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곰.

이 책은 집으로 배송되어 오기전부터 아주아주 많은 기대를 하며 기다렸었어요.

동화책치고는 어머어머하게 크고 표지의 큰곰의 모습은 한번 본 사람이라면 얼마간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만큼 인상깊네요.

전 곰이 좋아요.

곰을 실제로 보면 결코 친근감이 든다고 할수 없지만 영화나 책에 나오는 곰들은 왜그리 멋진지...

영화 '브라더베어'에 나왔던 곰들이 그랬고 '황금나침반'에 나왔던 곰들이 그랬네요.

 

큰곰은 원시씨족사회를 시대적배경으로한 흔치 않은 어린이 동화책이에요.

실제로 큰곰이 등장하지는 않아요.

목소리만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죠.

큰곰과 주인공 카올은 하나라고 할수 있어요.

카올의 엄마 나와는 태몽으로 큰곰을 만납니다.

우리나라에만 있을거라 생각했던 태몽이 다른곳에서 그것도 시대를 초월해서 믿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지요.

어린아이로 자란 카올은 삼촌인 트라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곧선사람들의 사냥에 동참합니다.

-여기서 곧선사람은 인간을 의미합니다.-

나뭇가지모양 머리를 사냥하던중 카올은 길을 잃고 나뭇가지모양 머리의 우두머리인 탕다와 마주치지요.

-여기서 나뭇가지 모양 머리의 무리는 산양류의 동물로 추정됩니다.-

카올은 곧선사람들에게 발견되고 트라오 삼촌은 탕다와 마주친 카올을 질책합니다.

그 이후 탕다의 무리는 다른 곧선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떠나가거든요.

카올의 아버지 우웅은 절벽에서 떨어져 숨지고 트라오의 분노앞에서 카올은 대지의 입구에서 잠자는 큰 동물을 잡으로 떠납니다.

-대지의 입구에서 잠자는 큰 동물은 곰입니다. 물론 카올의 큰곰은 아닙니다.-

곰과 마주한 카올은 한쪽 다리를 다치고, 쓰러져 있던 카올을 다른 곧선사람인 프랑과 티아가 발견해 치료해줍니다.

프랑은 나이가 많지만 지혜로웠고 티아는 아름다운 여인이었어요.

프랑은 카올을 동굴로 데리고가 진흙을 이용해 벽에 손자국을 남기도록 했으며 또한 동물의 모습을 그리도록 하네요.

이 동굴벽화들은 오늘날 원시씨족사람들을 이해할수 있는 기록으로 남아있죠.

카올은 프랑과 티아를 데리고 자신의 마을로 가지만 트라오는 받아들이지 않네요.

카올과 트라오는 서로를 공격하며 싸웁니다.

결국 카올이 승리하고 트라오의 상처는 프랑이 치료하며 곧선사람들은 이 낮선 곧선사람들을 받아들이죠.

어린 카올은 여행을 통해 힘을 길렀으며 프랑의 지혜를 배우며 어른이 되었고, 티아는 카올의 아이를 가집니다.

그들은 자기들보다 먼저 있었던 종족들이나 자기들보다 나중에 올 종족들을 닮으며 살아가겠죠.

 

현재가 아닌 과거 그것도 아주 먼 원시시대에 대한 이야기인데다가 책에 나오는 어투나 용어들이 결코 아이들이 만만하게 생각할 만큼 쉽지는 않죠.

그렇지만 우리아이들이 '브라더베어'라는 영화를 한번이 아닌 몇번을 반복해서 보고 이해했 듯, '큰곰'도 여러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내용을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결코 가볍지 않고 마음속 깊이 새기며 내용을 음미하며 읽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그런 책으로 제 가슴속에 남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우리 아이에게 "너도 한번 읽어봐라" 했다.

지금까지 내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지 않았던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나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와 해결능력을 말하는 힘과 듣는 힘으로 키우도록 했다.

성인들에게만 적용된다고 생각했던 인관관계의 문제들이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단순한 인간관계로만 생각했던 아이들의 세계도 결국 단순하지 않은것이었다.

그런 인간관계의 기본이 바로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고 그에 맞게 말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내 의견을 경청해주고 맞장구쳐주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말하고 듣는 힘이 그냥 생기지는 않는다.

바로 집안에서 부모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것이라 본다.

그렇지만 부모라고 해서 다 훌륭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니 책에서는 의사소통의 트레이닝을 할수 있도록 많은 예화를 들어 설명하였다.

나는 책을 읽는 중간중간 아이에게 내용을 읽어주었고 아이도 곧 실생활에 적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큰아이는 동생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아주 잘하는데~"

그러자 우리 둘째 씨익~웃는다.

 

요즘은 자기PR시대라고 하지 않던가.

많은 부모들이 자식의 발표력향상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나 역시도 인간관계에서 수그러들기만 하는 내 자신을 돌아보며 내 아이만큼은 당당하게 키우고 싶어한다.

학창시절 앞에나가 발표한번 못했지만 내 아이만큼은 절대로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은 맘이고 보면 이기적일까?

학교에 가서 담임선생님과 상담할 일이 있으면 다른것은 다 제쳐두고 우리아이가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하고 있는지만 물어본다.

내가 못했던걸 아이는 잘해 내기를 바라는 맘에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하고 의견을 말할줄 알아야한다.

부모도 아이에게 질문을 아끼지 말아야하고 아이의 질문에도 성의껏 대답해야한다.

저자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이에게 솔직하게 "잘 모른다"라고 대답하라고 한다.

그 질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문을 상기시킴으로써 문제발견 능력을 기를수 있다.

이런 일련의 훈련을 통해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부모들이 원하는 아이의 발표력은 저절로 향상되리라 본다.

 

책을 통해 인관관계의 여러가지 숨은 이면을 바라볼수 있었고 그 숨은 이면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할지 알수 있었던거 같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것은 말하는 힘과 듣는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부모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위해서도 읽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