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 제니. 내년이면 어엿한 초등학생이 됩니다.
제가 직장맘이다보니 아이의 초등생활이 정말 걱정 많이 됩니다.
특히 1학년에는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하다는데,, 서포트 해주지 못하는 것도 걱정이구요.
또, 이제 '학생'으로서 본격적인 배움의 길에 들어서는데 대한 부담도 크네요.
어떨 땐 "그래 이만하면 됐다. 우리 딸. 잘 할거야.." 했다가도...
또 어떨 땐 "이래서 학교가서 제대로 할까? 큰 일이네..."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참으로 복잡한 마음이네요. 예비초등 엄마들은 공감하시겠죠? ㅎㅎ
저학년때는 다 필요없고 예체능만 잘하면 된다.
아니다, 저학년때 영어를 잡아두지 않으면 평생 영어걱정하고 산다...
아니다. 영재교육이 주목받는 요즘은 수학을 잡아야 한다.
아니다. 고학년 올라갈 수록 어려운 것이 국어다. 국어를 만만히 보면 안된다.
바야흐로 통합과 융합의 시대다. 통합교육을 챙겨야 한다.
저학년때 체험교육 안 다니면 고학년때는 시간이 없다...
흐미.. 어쩌라고요.. ㅎㅎㅎㅎㅎ
초등1학년 준비하려는데 이렇게 할 일이 많아서야, 엄마는 물론 아이도 지쳐 쓰러지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고 팔랑귀 흔들어대며 허우적거리는 초보학부모 눈에 확 들어온 책
"초등 1학년 공부, 책읽기가 전부다"
제목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ㅎㅎㅎㅎ
사실, 책 읽기의 중요성은 초등 준비 커뮤니티에서 정말 기본적으로 듣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저 위에 적은 수 많은 정보들도.. 사실 '책읽기'를 기본으로 깔고 있는 것들이었거든요.
그러나 '책읽기는 기본이다'와 '책읽기가 전부다'라는 말.
같은 듯 전혀 다른데요.
과연 초등1학년 공부, 책읽기가 전부일까요?
저자 송재환 선생님은 한국교대와 한국교원대 대학원을 졸업하셨구요.
현재 서울의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는 현직 교사이십니다.
EBS와 KBS 등 방송 활동과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계시는 분이시라고 하네요.
저자는 다년간의 현직교사 생활을 통해 수많은 1학년 아이들을 만나본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무슨 일이든 "선생님!!"부터 찾고보는, 말만 학생이지 마치 아기와 같이 순수하고 해맑은,
한편으로는 정신없는 1학년 교실을 훤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아이들 속에서 도드라지는 아이들의 예를 들어주시는데요.
정말 "1학년이?" " 2학년이? "할 정도의 놀라운 표현력과 지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많이 발견할 수가 있네요.
물론 그 아이들의 공통점은 책을 좋아한다는 점이구요.
특히 저자가 책읽기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반 아이들에게 고전읽기 등의 다양한 독서활동을 시켜주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저자분처럼 열정적이고 교육철학이 있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했답니다.
저자는 책읽기라는 것이 단기간에 성과가 보이지 않는 노력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많은 엄마들이 책읽기의 장점을 알면서도 망설이는 것이겠지요.
아무리 이론적으로 좋은 것들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엄마가 되고 내 아이의 일이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두리뭉실한 성과를 위해 투자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만 해도, 어린 시절 책을 정말 좋아했고, 책읽을때의 그 기쁨, 그 희열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아이들에게도 책읽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나름 노력했다 생각했는데요.
그랬던 저도, 아이가 막상 초등생이 된다고 하니 책읽기는 취미생활로 일과의 서열 저 끝으로 돌려놓고
시간이 날때마다 수학이나 영어에 신경쓰게 되네요.
저자는 이러한 엄마들의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성적이라는 결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느정도의 성과에서 멈추고 더 이상 도약하지 못하는,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이 책에 다르면, 초등 1학년은 자아정체성이 형성되고 어휘력이 폭발하는 시기입니다.
때문에 초등1학년때 어떻게 책을 읽었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책읽기도 결정되는 이른바 '독서의 결정적 시기'라고 주장합니다.
책만 제대로 읽어도 어휘력, 이해력, 상상력 등 공부에 필요한 요소들이 줄줄이 따라오기 때문에,
당장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결국 우등생으로 거듭난다는 것입니다.
저두 교육에 관한 이런저런 모임이나 글을 통해,
최근의 교육이 통합 융합 교육으로 가고 있다보니
긴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글의 핵심을 캐치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많은 지식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이 책에서는 1학년때의 책읽기야말로
아이의 평생 학습수준을 결정시킬 아주 중요한 과제이며,
다른 일을 다 제쳐두고라도 최우선으로 다뤄줘야할 준비로 평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책읽기 라는것이
제가 지금까지 생각해 온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며,
제가 지금 아이 책을 잘 읽히고 있는건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책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요.
이 책에서는 아이가 책과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하는 것들,, 도서관 활용법,
새 책의 중요성, 독서기록장 쓰는 재미 등 1학년 수준에 맞춘 책읽기 방법을 소개합니다.
또한 엄마가 읽어주기, 쓰면서 읽기, 천천히 읽기, 몰입하며 읽기 등
많이 읽는 것보다는 제대로 읽는 책의 중요성을 알려주고요.
앞쪽이 개론이었다면, 뒷쪽은 좀 더 세분화된 전문 책읽기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독후활동 들을 알려주는데요.
유아들과는 그림그리기 찰흙으로 만들기 등 주로 손으로 공작하는 독후활동을 많이 하잖아요.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그런 독후활동이 힘들텐데... 하고 생각했는데요.
이 책을 통해 북토크 라든지, 영화와 연계해서 책읽기, 녹음해서 듣기 등
좋은 독후활동을 많이 배웠어요.
마지막 장에서 '고전읽기'의 중요성이 나오는데요.
저자는 고전의 위대함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직접 반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어주신다고 합니다.
어찌나 이 반 아이들이 부럽던지요.
이 책에서는 동서양의 유명한 고전은 물론, 최근에 나온 책이라 해도 고전에 견줄만한 좋은 책들을 포함해 소개해주고 있어요.
마침 저두 요즘 아이들에게 어린이 눈높이의 사자소학과 명심보감을 읽어주고 있던 참인데,
고전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네요.
그리고 책 곳곳에서 등장하는 1학년 아이들의 표현
정말 놀랍습니다.
우리 딸도 내년에 이 정도의 글을 써낼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요
솔직히 못할 것 같은거 있죠.. ㅎㅎㅎㅎㅎ
그리고 현직교사로서 추천하는 추천도서 목록들이 곳곳에 있어요.
챙겨두고 틈날때마다 아이에게 공급해 줄 목록이 생겼네요. ^^
아이의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초등 1학년.
이제 공부라는 과업을 시작하고, 성적과 경쟁의 삶 속으로 발을 내딛게 되는 우리 아이들.
그 길을 걸어왔기에,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지 알기에 사실 가여운 마음이 먼저 드는데요.
공부가 힘든 것이 아닌, 내가 아는 지식을 묶어내고 연결해내는 재미있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바로 책읽기를 지원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비초등 엄마들 필독하실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