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 보고 마냥 따뜻한 분위기의 요리만화를 상상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연출에 따라서는 근친물 혹은 성인과 미성년자가 사랑하는 이야기로 읽힐 위험도 있겠다.

그러나 어쨌든 순정만화가 아닌 요리만화인 이상 그렇게까지 발전할 것 같지는 않고(아직은 가족으로서의 호감 정도?)

서로를 몰랐던 두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가까워져간다는 내용은 내가 상상했던 따뜻한 가족만화 느낌이었다.

미성년자와 성인 남성이 함께 생활하는 건 너무 위험해보이고 내가 주변 사람이라도 말렸을 것 같지만 

여주인공이 요리를 통해 자신이 편안하게 있을 거처를 찾고 만들어간다는 내용은 참 좋게 느껴졌다.

완결까지도 부디 선 넘지 않는 건전한 요리만화이기를 바라며...

(일본 순정만화에서 유난히 성인 남성과 미성년자가 사귀는 내용이 많이 나와서인지 괜시리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음)

그림이 예쁘고 내용이 깔끔해서 읽기 좋다. 일본 가정식에 흥미가 많다면 더욱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만화.

 

이미 주인공과 후지야마의 커플은 1권부터 성립된 상태라서

8권이나 되는 길이의 작품이지만, 그동안 싸우거나 엄청난 갈등이 빚어지거나 하는 일도 없이

그냥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 일상의 사소한 이벤트로도 꽁냥꽁냥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매우 평화롭게 볼 수 있는 러브코미디 만화라 할 수 있다.

오지로 마코토님의 작화가 매우 뛰어나서인지 평범한 일상의 사소한 이벤트를 그려도

극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점이 매우 서정적인 만화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이 작품을 보기 전에 [고양이 절의 지온 씨]를 먼저 봤는데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 별 큰 갈등 없이 꽁냥거리는 일상물이라는 점과

여주인공 쪽이 집주인이거나 연상이거나 몸집이 커서 남주인공보다 권력 있는(!) 쪽이라는 점이

이성애 로맨스라도 매우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포인트인 것 같다.  

이 작품을 좋아하지만 사실 1권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남자주인공이 후지야마를 만나게 되는 계기가 상당히 불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권만 보고 도망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권에서는 분명 이성에 대해 성적 호기심과 불순한 생각만을 갖고 있던 남자주인공이 

중학생치고는 키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반 아이들에게 놀림받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후지야마의 '마음씨'에 반하게 된다는 점이 

이 만화의 매력포인트이기 때문이다. 

후지야마와 사귄다고 하면 친구들에게 놀림당할까봐 사귄다는 사실을 열심히 숨기던 주인공이 

권수를 더할수록 후지야마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고, 급기야 모두에게

'나 후지야마랑 사귄다!'고 소문내고 싶어 안달을 내게 되는 과정이 매우 귀엽기까지 하다. 

아무튼 키 큰 대인배 여자아이와 키 작은 소인배 남자아이의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끝까지 읽어봐도 후회없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