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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의 <파노라마 섬 기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테마 파크 '신의 정원'은 정말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물론 믿을 수 없는 기이한 사건들은 체험할 수 없겠지만, 그런 가짜 세계를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네요. 그만큼 소설 속에 그려진 테마 파크는 매력적입니다. <금지된 낙원>은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판타지소설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별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이지가 않습니다. 말도 안 돼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카라스야마 쿄이치의 능력은 너무나 비현실적입니다.
그리고 인스톨레이션에서 참가자들이 겪는 경험도 역시 믿을 수 없고요. 이 모든 것은 까마귀와 알(운석)의 어두운 힘 때문인데, 어둠이 있다면 밝음도 있죠. 그 밝음으로 어둠의 기운을 물리친다? 조금 유치하기도 한데, 온다 리쿠가 그리면 그 유치함도 그럴 듯해 보이더군요
(이건 역시 작가의 재능일까요?^^). 그리고 계속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미스터리한 사건들(그는 정말 죽었을까?, 카리스야마 가는 도대체 어떤 음모를?,
도대체 테마 파크에는 어떤 비밀이? 등등),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불운한 기운, 속을 알 수 없는 주인공 등 온다 리쿠 작품답습니다. 어린 시절 (거대한 테마 파크는 간 적이 없어서) '유령의 집'이나 '귀신의 집'을 갔다 온 느낌이네요. 그나저나 온다 리쿠는 확실히 고집이 있는 작가 같아요
온다 리쿠의 소설에는 정말 다양한 세계들이 창조되고 멸망하는 것 같아요. 온다 리쿠는 일상 세계가 아닌 확실히 판타지 세계에 관심이 많은 작가 같아요. 현실적인 공간도 그녀의 손을 거치며 비현실적인 낯선 공간으로 바뀌게 되는 것 같고요. <금지된 낙원>도 그냥 깊은 숲속이 배경입니다. 그런데 그 깊은 숲속, 신의 정원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놀이공원의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느낌(아니면 롤프레잉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 카라스야마 쿄이치가 만든 테마 마크의 다양한 인스톨레이션(고무 벽으로 되어 있는 미로 같은 방도 있고, 벽돌로만 이루어진 계단도 있으며, 눈처럼 하얀 사막도 있습니다. 가짜이지만 진짜 같은 공간). 그곳에 초대받은 손님들은 잊고 싶은 자신의 과거(악몽)와 마주치게 됩니다. 테마 파크에 떠도는 불길한 기운들. 그 불길한 기운을 얼마나 피부로 느끼느냐가 이 소설을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암튼 기존 온다 리쿠 소설에 비해서는 조금 어둡기는 하네요
온다 리쿠의 자의식에 공명된 내 자의식의 이야기일뿐이다. 그가 늘 같은 이야기를 하는구나 하고 어렴풋하게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답지 않은 뜻밖의 지루함이라고 내심 의아해 했었다. 도대체 주인공들이 별 것 아니게 반복되는 공포에 왜이리 쩔쩔 매는지 좀처럼 공감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서야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쳤다. 먼저 읽은 독자의 평에서 '한참 무섭다가 허망한 결말이 되더라' 는 감상을 보고 더더욱 온다 리쿠가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아주 조금, 설령 작가의 생각과는 다르더라도 그 패턴만큼은 전작을 읽어왔던 팬으로서 익숙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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