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에 출판된 개정판인 지구별 사진관은 현재는 방송국 예능 피디로 일을 하고 있는 그가 20대에 17개월동안 여행을 통해 사진과 느낌을 담은 책이다. 주로 그가 여행한 나라는 잘사는 선진국이 아닌, 황폐하고 소외되고 못사는 나라가 대부분이었다. 꽤 오랜시간 모든것을 놓고 떠날 수 있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살짝 질투가 나기도 했지만, 책의 끝자락에 앞으로는 국내의 곳곳을 틈틈히 여행해 보고 싶다는 저자의 말에 틈만나면 국내 여행을 했던 것에 위안을 삼기도 했다.

 

책의 앞자락 그리고 중간즈음 이런 문구가 나온다. '수천 마일을 여행하는 것이 수천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낫다'라는. 가끔식 지금 놓여진 현실에 배부른 응석을 부릴때가 있다. 그럴때면 지금의 일과 사람을 모두 놓고, 딱 일년만 어디라도 좋으니 죽도록 고생하는 오지탐험 같은 장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책이 좋아서 책을 읽기도 하지만, 세상을 다르게 보고 싶은 갈망이 커, 현실 도피적인 책 읽기를 할 때가 많다. 문득 조르바 아저씨의 말이 생각난다.  "당신의 그 많은 책 쌓아 놓고 불이나 싸질러 버리시구려, 그러면 알아요? 혹 인간이 될지?", 책에서 인생을 배워온 두목에게 한 말이다.

 

저자는 여행이란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고, 세상이 곧 책이고 여행은 그것을 읽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책에서 지식을 얻을수는 있으나 지혜는 글을 읽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일인으로서 여행을 하다보면,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담고자 하는 것인지,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인지 모를만큼 주객이 전도 될 때가 있다. 그럼에도 그토록 사진을 담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때 그 시간'에 느낀 감흥을 뷰 파인더에 담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 언제고 다시 꺼내 그 감흥을 부르고 싶은 마음, 그 감흥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는 아닐까. 지구별 사진관에 담긴 대부분의 사진은 어린 아이들의 인물 사진이 많았고, 밝은 표정의 사진이 많았다. 맑은 눈망울에 밝게 웃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이 담긴 사진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베시시 웃게 된다. 그 상황속으로 빨려 들어가 개구쟁이 같은 어린 아이가 되기도 한다. 저자가 그토록 아이들의 사진을 찍었던 것이, 순수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고 싶었던 것 같아서 였다고 한다. 저자의 바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느낌이다. 우리보다 못 살고, 잘 먹지 못해도 그들의 표정은 더 없이 행복해 보였다.

 

지구별 사진관에서 만난 구석 구석의 묘미는,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특히나 인도의 홀리축제, 그날 하루는 모든 담장을 허무는 날이다. 계급도 없고 부유하고 가난한 자도 없는, 오색의 물감만이 존재할 뿐. 그 속에서 물감을 푹 뒤집어 쓰고 싶기도 하고, 타임머신을 타고 슝 하고 날아가 아프가니스탄의 너무나 아름다운 반디아미르 호수에 풍덩 빠지고 싶기도 하다. 또 아프리카 오지 에디오디파 무르지족의 모델 사업에 기여를 해주며 셔터를 눌러대는 상상을 해 보기도 한다.

 

이 책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꼭 가봐야 할 명승지나 유용한 음식점이나 숙박정보를 담은 기행문 형식의 책이 아니다. 예정된 날도 없고 정해진 차편도 없이 걷고 보고 느끼면서 담아낸 소통의 사진집이라 느껴진다. 늘 뭔지 모르는 잠재된 열망을 끌어 안고 사는 독자에게 분출하지 못하는 부족한 그 무엇을 충족시켜 준 책이다. 또 다른 나라의 이야기도 좋고, 국내의 이야기도 좋고, 지금 이곳에 담긴 나라의 남은 이야기도 좋으니 저자의 또 다른 출판을 기대해 본다.

 

 

지구별사진관, 최창수

책이 출판 되기 전에 예약 구매 해 놓고 이토록 학수고대 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 17대 국회의원 정봉주',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정봉주', '깔대기 정봉주', '봉도사', '노무현 탄돌이', '자칭 18대 대통령', '무식한 정치인' 등 그에 붙은 수식어는 다양하다. 그 어떤 수식어보다  MB의 'BBK 저격수'가 그의 존재 자체가 아닐까 싶다.

 

언제인가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라는 음성 파일의 존재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자발적으로 다운을 받아 듣게 되었다. 처음 음성 파일을 접하고 느낀점은 뭐 이런 방송(엄밀히 말하면 방송이 아닌 팟케스트 음원파일)이 다 있고, 뭐 이런 의원이 다 있냐는 거였다. 여과없는 육두문자에 귀청이 찢어질 것 같은 웃음소리, 시종일관 자기자랑만 해 대는 의원, 첫 청취 소감이다. 그런데  참 희한한게 매주 파일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심지어는 1회부터 독파(?)까지 하게 된다는 거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단연 나만이 아니라는 것이 쟁점이라면 쟁점이다.

 

며칠전 FTA비준안이 날치기 통과 되면서 현 MB정권에 대한 비판과 불신은 레임덕을 넘어 끝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기업가인 MB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만들었던 것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슬로건이 꽤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경제에 대한 슬로건 또한 국민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하나의 프레임이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중요한건 현 MB정권에 대한 심판도 심판이지만, 미래의 정권에 대한 방향이다.

 

요즘 <뿌리깊은 나무>라는 모 방송의 드라마에서 똘복이란 인물이 왕에게 말한다. 백성은 먹고 살기에도 바빠 글을 배울 시간조차 안되는데 이 무슨 지랄이냐고. 정치 또한 어쩌면 이처럼 하루 하루 바삐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좀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네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될지 모르겠다. 나또한 매일같이 시끄러운 정치 이야기에는 재미도 없었고, 권력과 물욕에 지배되어 가는 세상이 남의 일인 양,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것은 보지 않는 '냉소 1인' 이었다. 헌데 요즘에 와서 느끼는 것은 나같은 냉소 1인이 합쳐지면 열명이 되고 백명이 되고 천명이 되고 만명, 십만이 되면서 결국 권력이 있는 자들의 놀이터가 되도록 방치했던 것이, 지금의 나와 같은 '우리' 라는 생각에 책임감과 느끼는 바가 크다.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최단시간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정경유착에 이어 언론까지 유착된지 이미 오래다. 부패한 권력을 견제 하여야 할 언론은 찾아 보기도 힘들거니와, 있다 할지라도 그 언론이 살아남기 힘든 실정이다. 불신은 극에 다다르고 희망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이때, 속 시원하게 의문이 되는 것들을 꼬집어 내는 일명 가카 헌정 방송 나꼼수라는 매체의 파급력은 놀라울 정도다. 이러한 현상은 대한민국의 언론이 짓밟히고 자유가 죽어 있다는 철저한 반증이라고 정봉주 의원은 주장한다.

 

국민의 타들어가는 목마름에 시원한 오아시스가 되어 주고 있는 나꼼수라는 방송과, 진행자 4인방에 대한 여론이 뜨겁다. 괴담의 진원지라느니, 허위사실 유포자들이라느니, 저급한 내용이라느니 반대되는 여론 또한 존재한다. 혹자는 나꼼수 4인방과 청취자들에게 비방의 욕설을 서슴지 않고 퍼 붓기도 한다. 옳고 그름과 진실 거짓의 여부는 일단 차치하고, 무엇보다 필요한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국민 1인 1인의 의식이 바르게 깨어나야 할 때라는 것이다. 훗날 나꼼수가 사라지게 되는 그날이 온다면, 반대급부에 의한 견제에 의해서가 아닌 투명하고 진정한 민주정치가 실현 되어서 이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쓰다보니 책 이야기는 어디로 간건지 모르겠다. '나는 꼼수다 2라운드 쌩토크'라는 책의 부제처럼, 나꼼수를 듣는 청취자로서 그동안 꾹꾹 눌러놨던 것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버렸나보다. 이 책은 정봉주 의원과 좀 더 가까이 대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치인 정봉주가 있기까지의 스토리와 나꼼수의 탄생과 사회현상, 앞으로의 행보와 파장, BBK에 대한 상세 이야기등을 지루하지 않게 그만의 특별한 필력으로 끌어들인다. 특히나 책 속에서도 어김없이 깔때기가 등장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자동 음성지원이 되는 느낌이다. 깔깔깔 웃기도 하다가 어느 부분에서는 코끝이 찡해지면서 감정이 울컥해 책을 덮기도 했다.

 

목적 없는 행로는 없을 것이다. '신나는 진보의 정치를 꿈꾸는 국민이 주인되는 미래권력들' 이라는 정봉주 의원의 트위터 자기소개글 처럼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만은 변함 없길 바란다. 또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지켜보고 난 후, 그를 믿을지 말지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믿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두눈 부릅뜨고 쭈욱 지켜 보면서 응원할 것이다. 달려라 정봉주, 달려라 절대 그이 화이팅!!!!!!

 

 

ps. 나꼼수 F4  김어준 총수님, 주진우 기자님, 김용민 교수님, 절대 그이 봉도사님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달려라정봉주, 왕의서재, 나꼼수

사회에 첫발을 내 딛고 사회 생활을 한지도 꽤 되어간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이 많았던 20대의 시절을 돌이켜 보면, 미래를 보고 결단을 내렸던 적도 있었지만, 도망치려 했던 적도 있었다. 무엇때문에 그리 도망쳤었는지 한발자욱 떨어져 냉정하게 바라보면 늘 그곳에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사람이 우뚝 서 있었다. 한 조직의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서 조금은 어리고 이른 시기에 팀의 리더라는 것을 맡게 되어, 아랫사람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그 자리에 대한 역할에 힘들어 했던 시절, 윗사람이면 응당 이래야 하지 않겠냐 하며 똑부러질 듯 상사에게 리더의 자질을 운운해 하던 치기어린 시절들이 물밀듯이 스쳐 지나간다.

 

적게는 세명, 많게는 백명 이상인 직장에서 사회물을 먹으면서 느낀점은 어딜가나 본인의 마음에 드는 직장과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나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에는 그 어떤 답도 정해져 있지 않다. <상사가 키워주는 사람들의 비밀>안에서도 다양한 상사와 부하직원이 등장한다.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평소 누구나 겪었을 법한 사례들을 통해 비교되는 두 인물의 행동을 보면서, 상사가 보기에 이쁜 직원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통(通), 수신, 능동, 용퇴(절제), 소통, 독심, 상생등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 사람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능동적이며 지혜로운 처신을 강조한다.

 

유교 사상이 깊은 대한민국에서는 현재는 그나마 업종에 따라 수평적인 구조로 일을 해 나가는 곳도 있지만, 아직은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구조가 뿌리 깊이 박혀있다. 존중하고 존경하기에 마땅한 상사라면 응당 따르겠지만, 무엇하나 맘에 드는 구석이 하나 없는 상사라면 따르고 싶지 않은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허나 본인의 기준으로 봤을 때 못난 상사라고 할지라도 상사는 상사다. 때에 따라 마음을 비우기도 하고, 자신의 능력을 백프로 들어내기보다 감추기도 하면서 상사의 특성에 맞게 본인의 현명한 대처와 행동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옛 속담처럼 직장생활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말에 대한 유드리이다. 어린 시절 좀 더 이쁘게 말하는 것이 상사에게 잘 보이려 하는 아부성 행동 같다는 짧은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헌데 말을 이쁘게 하는것은 상대를 그만큼 배려하는 하나의 언어 기술이란 것을 이 책의 사례를 통해서 다시금 느낀다. 물론 이쁜 말 이전에 믿음가는 행동이 먼저 뒷받침 되어야 그 말이 빛나겠지만 말이다.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교육 전문 트레이너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후배들에게 이 책을 통해 직장생활에서 소통법을 조언한다. 공감할만한 많은 내용이 담겨 있었고, 꼭 상하관계에 있는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서 배워야할 점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지막 8장 부분에서 여자 상사에 대한 조언에는 거북한 점이 없지않아 있었다. 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경험에 의한 것인지 통계학적인 성별의 비교를 통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자가 되었던 여자가 되었던 사람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지 성별에 따라 행동이 나눠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 만큼 이렇게 책을 펼 때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상사가키워주는사람들의비밀, 안미헌,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