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줄어들면서 '창조'나 '창의'가 이 시대의 중심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교육에서부터 사회 각 분야에 거쳐 창의가 대세이고 크리에이티브라는 수식어가 범람하는 요즘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크리에이터들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 책은 <스타일 조선>의 피처 디렉터이자 서비스디자인 컨설턴트, 콘텐츠 기획자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 고성연이 경제신문기자로 일하던 시절 창의적 작업에 대한 열정으로 떠난 늦깍이 영국유학시절 개인적인 창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당대 최고의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리더 17인을 인터뷰한 창의력이 넘치는 기록입니다.  

런던의 창조계급에 대한 호기심과 개인적 관심으로 이러한 재미있고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저자는 진정한 크리에이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박지성이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단복을 담당한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폴 스미스>의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 먼지봉투없는 진공청소기로 세계를 제패한 집념의 사나이 제임스 다이슨, 비틀즈 8집 앨범 재킷으로 센세이셔널한 반응과 명성을 얻은 영국 팝아트의 대부라 불리는 피터 블레이크, 접이식 자전거 시리즈에서 체인없는 전기자전거 '만도 풋루스'의 디자이너 마크 샌더스 등 산업디자인, 패션, 건축, 미술, 광고, 엔지니어링 등의 다양한 영역의최고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의 생생하고 진솔한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왔고 어떤 열정과 태도로 삶을 혁신해 왔는지 보여줍니다. 

 

책에 실린 크리에이터들의 창작물을 감상하다보니 우리집 부엌에서 보던 익숙한 물건이 눈에 띄었습니다.  

참신하다못해 혁신적이기까지했던 디자인에 반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확신에 차 구입했던 조셉조셉의 접이식 도마 촙투포트가 최고의 크리에이터의 대표적인 창작물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세계적인 크리에이터의 창조물을 소장(?)하고 있고 나의 실생활의 한부분이라는 생각을 하니 대단한 능력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보수적이고 전통의 이미지가 강한 영국이지만 비틀즈,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 해리포터의 조앤롤링, 스타셰프 고든 램지와 제이미 올리버같은 크리에이티브 아이콘이 넘쳐나는 20세기 창의적 인재의 총본산이 영국이라는 사실은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우리나라도 창의적인 인재들이 활약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가 조성되고 열정을 지닌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탄생해서 영국 못지 않은 크리에이터들의 산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나이가 아님에도 혁신의 흐름을 이끌고 역동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탁월한 깊이와 빼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17명의 인터뷰이들을 통해 자기 자신안에서 확신을 찾는 기쁨과 열중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해서 자기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삶의 영감과 통찰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창조적 삶을 꿈 꾸는 이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성취하면서 사는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실천적 메시지를 들려주고 나이가 들어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17인의 위대한 크리에이터들은 도와줄 것입니다. 

 

 

 

영국의크리에이터에게묻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한 표현을 빌려 나를 철학하게 만드는 그 놈의 연애 즉, 철학과 연애의 상관관계에 대한 책을 본 느낌은 한마디로 연애에 대한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해주고 연애에 대한 감이 잡히는 느낌이랄까... 

자아성찰까지 하게 만드는 그 놈의 연애 나부랭이, 삽질이 있는 곳에 철학이 있다라는 저자의 입맛에 착착 붙는 맛깔나는 표현들이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떠할지 예고해주는것 같습니다. 

 

동서양의 철학자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영화, 드라마, 음악으로 들려주는 사랑이야기와 저자의 일상에서 겪은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통해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깨달음을 줍니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로 연애도 결국은 나한테 달린 문제이고 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일이므로 내가 오해하거나 착각하는 부분들을 알고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나의 생각과 태도라는 것을 다시한번 절절히 깨닫고 새기게 만듭니다. 

 

얄팍한 연애기술을 알려주는 시중의 흔하디 흔한 연애실용서적이 아닌 연애를 하고 있는 '나 자신'에 초점을 맞춘 철학적 접근을 시도한 책이기에 이 책은 빛이 납니다. 

모든 문제의 중심은 나이고 나로부터 짚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연애를 힘들어하고 상처받고 아파하는 주눅든 연애 DNA를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엇이 연애를 어렵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내 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문제해결방법을 스스로 모색할 수 있게 됩니다. 

 

나를 돌아봄으로써 그동안 답답하고 이해가 가지 않던 연애의 불가사의한 모습들이 가면을 벗고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뗄레야 뗄 수 없는 철학과 연애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토록 재미있고 명쾌하게 풀어낸 책은 흔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연애를 하고 싶지만 상처가 두려워 시도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과거의 아픈 기억에 다시 사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이성을 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연애에 대한 철학과 마음가짐, 자신감과 감을 잡도록 해주는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 에리히 프롬은 성숙한 사랑에는 다섯 가지 요소가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말해요. 그 중 하나가 존중이예요. 정확하게는 존경이요.  

존경respect의 어원은 라틴어로 바라본다respicere는 뜻이에요.  

거리를 두고, 건드리지 않고, 그리고 판단하거나 평가하지도 않아요.본다는 일은 그런 거예요. 그래서 존경은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사람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세계를 아는 힘이지요. '

 

 

이 책에는 위대한 사람들의 주옥같은 말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에리히 프롬의 말들은 가장 내 가슴을 울립니다.

 

 

내가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까지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에리히 프롬 

 

 

 

 

 

 

연애하면왜아픈걸까

누구든 제목만 보고도 궁금함에 책을 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게 만드는 영리한 제목을 가진 이 책의 주제는 원숭이가 아니라 초콜릿입니다. 

자극(?)적인 제목의 이 책은 작가가 코스타리카를 여행하며 글을 쓰기에 매력적인 식물을 찾던중 발견한 카카오나무의 번식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카카오 나무를 찾아낸 작가의 열정과 카카오나무의 세계적 전문가와의 야심찬 프로젝트이고 그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야기의 구성방식은 작가가 가장 매력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 같은 문장이 중복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초콜릿의 주재료는 카카오나무의 씨앗인 카카오콩입니다. 

카카오 열매가 없으면 카카오콩은 자라지 않고 

카카오 꽃이 없으면 카카오 열매가 생기지 않고 

그리고 깔따구가 없으면...꽃가루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카카오 잎이 없으면 카카오 꽃이 피지 않고 

가위개미. 벼룩개미 암컷, 구더기가 하는 역할들... 

카카오 줄기가 없으면 카카오 잎은 살지 못하고 

그리고 도마뱀이 없으면 카카오나무에 피해를 입히는  

진딧물과 다른 곤충들을 잡아먹지 못하게 되겠죠. 

또 카카오 뿌리가 없으면 카카오 줄기가 자라지 않고  

그리고 곰팡이가 없으면 잎이 자라는데 필요한 무기물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고... 

카카오콩이 없으면 카카오 열매, 꽃, 잎, 줄기, 뿌리는 자라지 않고 

그리고 원숭이가 없으면 초콜릿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릅니다. 

드디어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원숭이가 등장하며 대미를 장식하고 있네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 원숭이가 하는 가장 큰 역할이 뭘까요? 

카카오 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구멍을 내고 새콤달콤한 과육은 먹고 카카오 콩은 뱉어내서 새로운 카카오 나무가 자라게 만든 것입니다. 

카카오 열매는 카카오 나무에서 절대 저절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원숭이나 다른 동물들이 그 열매안의 씨앗을 빼서 뱉어내 땅에 뿌리지 않는다면 카카오 나무는 자랄 수 없고 결국 우리는 초콜릿을 먹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니 원숭이가 없으면 초콜릿도 없는 것이 되는 것이죠. 

제목에 대한 의문점이 드디어 풀리는 순간이네요..   

그리고 정말 많은 생물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초콜릿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카카오 나무에 대한 머나먼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듭니다. 

 

당연히 원숭이가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선사하기 위해서 일부러 카카오 씨앗을 뱉어내는 수고는 하지 않습니다. 원숭이는 카카오 열매의 과육을 먹기 위해서 카카오 열매를 땄을 뿐이고 씨앗은 먹지 않기 때문에 뱉어 버린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서 새로운 카카오 나무가 자랄 수가 있는 것이죠. 

원숭이뿐 아니라 곰팡이나 각종 곤충등 모든 생물들이 각자의 본능에 의해서 움직이는 자연의 힘이 카카오 씨앗이 땅에 뿌려져 카카오 나무로 자라게 만든 근본입니다. 

그것이 바로 모든 생물을 이롭게 하는 신비로운 자연의 원리인 것입니다.

마치 공장에서 단계별 라인의 순서의 공정을 거쳐 제품이 생산되는 것처럼 자연속에선 완벽한 자연의 법칙대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속에서 벌어지는 공정 라인은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는 공생의 유익한 삶의 방식이자 자연친화적인 작업장인 것입니다. 

그러한 자연의 규칙이 자연을 유지시키는 힘이 되는 것이죠. 

그 최종혜택을 결국 사람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받고 사는지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자연의 모든 생물들에게 그리고 놀라운 자연의 법칙에 대해 경외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앞으로 초콜릿을 먹을때마다 자연공장에서 벌어지는 이 많은 일들이 머리속에 떠오를거 같네요.  

우리를 보다 더 풍요롭게 해주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많은 어린이들이 느끼고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원숭이가없으면초콜릿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