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너무나 마음 시린 제목.
그리고 너무나 예쁜 표지. 그래서 더 슬픈 표지.
마흔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아이들과 영화를 보면 제일 먼저 눈물콧물 범벅이 되어버려서
오히려 슬픈장면이 나오면 아이들이 그 장면보다는 엄마가 우나 안우나를 살피게 만들어버리는 저.
그런 저에게 이 책은 정말 읽기 힘든 책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의 주인공들은 우리 아이들 또래이고, 그래서 자꾸 우리 아이들처럼 감정 이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들이 할 법한 고민들, 내 아이들이 겪을 만한 사건들.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면 아주 특별한 아이들이 겪을 만한 사건이.
그렇게 평범하고 착한 아이들에게도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그 아이들도 결국은 평범하고 착한 아이들이었다는 그 사실에....
더 마음이 아프고 읽어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 주인공 유미가 재준이의 일기를 읽기 힘들어 했듯이 말입니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다가온 죽음.
그 상실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종이처럼 말라버렸다는 재준이 어머니의 모습이 왜 그렇게 마음 아팠을까요.
이 책의 서술자는 분명히 아이들이고, 주인공 역시 아이들이었지만,
아이셋의 엄마인 저는 부모의 마음에 더 이입이 되더라구요.
재준이의 엄마는 재준이의 일기를 읽고...
얼마나 후회를 했을까요.
얼마나 되돌리고 싶었을까요.
재준이의 일기는 엄마에게 선물이었을까요?
아니면 벌이었을까요?
저 역시 언제 가족들과 갑작스런 이별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부정해버리고 싶지만,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이 너무도 장난같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해서...
그래서 더 하루하루가 시간시간이 소중한 것이겠지요.
나중에.
어느 시점에.
제가 우리 아이들과 이별하게 되는 그 시점에서.
나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 그래도 우리 아이들과 썩 괜찮은 시간이었지. 하고 웃으며 회고할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 만으로도 벌써 코 끝이 시큰해 지는....
그래서 저는.
이 세상의 모든 재준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직 살아있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에게 후회하고 반성 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덧없이 죽어간 수많은 재준이들을...
당신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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