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으로 재테크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읽고 나서 우선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어제 읽은 책 <한국의 재테크 천재들>에서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부자가 되기 위한 습관과 마음가짐을 배웠다면, 이 책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배웠다고 할 수 있겠다.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지침을 말이다.
주식이니, 펀드니, 말이 쉽지 결코 쉽지 않다. 적어도 내게는. 자칫 잘못하면 내 손에 있는 얼마 안 되는 돈마저도 바람과 함께 날아가 버릴 수 있으니, 강단과 대범함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정보에 뒤처져서도 안 되고, 항상 동향을 살펴야 하고, 부지런해야 하고,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던 재테크가,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게 한 발짝 다가와준 것 같아 고맙고 기뻤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자신감도 생겨났다.
저자가 기자라서인지, 칼럼을 싣고 있어서인지, 재미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체가 참 인상적이었다. 왜 재테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일게 만든 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게 만들었다. 저자 고란은 펀드, 주식, 보험 등 재테크의 대표 주자인 세 가지를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분석하고 강조한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학에서 공식만큼 중요한 게 공식을 대입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듯이, 저자는 재테크의 이론을 가지고 실전에 사용하는 방법까지도 가르쳐주고 있다. 친절하고 자세하게 말이다. 세계적인 부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고, -예를 들면 ‘위렌 버펫’과 같은- 각종 그래프와 도표를 이용해서 이해하기도 쉬웠다. 내게 이 책은 ‘백독’이 불여일견임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또 부록에서는 <언니들의 궁금증>이란 코너를 만들어,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새로운 정보들을 전해주고 있다. 펀드와 주식, 보험이 끝나는 각 장마다 투자하는 과정을 직접 캡처해서 실어 시범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시범 속에서는 구체적인 펀드나 주식, 보험의 이름까지 거론하고 있어,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또 가깝게 느껴졌다. 여기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재테크 용어들까지도 상세히, 그리고 쉽게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고 있어 재테크에 초보인 사람들, 아니 초보의 대열에도 끼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어쩌면 재테크를 해본 경험이 있다거나 어느 정도의 재테크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식상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책 소개에 재테크 초보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구절을 집어넣어야하지 않을까. 식상하다고 화를 낼지도 모르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 그래 자기계발서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곧장 나는 펀드에 ‘급’관심이 생겼다. 펀드의 장에 실려 있는 모든 것은 내게는 새로운 정보의 바다였고, 공부하는 자세로 하나하나 따로 메모해가며 열심히 읽어나갔다.
물론 경제엔 워낙 ‘꽝’인 내게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고 연신 물만 먹어대며 허덕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물에 떠서 헤엄치는 법을 배울 준비는 된 것 같다. 이제 욕심을 부려 좀 더 발버둥 치면서 앞으로 나아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