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시를 잊은 나에게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지음

 시를 잊은 그대에게 란 말은 나에게 하는 말인 것 같다. 정말 시를 보고 느껴본게 언제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시란 그저 짧은 글, 시험에 자주 출제되지 만 그 뜻을 알기 어려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 뭐 이정도의 느낌일 뿐이였다. 그리고 시라고 하면 왠지 한시가 생각나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부르는 노래도 어쩌면 시의 한 형태일 것 같다. 특히 예전 70~80의 노래들의 가사는 시와 같은 가사가 많았고 시를 그대로 가사로 적은 노래도 있었던 것 같다. 이처럼 시는 우리 곁에 항상 있었던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시를 잊고, 노래를 잊고, 감정을 잊고, 즐거움을 잊고 가슴을 잊고 살아왔던 거 같다.

 이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이런 무언가를 잊어버린 사람들에게 시를 통해 잊어버린 가슴, 즐거움, 슬픔, 애뜻함을 다시 살려줄 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시인의 삶을 통해 시가 말하고 자 하는 바를 이야기 하고 있어서 이해하기가 더 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세대는 직접 접해보지 못할 여러 이야기를 통해 간접 설명하는 점도 특이한 점이긴 하다.

 그리고, 교과서에 나와있는 문제를 풀기 위한 해석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시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젋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       김수영, <눈>

 기존 교과서나 참고서의 해설에는 눈은 순수하고 기침과 가래는 더럽고 기침을 하고 더러운 가래를 뱉어 냄으로써 시적 화자가 깨끗해지길 바란다는 해석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시인은 눈에서 추락의 속성을 발견하고 떨어진 눈에도 살아있음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그가 낮게 토해낸 한숨이야말로 기침이고 가래이고 시이며 이게 바로 생명이고 선악의 구분이 아닌 삶과 생명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종의 로커들이 샤우팅 창법을 하고 있는 것 처럼 기침과 가래도 생명의 한 모습으로 머뭇거림과 거침이 없는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시를 잊은 나에게 시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고 시 한편 외워볼까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 이 책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전작 책은 도끼다를 읽었다. 헌데 서평은 쓰지 못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작년 서평기한을 넘치고 서평은 쓰지 않은 책이 책은 도끼다 이다. 읽으면서 여러 책을 소개받고 그것에 대해 작가가 느끼는 것을 설명한 책인데, 그간 내가 잘 보지 못한 예술 부분 책을 많이 소개해 주어서 괜찮은 책이다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책은 도끼다의 후속작 다시, 책은 도끼다를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전에는 잘 모랐는데 의외로 이 책은 도끼다의 책과 작가가 유명인이었던거 같았다. 광고 카피라이터로 많이 알려져 있던 인물이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사람을 향합니다>,<생각이 에너지다>등 우리가 그간 많이 들어보았던 광고문구를 생각한 카피라이터이다. 카피라이터라는 어쩌면 가장 짧은 메시지를 통해 지향하는 바를 전달하고자 하면 많은 생각과 사색이 필요할거 같고, 그것을 위한 가장 좋은 도구는 역시나 책인거 같다.

 그리고 전반적인 책의 흐름은 인문학 강독회속에서 저자가 강의한 내용을 책을 통해서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1강부터 8강까지 8번의 강의를 통해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그것을 통해 저자가 느끼는 부분과 다른사람들이 책을 통해 보았으면 하는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은 점과 나쁜점이 하나씩 생각이 났다. 이런 소개나 강의 형식의 책을 읽게 되면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알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는 자극이 되는 부분이 참 좋다. 어쩌면 독서도 편식을 하게 되는데 항상 읽고 있고, 읽어왔던 분야의 책만 읽게되는 함정에서 벗어나 다른 부분의 책(특히 나에게는 예술이나 과학 분야)에 대해 소개 받게 되고 아 이런 책도 있고 이런 분야의 책도 있구나 하는 정보를 얻게 되는게 좋은거 같다.

 하지만, 아쉽고 미진한 부분은 딱 그정도 자극만 준다는 것이다. 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작가의 생각 및 그 주제에 대해 어느정도 의견을 듣고 생각할 계기가 되고 작지만 그 분야의 지식도 쌓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소개 형식의 책은 간 만 보여주고 더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자기 자신이 해당분야 나 소개해 준 책을 읽고 찾아 가야 하겠지만 막상 책을 읽는 중에 높았던 관심이 책을 덮고 나서는 다시 없어지는 형상이 계속되는게 현실인지라 뭔가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이 책 다시 책은 도끼다를 읽는 중 언급한 여러 책 ‘시대를 훔친 미술’이나 니코스 카잔스키의 ‘일본중국 기행’같은 책은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도 들어가 있지만 아직 구입하지 않은 상태이니 뭔가 다른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작은 자극들 하나 하나가 쌓여서 어떤 계기와 만난다면 내가 지금까지 알지 못한 분야에 대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고, 그곳에 관한 지식으로 나의 삶이 조금은 더 풍족해 질 수 있을거란 기대에 이러 저런 소개하는 책도 필요한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