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추천 『작전』은 이런 소설!
에디터 노트>>잡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린 책이 혹시 있나요?
직업상 원고에 늘 파묻혀 있는 저로서는 늘 재미있는 글을 갈구합니다. 일단, 내가 재미있어야 독자들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지요. 《작전》은 그런 관점에서 정말 끝내주는 원고였습니다. 보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리고는 주식 문외한인 내가 읽어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주식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답니다.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소재, 작가의 처녀작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이야기 구성,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 조금은 자극적인 성애 묘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굵직굵직한 사건이나 등장인물들이 현실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흥미 요소였습니다.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루보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이 살이 덧붙여져 소설 속에서 재탄생되었거든요. 뿐만 아니라 허구인양 등장하는 인물들은 조금만 신경 써서 읽다보면 누가 모델이 되었는지 알 수 있어, 소설 속 실제 모델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사실, 처음 원고 상태일 때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몇몇은 누가 모델이었는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편집 과정에서 작가와 이 부분에 대한 조율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없어진 캐릭터도 있고, 성격이 바뀐 캐릭터도 있습니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이들이 편집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세상에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물론, 아쉬운 인물도 있지만 그래도 살릴 사람은 살리고, 없앨 사람은 없앤(?) 마지막 결정은 탁월하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소설만의 힘!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저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분명 그런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혼자 캐스팅도 마쳤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작전계에 발을 들여놓은 주인공 정민재는 조승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인 이수호는 조재현, 이수호에게 이용을 당하는 재벌 그룹 서자 허중혁은 이종원, 정민재를 떠나 허중혁과 결혼한 부동산 갑부 딸 서진은 채정안, 그리고 증권사 직원으로 근무하다 작전주 때문에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된 민재의 두 번째 연인 의신은 이효리(이 캐스팅이 잘못됐다고 이의를 재기하는 독자가 있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편집자의 상상 속에서 일어난 일이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러분도 상상 속에서 마음대로 캐스팅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고는 흐뭇하게 혼자 상상 속에서 이 배우들과 영화도 찍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막상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책과 같은 재미와 감동이 전해질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작전 세력들이 통정매매, 허수주문, 호가 페이스 조절, 차트 만들기 등 온갖 테크닉을 동원해 주가를 조작하는 모습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집니다. 이 부분을 작가는 주식 문외한이 보더라도 이해하기 쉽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 ‘심리 게임’인가를 글로써 매력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영화에서 과연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요?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가 떠도는 영상은 수학책보다 더 지루해질지도 모릅니다. 내레이션으로 처리한를 이렇게 재미있게 그려낼 수 있는 건 소설이라는 장르적 장점과 힘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진정한 소설의 힘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466페이지의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읽다보면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답니다.
글● 위즈덤하우스 『작전』 편집자 이진영 님
Click!_작전이 뭐야? 소설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