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독자는 빨간 모자의 결말이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갈라 빨간 모자를 구해주는 이야기로 끝나는 해피엔딩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빨간 모자가 늑대에게 잡아 먹혀 끝이나는 것에 나는 내심 당황했다.
이러한 당황스러움에 대한 해답은 이 책의 뒤쪽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먼저 빨간모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옛이야기이다.
그만큼 세기가 지나면서 많은 작가들에 의해 글로 옮겨 졌고, 우리가 알고 있고,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그러한 여러 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책들이었다.
샤를 페로의 [빨간 모자]는 최초로 책으로 인쇄된 판본이라고 하니 고전 명작을 지금 내가 읽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림형제의 빨간 모자와, 로알드 달의 빨간 모자, 토니 로스의 빨간 모자.. 이렇듯, 하나의 소재로 다양하게 이야기를 꾸며가고 있으니 혹시 우리 자녀들이 빨간모자 이야기 끝을 새롭게 꾸며 내 아이 이름의 빨간모자가 탄생하는건 아닌지... 절로 행복해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 빨간 모자 줄거리는 대부분의 독자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빨간 모자가 아프신 할머니에게 엄마가 주신 빵이랑 버터를 갖다드리다 늑대를 만나고, 할머니 집에 도착하는 내용이다. 물론 늑대는 할머니를 잡아 먹고 빨간 모자도 잡아 먹기 위해 침대에 누워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결말이 빨간모자가 늑대에게 잡아 먹힌다는 비극임이 다르다.

샤를 페로가 이렇게 결말을 낸 것에는 아이들에게 강력한 교훈을 전하고자 했던 의도도 있었던 듯하다.
늑대에 비유된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낯선 사람과 의험들에 대한 경고...
착하고 예쁜 소녀들은 낯설지만 친절한 사람들에게 호의적일 수 있는데 항상 조심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는 교훈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우려되는 사회문제가  많이 생각난다.
두 딸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교훈적으로 이책을 읽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글씨가 너무 많은 책은 부담스러워 하는 7살 우리 아이가 읽기에도 적당했고, 명조체로 쓰여지고 행간 간격도 여유로와 부담이 없었던 책이다.
그리고 그림은 유화풍의 그림으로 진한 초록과 빨간색이 강하게 대비되면서 강렬한 메시지 전달과 함께 빨간 모자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책이었다.
집에 빨간 모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서로 다양한 생각을 비교하고, 책의 탄생과정도 살필 수 있고, 책이 주는 교훈을 다시 되새겨 본다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었다.

 

 먼저 제가 읽고 나서 아침에 일어난 우리 아이에게 권했습니다.
"'푸른수염' 읽어 봤니? 참 재밌던데!"
우리 아이 쇼파에 앉아 바로 책읽기에 들어갑니다.
최근 까지 우리 아이가 읽었던 종류의 책과는 많이 다른 이야기 책입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밝은 내용과 재밌는 내용 위주의 책을 권하고, 시중에 유아들을 위한 책으로는 그런 부류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도 커가는지 이런 종류의 책도 괜찮겠다 싶더군요..
우선 이 책은 좀 괴기스럽고, 스릴 넘치고, 긴장 되고, 엽기 스럽고, 잔인하기 까지 합니다.
그래서 더욱 긴장감이 있어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게 합니다.
처음 접한 샤를페로의 매력에 풍덩 빠질 수 있었죠.

푸른수염은 1697년 출판된 샤를 페로의 옛이야기 중 하나로 푸른수염을 가진 나이 많고 부자인 한 남자가 결혼도 여러번 했던 한 남자가 푸른수염때문에 흉하고 무서운 얼굴을 하였지만 다시 예쁜 아가씨와 재혼하고 벌어지는 괴기스런 이야기입니다.
푸른수염은  집을 오랫동안 비워야 된다면서 아내에게 열쇠꾸러미를 맡깁니다.
하지만 방끝 작은방은 열면 안되고 만약 열면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물론 푸른수염이 집을 비운 사이 친구들을 불러 즐겁게 지내라고 당부하지요.
푸른수염의 당부에도 아내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작은 방을 열었고, 그 방에는 전 부인들의 시체가 못에 걸려 있습니다. 놀란 맘에 열쇠를 떨어뜨린 아내는 피가 묻은 열쇠를 닦지만 마법의 열쇠는 닦아도 닦아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예정보다 일찍 돌아온 푸른 수염은 이 사실을 알고 아내도 작은방으로 보내준다며 잔인하게 죽이려 달려듭니다.
위급한 상황에 오빠들이 달려와서 푸른수염을 죽이고 아내는 극적으로 살아나 남편의 재산을 모두 차지 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책 속에는 사랑, 돈, 살인, 스릴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의 요소도 등장하지요.. 극적으로 아내가 살아나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안도의 숨을 쉬게 해주며, 아내가 안나 언니에게 "언니, 아무도 안 보여?" 라며 박복적으로 지문이 계속 될때는 무언가 주문을 외우는 기분까지 들게합니다. 그래서 더욱 공포스럽죠.
저택에 초대된 손님들이 화려한 집안의 모습에 감탄을 하지만 이때 잔인하고 끔찍한 작은방에 서 있는 아내가 공포에 젖는다는 것은 이 작품의 양면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작은방 열쇠의 피가 닦아도 닦아도 지워지지 않을 때는 독자도 긴장하게 되구요.
또한 책에 등장하는 소재 하나하나가 상징하는 의미는 또 다른 사색에 빠지게 하죠.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푸른수염 관련 단어 연상게임을 했습니다.
마법, 열쇠, 탑, 푸른색, 열쇠구멍, 피, 결혼, 언니, 등등.
저는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이 아이들에게 선명하게 비추어 지는 것도 느낄 수 있었죠.
아이들이 읽는데 너무 공포수럽진 않을까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이 책속에서도 마법, 열쇠, 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찾더군요.

더운 여름날 더위를 시원스레 날려줄 스릴 넘치는 책이었습니다.

우선 이 책을 읽다보면 얼굴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누구나가 공감하는 내 아이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아직 2살인 우리 둘째아이가 요즘 부쩍 "내가내가"를 온 몸으로 부르짓고 있을때여서 그런지더욱 실감나는 책이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나타난 책이다.

우유도 직접 꺼내서 먹으려고 하고, 치카치카도 직접 하려고 하고, 무거운 것도 직접 들어보려고 하는 ...
심지어는 아빠의 자동차 수리까지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루비를 보면 절로 웃음이 번진다.
이렇게 어른들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따라하려고 하는 모습이 루비를 통해 너무 사랑스럽게 전달된다.

색감은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루비의 표정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언니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은 웃음이 나오지만, 한번쯤 겪어보았을 장면이며,
맨 마지막 페이지의 "아빠! 내가내가 뽀뽀"하는 말과 아빠에게 안겨있는 루비의 모습은 평온함 그 자체이다.
물론 아빠의 뒷모습이지만 안 보아도 알 수 있는 행복한 아빠의 모습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아이책에 엄마를 등장시키는 것과는 달리 꼬마공주 루비와 아빠가 등장한 책이어서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 아이 아빠가 이 책을 읽고 아이와 행복하게 놀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이제야 엄마! 아빠! 언니!... 아주 짧은 말을 하기 시작하는 우리 아이가 책속에서 내가내가를 말할때면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내가내가' 몸동작을 한다.
자신과 똑같은 루비를 만나 동지애를 느끼는지...
아마도  이 책속의  뜻만은 충분히 전달되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