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자유분방함을 떠올리게 하는 암스테르담이라는 제목과 깔끔한 하얀 표지가 시선을 끌었다. 표지의 일러스트 또한 뭔가 묵직한 사건이, 혹은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여주인공인 ‘몰리’는 정말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단 한 번도 살아서 이 책 속에 등장한 적은 없었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여러 남자들의 이야기만 읽어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녀를 사랑한 남자들, 남편인 ‘조지’와 외무장관, ‘클라이브’와 ‘버넌’까지.

 죽은 ‘몰리 레인’의 장례식에서 만난, 클라이브와 버넌의 이야기로 <암스테르담>의 이야기는, 그리고 몰리의 이야기는 전개되고 있었다.

 조지의 집에서 외무장관의 비도덕적인(?) 사진이 발견되면서 사건이라면 사건이 생겨나고, 신문사 국장인 버넌은 사진의 공개를, 작곡가 클라이브는 공개해서는 안 됨을 주장하며 부딪친다. 이 과정에서 둘의 우정은 극을 향해 치닫게 되고, 그들의 도덕성마저도 샅샅이 파헤쳐진다. 자신의 잘못은 괜찮다고 합리화시키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은, 설사 그 다른 사람이 친한 우정을 과시하는 친구라 하더라도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못난’ 사람들로 묘사되고 있다.

 ‘이 세상은 요지경이다’라는 한 구절이 이 책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언 매큐언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람의 도덕성에 관해 풀어나가려는 것 같았다. 다들 번듯하고 떳떳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절대 비켜갈 수는 없는 윤리성에 대해 묘사해 나가면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뭔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남들의 잘못은 눈곱만큼도 용인해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잘못만큼은 넓은 아량을 발휘하는 요지경 같은 세상 사람들을 꼬집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대체로 우리 모습은

 빙산처럼 대부분 물에 잠겨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사회적 자아만이

 하얗고 냉랭하게 밖으로 솟아있다.

 이언 매큐언,

 분명 보통의 작가들과는 다르다.

 한 인터뷰에서 이언 매큐언은 독자가 구조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짤막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플롯이 독자를 이끌어가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그런 형식에 대한 것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르겠다.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다만, 작가의 전달 방식에 대해서는 내게 와 닿는 효과가 있었다. 비교적 얇은 편이고 가벼운 소설이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많은 것을 생각해보고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에 매료되었고, 그것이 멋있게만 느껴졌다.  

 

 전화를 받을 때

 잤으면 잤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드문 건 왜일까?

 잠이란

 방어해야 할 인간적 약점인걸까?

 

 단테가 예언자이며, <신곡>이란 책을 지었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사전지식도 갖고 있지 않은 채, 이 소설을 덥석 사서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였을까? 어려웠다. 단테.. 단테.. 단테.. ‘단테클럽’,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단테의 빛의 살인’등등. 단테가 등장하는 여러 책들의 이름을 들어는 봤지만, 그게 뭔지조차 몰랐다.

 그의 <신곡>도 모르면서, <신곡 살인>을 무작정 읽기 시작한 게 욕심이라면 욕심이었던 걸까? 책 자체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두꺼운 데다가, 내겐 너무나 생소한 등장인물들의 이름들, 이 사람이 누구였지? 또 이 사람은 누구였지? 하면서 계속 책장을 앞으로 되넘겨봐야만 했다.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그곳에서의 잔혹한 살인사건으로  <단테의 신곡 살인>은 시작한다. 연쇄 살인과 범인, 그리고 뒤에 숨겨진 정치적이고도 사회적인 문제들, 음모와 욕망들이 이 책의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범인의 정체와 <신곡>의 아홉 지옥의 탄탄하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모방. 아름답게만 느껴지던 베네치아가 순식간에 지옥이 되어버리는 것을 지켜보며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천국과 지옥, 이 두 단어만큼 상대적인 말이 또 있을까? 내게는 천국 같은 공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지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같은 공간이 사람에 따라서는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순간 오싹했다.

 지배하는 것은 결국 루시퍼이다.

 공포가 있는 곳에 권능이 있다.

 공인 종교의 최고의 지배 수단이 바로

 악이라는 역설도

 이 사실로부터 성립된다.

 지상에서 승리하는 것은 사탄이다.

 사실. <단테의 신곡 살인> 이 책의 전개가 어느 쪽으로 나가고 있는지는 책을 반 이상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보통의 소설이라면 작가가 머리말에서 줄거리에 대해서 다는 아니더라도 살짝 힌트를 주게 마련인데 이 책에서 그런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읽다보니, 일단은 덮어놓고 <신곡>이라도 다시 읽고서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책장의 반을 넘길 때까지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흑란’이라는 이름.. 참 멋진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의 매력을 꼽자면, 무엇보다도 추리소설이라는 것의 묘미는 역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아닐까. 다만 앞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내가 좀 더 낯선 이름들에 익숙해진다면 좋겠다는 것이다. 결코 짧지 않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어려운 책을 잘 읽어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가 조금 자랑스러웠고, 조만간 정말 단테의 <신곡>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입술 한 구석에,

 아마도

 좌절감에서 비롯되었을

 선명한 주름 하나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시작! 뉴비기닝!

 이 책을 알게 해준 <시크릿>에 고맙다. 작년에 <시크릿>을 읽고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바로 그 책의 원천이 되었다는 말에 당장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시크릿>을 읽으면서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내 가슴 속에서 뭔가 변하려고 꿈틀대는 것을 느꼈었다. 그리고 이 책, <뉴비기닝>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 책의 시작은 끌어당김의 법칙이었다. 원하는 삶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원하고, 믿고, 감사하고, 상상해야 한다는 말. 다시 봐도 참 반가운 말이었다.

 이 책의 저자 에스더와 제리 힉스는 부부 강연자라고 한다. 작가이자 강연자라, 멋지다. 책의 구성은 크게 보면 <시크릿>과 비슷한데, 열두 개의 목록으로 되어 있다. 각 목록마다 창조하는 힘, 감정을 다스리는 법, 다시 한 번 강조한 끌어당김의 법칙, 게으른 습관에서 벗어나는 법, 삶을 다스리는 법, 부정적인 경고를 듣는 힘, 기쁨을 선택하는 힘, 대안을 찾아나가는 법, 조화로운 관계를 만드는 힘 등을 설명하고 강조하고 있다.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책의 중간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그림들도 깔끔해서 쉽게, 또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원하는 삶을 창조하는 마음의 법칙-

 사람들은 문제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쏟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해결 방안을 모색할 때만 가능하다.

 문제 자체에 초점을 두면 부정적인 방향으로 창조하고 있음을 알리는 부정적인 감정이 생긴다.

 해결 방안에 초점을 두면 긍정적으로 창조하고 있음을 알리는 긍정적인 감정이 든다. 

 이 책의 작가는 우선 생각을 바꿀 것을 반복해서 주장하고 강조하고 있다. 원하는 것은 계속해서 생각하고, 안 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것들은 생각도 하지 말라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말이다.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동안 나를 방해하던 생각들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내 맘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사람도, 화병이 나서 앓는 사람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 적어도 새롭게 노력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비기닝>의 작가는 말했다. 이 세상에 나온 것도 스스로가 결정을 내린 것이고, 스스로가 원한 것이라고. 그렇지 않았다면 세상에 태어날 수 없었다고. 내가 원해서 내가 결정을 내려 이 세상에 나왔다는 건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더한 행복과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체계적인 목록에 따른 작가의 설득이 마치고, 그룹 모임에서의 질문과 작가의 대답으로 이 책은 그 끝을 장식하고 있다. 질문자가 질문을 하면, 작가는 책을 근거로 한 성의 있는 대답을 해 주었는데, 말은 쉽게 내뱉어지지만, 결코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쉽지 않은 실천 방법들을 설명해주었다. 나의 의지력이 얼마나 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앞으로 더욱 내 의지를 굳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것이든 정당화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원하기 때문에 원하는 거라고 말하십시오.

 그것으로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