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이외수님과의 만남을 갖은지는 꽤 되었지만, 요즘은 이외수님의 트윗글을 보면서 느끼며 생각하고 소통을 하고 있다.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키며 위트있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대강자야 말로 작가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 말씀으로는 지금 이렇게 험나하고 어두운 세상을 굳세게 견디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를 절대 강자라고 응원해 준다. 강자라는 의미가 약육강식에서의 강자의 의미가 아니일까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역으로 강자에게 희생당하고 먹힐 수 밖에 없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이 사회에서 마음을 잃지 않고 진실되게 꿋꿋이 살아가는 약자야말로 절대 강자라는 의미가 책을 읽으며 재생성 되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을 넘겨나갔다. 읽다가 덮고 명상에 잠기기도 하다가 깔깔깔 웃음이 나왔던 부분에서는 부모님께 읽어드리며 공유하기도 했다. 어쩐지 웃음은 꼭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고 싶어진다. 머리를 한대 쾅 맞기도 하고, 양심이 쿡 찔리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절대강자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보다 겉으로 보이는 비쥬얼이 참 중요한 세상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변화되는 세상에 발맞춰 나 또한 언제부터인가 '그래, 비쥬얼도 중요해'라며 나름대로 비쥬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지만, 겉모습이 마음에 비할바가 아니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외형적으로 예뻐지면서 우리의 마음은 얼마만큼 예뻐졌을까?

 

사람은 각각의 본분에따라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였을때는 아이로, 학생이었을때는 학생으로, 한 남자의 여자였을때는 여자로, 또 아이의 엄마일때는 엄마로, 할머니가 되면 할머니로. 헌데 혹자는 타인에게 자신의 잣대로 '여자는 애교가 있어야 한다', '여자는 가꿔야한다', '여자는 무조건 사랑받아야 하고 엄마가 되어도 끝까지 여자여야만 한다', '고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라는 기준을 갔다붙이기도 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슨 의미인지도 알겠고, 때론 그리사는 사람이 이뻐보일때도 있다. 그렇게 해서 사랑을 받아왔고, 그래서 행복하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삶이며 사랑이고 거기까지인 것이다. 다만, 그것을 누군가에게 갔다 붙여 조언이라고 하는 그 지론이 어쩐지 '속빈강정지론' 같아 공허하게 느껴질 뿐이다.

 

예쁘고 수려한 용모가 아니어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는 어머니라는 생각이 변함이 없다. 당신이 아무리 몸배 바지를 입고, 살이찌고, 치아에 고춧가루가 껴 베시시 웃어도 늘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그 어떤 대가도 없이 사랑을 베풀며 사시는 존재 말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의 가치 기준이 서로 다른것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굳이 설득 할 필요도 없고, 상대의 생각에 설득 당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이외수님은 묻는다. 그대는 사랑이란 것을 얼마나 베풀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겉은 명품으로 치장하면서 마음은 얼마나 가꾸고 계시온지요? 명품으로 가꾼다고 당신도 명품이 되는가요?라고 말이다. 절대강자 안에는 이처럼 본인이 느끼는 바와 같은 일침이 담겨있다. 이런 일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것또한 우리의 몫이다. 속빈강정지론을 조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종자가 다른것을 어찌하랴.

 

자기관리를 넘어선 외모지상주의의 화려한 비쥬얼보다 마음공부가 우선이라는 이외수님의 조언이 가장 크게 와 닿기도 했고, 생각이 짧았던 행동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보통은 누군가 나에게 쓴소리를 하면 행동은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생각하고 반성하고 받아들이거나,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이외수님의 쓴소리는 반성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으며 또 이렇게 리뷰를 쓰며 본인의 기준에서 이 책 참 별로다라고 표현할 때가 있다. 그런데 어쩌면 그 책이 별로인 게 아니라 그 글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 가슴과 머리의 소화능력이 부족함일 때가 더 많았던 것이라는 생각에 참으로 부끄러워졌다.

 

이 시대의 청춘들이 이런 책을 꼭 읽어 줬으면 좋겠다. 어른답지 않은 어른또한 이런 책을 한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우리가 악착같이 공부해서 배우고 얻으려고 하지만, 과연 아는만큼 보고 얻고 있을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 시간이다. 이외수님의 말씀처럼 알면 알수록 그것에 가려 보지 못하는 것이 늘어만 가는 것 같다. 지금의 이런 생각들을 늘 마음에 담고 이외수님의 응원이 헛되지 않도록 마음공부를 잊지 않는, 마음을 잃지 않는 진정한 강자가 되자!!

 

절대강자, 이외수

모든 것이 궁지로 몰려 나락으로 떨어질 때 바닥을 친다고 표현들 한다. 365 땡큐의 저자이자 곧 화자인 존 크랠릭은 로펌의 변호사이고, 한 여자의 남편이었고, 두 아이의 아버지이다. 존은 사업의 경제적 위기, 아내와의 이혼, 자식들과의 관계에서 위기가 한꺼번에 몰아닥친다. 존과 같은 위기에 처해보진 않았으나 존 처럼 모든것에서 바닥을 칠 때가 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렇게 바닥을 치고 난 후에서야 비로소 평소 간과했던 소소한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감사하게 다가 오기 시작했었던 경험이 있다. 존과 상황은 다르나 계기는 비슷하게들 오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바닥을 계속해서 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바닥을 치고 올라올 것인가다. 존은 어느날 산에 오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감사함에 대한 울림을 받게되고 365장의 감사편지를 쓸 것을 결심하게 된다. 감사 편지의 대상은 가까운 존재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뻗어나간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의 내용들은 휘양찬란한 문장들이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장문의 편지도 아니다. 매우 간략한 글은 편지라기 보다 감사의 쪽지글 정도이다. 그런데 이렇게 짧막하게 쓴것에 대해 책의 끝자락 그 이유를 전한다. 

 

감사편지는 오직 그 사람이 당신을 위해 최근에 해준 좋은 일 한 가지와 그것에 대한 당신의 감사에만 초점을 맞출 공간이 허용된다. 이 한가지 동기와 이 하나의 의사소통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은 잠시 미뤄둔다. 267p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주목해야할 점은 감사편지를 쓰기 전의 존과 감사편지를 쓰는 과정에서 변화되는 존의 삶이다. 딱 단정지어서 존 자신이 변했다라고는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의 삶에 상당한 영향력을 준 것은 사실이다. 감사편지는 그를 삶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차분하게 해주며 감사할 목록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이로인해 그의 삶의 경험은 좀 더 긍적적이고 진취적으로 탈바꿈 되어 간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도 점차 호전이 되어 가면서 인간관계 또한 좋은 방향으로 회복되어 간다. 

 

물론 중간 중간에 고비가 찾아오고, 감사편지 쓰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처음에 계획했던대로 감사편지가 진전이 되지 않는 과정에서 존은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된다. 감사편지를 쓰기 전 자신에게 있었던 나쁜일들의 원인이 외부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끔찍하게만 생각하고 바라보았던 과거의 삶이 꽤 괜찮은 삶이었다라고 깨닫게 된다.

 

책을 읽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언제 써 보았는지 생각을 해 보았다. 친구들의 생일 날 가끔씩 편지를 쓰고는 하는데 감사함을 담은 손글씨 편지를 써 본 것이 20대 때 어버이날 부모님께 쓴 편지가 마지막인 것 같다. 우리가 보통 불행을 느낄 때,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는 늘 욕심과 타인과의 비교가 깔려있을 때가 많다. 인간은 하나가 없을때는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소원하지만, 하나를 얻고나면 또 하나를 얻고 싶어한다. 가진것을 내려 놓지는 못하면서 자꾸 쥐려고만 한다. 이러한 욕심만 버리면 인간은 행복이란 것과 감사하는 마음을 늘 느끼며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주위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감사함을 보려 노력해야겠다. 또한 가끔씩 손글씨로 따뜻한 마음을 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

365땡큐, 존크랠릭

매일 빠르게 굴러가는 반복되는 시스템의 시간속에 갇혀 있다가 어느순간 시간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아마도 불안에 휩싸여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 헤매고, 또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그 시간을 만끽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저자 도미니크 브라우닝은 하우스 앤드 가든이라는 잡지사에서 13년간 편집장으로 일하다가 어느날 갑작스런 잡지사의 폐간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된다. 그리고 180도 다른 생활의 패턴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요즘들어 진정한 자아찾기나 행복찾기등에 관련된 종류의 책을 제법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책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공통점이 행복은 경제적 풍요가 아니라 자신을 만나는 여유로운 시간속에 있다라는 것이다.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책이 있는가하면 뭔지모를 갭으로 인해 소화시키지 못하는 책도 있다. 슬로 러브는 잘 넘어가는 부분도 있고, 좀 지루함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소통하기에 참 편안한 느낌이다. 그녀가 직장을 잃고 겪게되는 행동변화와 생각들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처럼 한곳에 그리 오래 캐리어를 가지고 일을 해 본적은 없지만, 잠시 잠깐의 공백의 시간동안 겪었던 과정을 생각하면 그녀가 이해가 된다.

 

가을, 겨울, 봄, 여름의 4계절의 변화로 구성된 이 책은 도미니크 브라우닝이 실직을 하게 되는 시점부터 시작해서, 공백의 시간을 자기것으로 만들고 주변의 것들을 느끼고 둘러보며 정리의 시간과 마음의 안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그녀의 음식이야기, 집이야기, 연애사 이야기, 책이야기, 음악이야기 등의 일상적이면서 솔직한 이야기가 좋았다. 반복적으로 바쁘게 살아갈때는 몰랐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리잡고 있는 평범한 모든것들과 교감하는 느낌이다. 그녀의 오래된 집과 작별하는 과정에서는 좀 짠하기도 했고, 양가적인 남자와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그녀를 응원하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지인 한분이 생각이 났다. 20년이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실직을 하게 된 후, 마음편히 그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며 방황했던 모습. 나또한 그 상황이었다면 충분히 그랬을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혹은 정년퇴직으로 인해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가장들에게 도미니크 브라우닝의 이 책에 담겨진 과정들은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중한 무언가를 내려 놓고 받아들인다는 것, 행복의 진정한 의미,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깨닫는 소통의 시간, 좀 더 단순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슬로러브, 도미니크브라우닝, 푸른숲