히 그 한 이야기로만 보지 말고 이 책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가 있다는 점에서 쉽게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종교를 불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티베트 승려가 된 히피 의사]. 토요일에 책을 받아 너무 몰입해서 읽은 나머지 밤을 꼴딱 세웠다. 그간 출간된 처세를 위한 책들과는 또다른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