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무엇이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L'ETRANGER)'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극히도 평범한 한 회사원이 평범한 일상을 통해 사형선고를 받게되는 ..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굉장히 우울하기도 한 이 소설에 난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 때였는지, 고등학교 1학년 때 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함께 공부를 하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때 국어 선생님의 추천에 의해서였다. 무작정 서점에 가서 이 책을 사게 되었고, 처음 몇 페이지를 넘겼을 때, 저자나 번역자의 어떠한 서평도 없고, 곧바로 소설속으로 진입해서, 깊이 빠져드는 그러한 느낌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아주 특별한 사건도 없는 이 책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여운은 아주 오랫동안 남았다.
그 당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고, 대부분의 서평에서 '태양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태양의 의미가 긍정적인 것에 반해, 이 소설에서는 태양이 무의식중에 소설속의 주인공에게 살인충동을 일으키는 다소 특이한 요소로 등장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그는 살인을 하게 된 계기가 태양이던, 달빛이던, 아니면 정당방위이던, 그건 상관이 없었다. 태양의 강렬한 빛이 살인 충동을 일으켰다는 게 왜 부자연스러운 것인지 왜 특이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그 당시의 나의 관심사는 주인공과 마리의 묘한 연애와 감정이었고, 어떻게 그가 엄마를 죽인 사람으로까지 취급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책을 다시 읽다가 유난히 눈에 띄는 부분은 소설속의 내가 감옥에 있을 때 읽었던 신문에 났던 기사부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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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나이가 체코의 어떤 마을로부터 돈벌이를 떠났다가 25년 후에 부자가 되어서 아내와 어린애 하나를 데리고 돌아왔다. 그들을 놀라게 해주려고 사나이는 처자를 다른 여관에 남겨두고 어머니의 집으로 갔었는데, 그가 들어왔을 때 어머니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장난으로 방을 하나 잡고 돈을 보여주었다. 한밤중에 그의 어머니와 누이는 그를 망치로 때려 죽이고 돈을 훔친 다음 시체를 강물 속에 던져 버렸다. 아침이 되어 사나이의 아내가 와서 무심코 길손의 신분을 밝혔다. 어머니는 목을 매고 누이는 우물 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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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 : 이방인, 알베르까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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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고 소설 속 주인공은 장난은 함부러 치면 않되겠다고 밖에 느낀것이 없었다고 말하지만, 난 이 부분이 소설 전체의 내용을 압축해 놓은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이지 주인공은 여지껏 아주 평범하게 살아왔고, 정말 우연치 않게 살인을 저질르게 되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방인 취급해 버린다. 아주 사소한 일상들, 지극히도 평범해서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마치 그가 엄마까지 죽인 무자비한 인간으로 판단하는데 근거로 든다.
모든 일들이 단절되어 있고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산다. 어디에서도 삶이 연결되는 부분은 없는 듯 하다. 어쩌면 이것이 그토록 당연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현실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